♣ 미술(美術) 마당 ♣/[중국화-시와 그림]

[스크랩] 유방백세불여귀(流芳百世不如歸)

Bawoo 2018. 6. 15. 11:45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원림방학도(園林放鶴圖)> 경광(鏡框) (設色紙本, 31×22cm)

 

十五游方今五十  翻思四十九年非

守株林下頭添雪  掩卷燈前泪滴衣

過隙寸陰眞可惜  流芳百世不如歸

沐蘭幾度彈烏帽  又欲沖天放鶴飛

(십오유방금오십 번사사십구년비

 수주림하두첨설 엄권등전루적의

 과극촌음진가석 유방백세불여귀

 목란기도탄오모 우욕충천방학비)

 

십오 년을 행각하다 이제 오십인데

돌이켜 보니 사십구 년이 어긋났네

초야에서 고지식하게 한 우물 파다 머리만 쇠었고

등잔 앞에서 읽던 책 덮으니 눈물이 옷깃에 떨어지네

세월은 쏜살 같이 흘러 정말로 아쉽거니

후세에 빛나는 이름 남김도 돌아감만 같지 않네

단오를 몇 번이나 지내며 오각건 바루었던가

또 하늘 높이 학을 놓아 날려 보내려 하네

 

☞ 설잠행해(雪岑行海/南), <전지십수차시(前之十首次詩)> (五首其五)

 

- 翻思: 고쳐 생각하다. 다시 생각하다(回想).

 

- 守株: 수주대토(守株待兎)의 고사(故事).

http://blog.daum.net/songchen/15714551 참조.

 

- 掩卷: 읽던 책을 덮음.

 

- 過隙: 과극백구(過隙白駒)·백구과극(白駒過隙).

http://blog.daum.net/songchen/15713225 참조.

 

- 寸陰: 아주 짧은 시간.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계산방학도(溪山放鶴圖)> (紙本, 84×40cm)

 

- 流芳百世: '향기가 백세에 흐르다'라는 뜻.

 

훌륭한 명성이나 공적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줄여서 유방(流芳)이라고도 한다.

 

중국 동진(東晉)의 장군 환온(桓溫)의 고사(故事)에서 유래한다.

 

동진(東晉) 때 장군 환온(312-373)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북방 이민족을 평정하는데 공을 세워 조정의 실권자로 떠올랐다.

 

환온은 권력을 장악하게 되자 스스로 황제가 되고자 하는 야심을 불태웠다.

 

어느 날 그는 베개를 쓰다듬으며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전할 수 없다면, 더러운 이름인들 만세에 남길 수 있겠는가(不能流芳後世, 不足復遺臭萬載邪)"라고 탄식하였다.

 

나중에 환온은 제위에 있던 사마혁(司馬奕)을 폐위시켜 동해왕(東海王)으로 삼고, 사마욱(司馬昱)을 간문제(簡文帝)로 옹립하였다.

 

마침내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드러냈으나 사안(謝安)의 저지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병사했다. 진서(晉書<환온전(桓溫傳)>에 전한다.

 

이 고사(故事)로부터 流芳百世는 훌륭한 명성이나 공적이 후대에 길이 전하여지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로 굳어졌다.

 

반대로 더러운 이름이 후세에 오래도록 남게 됨을 비유하는 유취만재(遺臭萬載)·유취만(遺臭萬年)이라는 성어도 이 고사로부터 생겨났다.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선산방학도(仙山放鶴圖)> (設色絹本, 102×40cm)

 

- 沐蘭: 단오(端午). 남북조 시대에는 당시 蘭草 삶은 물에 머리 감고 몸을 씻는 풍습이 있었다.

 

이렇게 하면 사기(邪氣)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단오를 목란절(沐蘭節)이라 했다.

 

- 烏帽: 검은 모자(黑帽), 오각건(烏角巾). 은자(隱者)나 거사(居士)가 쓰던 모자.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放鶴圖> 경편(鏡片) (設色絹本, 31×23cm)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放鶴圖> (絹本, 51×52cm)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放鶴圖> (絹本, 130×64cm)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放鶴圖> (設色紙本, 181×110cm)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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