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20초반 꿈많던 아름다운 시절을...
옆의 과 한 여학생이
나하고 결혼 하겠다며
청첩장을 미리 찍어 놓은 것을
같은 과 동기의 고교 동창인
다른 과 친구가
바른 팔을 머리 위로 하고
빙빙 돌리며 들고
강의실 복도를 달려온다.
그녀와 동향이어서
내게 그녀 얘기를 했던
그래서 그녀라면 결혼하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한 것을
그녀에게 전해 주었단
그 친구의 말.
놀란 나는
그녀를 쫒아가 만난다.
그녀는 그 시절
최고 여학교인 K여고 교복을 입고 있다.
유난이도 색갈이 하얗고
큰 깃이어서
더욱 눈에 뜨였던 K여고 교복
꿈속의 그녀는 빼어난 미인형의 얼굴은 아니다.
단발머리 모습의 지성미가 넘치는
밉지 않은 깨끗한 얼굴.
체구도 아담하다.
평소 말 한마디 주고 받을 기회도 없었고
얼굴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던 그녀.
무슨 생각을 하고,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청첩장부터
찍었냐고,
나에 대해서는 뭘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걱정스런 그러나 싫지는 않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묻는다.
그녀는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정스럽게 내 팔짱을 끼며
뭘 얼마나 알아야 되냐고
되묻는다.
형편이 뭐가 어떻게 안되냐고...
난 남자가 기우는 결혼은
못한다고 그녀에게 말한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하고 싶다.
그녀가 다 괜찮으니 결혼하자고
조르기를 바라면서...
왜 이런 꿈을 꿨을까?
지금,
내 젊은 시절 나이 또래인
20초반의 한창 예쁜 아가씨들의
모습을 봐도,
그저 예쁘기만 할 뿐
여인이기 보다는
딸 같다는 느낌이 더 드는
나이인 데,
꿈속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왜
내 마음을 설레게 할까?
아련하게 할 까?
아~!
왜 아련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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