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 중국화가 서조(徐操)의 <문도도(問道圖)> 경심(鏡心) (設色紙本, 100×41cm)
昨日相逢劉禮部 高言大句快無加
從君燒盡蟲魚學 甘作東京賣餠家
(작일상봉유예부 고언대구쾌무가
종군소진충어학 감작동경매병가)
어제 유봉록을 만났더니
고상한 말과 큰 문장 시원하여 덧붙일 게 없네
그를 좇아 자잘한 학문 다 집어치우고
기꺼이 낙양의 떡장수 되겠네
☞ 공자진(龔自珍/淸), <잡시 기묘자춘조하 재경사작(雜詩 己卯自春徂夏 在京師作)> (得十四首其六)
◇ 서조(徐操)의 <問道圖> 선면(扇面) (設色紙本, 50cm)
- 龔自珍: 청대(淸代) 사상가이자 문학가. 유봉록(劉逢祿)에게서 공양학(公羊學)을 배웠다.
유명한 고증학자인 단옥재(段玉裁)가 그의 외조부이며, 그의 어머니 단순(段馴)은 ≪녹화음사시초(綠華吟榭詩草)≫라는 저서를 남겼다.
- 劉禮部: 청나라 때의 학자이자 경사(經師)인 劉逢祿. 자(字)는 신수(申受) 또는 신보(申甫), 호는 사오거사(思誤居士).
1814년 진사(進士)가 되어 예부주사(禮部主事)에 올랐다. 보의제사(補儀制司) 주사(主事) 등을 지내 劉禮部라 불렀다.
청말 개혁파의 公羊學 원형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高言: 큰소리. 호언장담(豪言壯談). 고상한 말.
- 蟲魚學: 벌레 다리나 헤아리고 물고기 지느러미나 분석하는 자잘한 공부(蟲魚之學).
- 東京: 하남(河南)성 낙양(洛陽). 동도(東都)라고도 한다. 서경(西京)인 장안(長安)의 동쪽에 있다.
◇ 근현대 중국화가 풍충련(馮忠蓮)의 <問道圖> 성선(成扇) (設色紙本, 18×49cm)
- 賣餠家: 떡장수. 보잘 것 없고 옹졸한 사람(小家氣派)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와 상반되는 말로 대방지가(大方之家)가 있다. 견식이 넓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삼국시대 위(魏)나라 사예교위(司隸校尉) 종요(鍾繇)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좋아하고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을 싫어했다.
≪春秋左氏傳≫은 열국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추이(推移)를 편년체로 소상히 기록한 것으로 종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반면 ≪春秋公羊傳≫은 문답형식의 기록을 통해 ≪春秋≫의 경문에 숨겨진 의미, 곧 미언대의(微言大義)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鍾繇는 ≪春秋公羊傳≫을 깊이 연구했던 엄한(嚴翰)과 자주 논쟁을 벌였다.
그는 ≪春秋左氏傳≫을 태관(太官)에, ≪春秋公羊傳≫은 떡장수(賣餠家)에 각각 비유했다.
太官은 제사(祭祀)나 연향(宴享) 등을 맡아보던 기관인 태관서(太官署) 또는 그 일을 맡아하던 관리를 말한다.
나라의 중요한 관직인 太官과 거리의 떡장수(賣餠家)를 견줌으로써 ≪春秋公羊傳≫을 깎아내린 것이다.
龔自珍이 詩를 통해 "달게 낙양의 떡장수가 되겠다"고 한 대목이 흥미롭다.
鍾繇의 폄하에도 불구하고 비주류를 기꺼이 감수하면서 公羊傳을 연찬하는 학도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된다.
◇ 근현대 중국화가 방약(方若)의 <問道圖> (設色紙本, 110×39cm)
◇ 근현대 중국화가 서연(徐硯)의 <問道圖> (1938年作, 紙本, 99×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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