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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가 신숙주에게 내린 시

Bawoo 2014. 1. 31. 22:49

경은 비록 내 말을 웃었으나(卿雖笑我-경수소아)

바가지는 이내 이루어졌다(我瓢旣成-아표기성)

쪼개어서 술잔을 만들어(剖以爲杯-부이위배)

그지없는 정을 보내노라(以示至情-이시지정)

 

*1460년 신숙주(1417~1475)는 강원,함길도 도체찰사에 임명되어 야인 정벌을 하게 되는데 임지에 가기 전 세조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니 '담장 밑에 심어진 박 덩굴을 가리키며 '열매가 잘 맺어질까?'라고 물었다고 합니다.이에 대한 신숙주의 답이 '익지 않은 채 철이 지났으니 결실할 것 같지 않습니다'였는데 우연히 하나가 맺혀서 술잔을 만들었고 세조는 위의 시와 술을 내려 야인 토벌하느라 애쓴 공을 위로하였다고 합니다.

 

*신숙주는 5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으나 태종부터 성종까지 7대 임금에 걸쳐 살면서 많은 업적-통치체제확립,대외 관계 정립-을 남겼으며 '인생이란 마침내 이에 그치고 마는가.장례식은 간소하게 하고 서적을 같이 묻어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신숙주에 대한 평가는 사육신의 삶과 비교하여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광해군에 대한 평가와 마찬가지로 평가 잣대를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으로 보여집니다.^^

 

*출처:'한국 명문가의 문화유적'이란 책 '신숙주'편 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