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美術) 마당 ♣/[중국화-시와 그림]

[스크랩] 감작동경매병가(甘作東京賣餠家)

Bawoo 2018. 7. 20. 12:11

근현대 중국화가 서조(徐操)<문도도(問道圖)> 경심(鏡心) (設色紙本, 100×41cm)

 

昨日相逢劉禮部  高言大句快無加

從君燒盡蟲魚學  甘作東京賣餠家

(작일상봉유예부 고언대구쾌무가

 종군소진충어학 감작동경매병가)

 

어제 유봉록을 만났더니

고상한 말과 큰 문장 시원하여 덧붙일 게 없네

그를 좇아 자잘한 학문 다 집어치우고

기꺼이 낙양의 떡장수 되겠네

 

공자진(龔自珍/), <잡시 기묘자춘조하 재경사작(雜詩 己卯自春徂夏 在京師作)> (得十四首其六)

 

서조(徐操)<問道圖> 선면(扇面) (設色紙本, 50cm)

 

- 龔自珍: 청대(淸代) 사상가이자 문학가. 유봉록(劉逢祿)에게서 공양학(公羊學)을 배웠다.

 

유명한 고증학자인 단옥재(段玉裁)가 그의 외조부이며, 그의 어머니 단순(段馴)녹화음사시초(綠華吟榭詩草)라는 저서를 남겼다.

 

- 劉禮部: 청나라 때의 학자이자 경사(經師)劉逢祿. ()는 신수(申受) 또는 신보(申甫), 호는 사오거사(思誤居士).

 

1814년 진사(進士)가 되어 예부주사(禮部主事)에 올랐다. 보의제사(補儀制司) 주사(主事) 등을 지내 劉禮部라 불렀다.

 

청말 개혁파의 公羊學 원형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高言: 큰소리. 호언장담(豪言壯談). 고상한 말.

 

- 蟲魚學: 벌레 다리나 헤아리고 물고기 지느러미나 분석하는 자잘한 공부(蟲魚之學).

 

- 東京: 하남(河南)성 낙양(洛陽). 동도(東都)라고도 한다. 서경(西京)인 장안(長安)의 동쪽에 있다.

 

근현대 중국화가 풍충련(馮忠蓮)<問道圖> 성선(成扇) (設色紙本, 18×49cm)


- 賣餠家: 떡장수. 보잘 것 없고 옹졸한 사람(小家氣派)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와 상반되는 말로 대방지가(大方之家)가 있다. 견식이 넓거나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삼국시대 위()나라 사예교위(司隸校尉) 종요(鍾繇)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좋아하고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을 싫어했다.

 

春秋左氏傳은 열국의 흥망성쇠(興亡盛衰)와 추이(推移)를 편년체로 소상히 기록한 것으로 종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반면 春秋公羊傳≫은 문답형식의 기록을 통해 春秋의 경문에 숨겨진 의미, 곧 미언대의(微言大義)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鍾繇春秋公羊傳을 깊이 연구했던 엄한(嚴翰)과 자주 논쟁을 벌였다.

 

그는 春秋左氏傳을 태관(太官), 春秋公羊傳은 떡장수(賣餠家)에 각각 비유했다.

 

太官은 제사(祭祀)나 연향(宴享) 등을 맡아보던 기관인 태관서(太官署) 또는 그 일을 맡아하던 관리를 말한다.

 

나라의 중요한 관직인 太官과 거리의 떡장수(賣餠家)를 견줌으로써 春秋公羊傳을 깎아내린 것이다.

 

龔自珍詩를 통해 "달게 낙양의 떡장수가 되겠다"고 한 대목이 흥미롭다.

 

鍾繇의 폄하에도 불구하고 비주류를 기꺼이 감수하면서 公羊傳을 연찬하는 학도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된다.

 

근현대 중국화가 방약(方若)<問道圖> (設色紙本, 110×39cm)

 

근현대 중국화가 서연(徐硯)<問道圖> (1938年作, 紙本, 99×40cm)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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