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정자엔 가을이 이미 깊어(林亭秋己晩-임정추기만)
시인의 회포를 다할 길 없구나(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강물은 멀리 하늘과 잇닿아 푸르고(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서리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어있네(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구나(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처량한 울음소리 구름 속에 끊기었소(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에 소재하는 정자 '화석정'안에 율곡 선생의 이 시가 걸려 있는데
우계 성혼의 손자인 성목이란 분이 92세때 현판 글씨를 썼다고 하여 '백세시'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지금은 박일규란 분이 쓴 글씨로 대체되어 있군요(책에는 현판 글씨가 나온 사진이 있습니다.)
이 시를 소개한 저자-고제희-는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라고 표현한 시구를 중국의 이태백을
능가하는시구로 격찬하고 있는데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참 멋있는 표현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가지-시문에 외로울 고(孤),끊을 단(斷)자는 시에 삼가는 글자라는 저자의 견해를 말하면서 율곡선생의 단명-49세에 졸-을 스스로 예언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는데,글쎄요 이건 결과론이 아닐까?'란게 제 생각입니다.8세에 무슨 자기 목숨에 대한 예견을 했을라구요? 율곡선생이 몸이 허약해 병치레가 잦으셨다고 하니까 저자가 비약을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한국 명문가의 문화유적'이란 책 '이이'편 344~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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