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Bawoo 2013. 4. 8. 05:58

꿈을 꿨다.

20초반 꿈많던 아름다운 시절을...

 

옆의 과 한 여학생이

나하고 결혼 하겠다며

청첩장을 미리 찍어 놓은 것을

같은 과 동기의 고교 동창인

다른 과 친구가

바른 팔을 머리 위로 하고

빙빙 돌리며 들고

강의실 복도를 달려온다.

 

그녀와 동향이어서

내게 그녀 얘기를 했던

그래서 그녀라면 결혼하고 싶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한 것을

그녀에게 전해 주었단 

그 친구의 말.

 

놀란 나는

그녀를 쫒아가 만난다.

그녀는 그 시절

최고 여학교인 K여고 교복을 입고 있다.

유난이도 색갈이 하얗고

큰 깃이어서

더욱 눈에 뜨였던 K여고 교복

 

꿈속의 그녀는 빼어난 미인형의 얼굴은 아니다.

단발머리 모습의 지성미가 넘치는

밉지 않은 깨끗한 얼굴.

체구도 아담하다.

 

평소 말 한마디 주고 받을 기회도 없었고

얼굴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던 그녀.

 

무슨 생각을 하고,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청첩장부터

찍었냐고,

나에 대해서는 뭘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걱정스런 그러나 싫지는 않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묻는다.

 

그녀는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정스럽게 내 팔짱을 끼며

뭘 얼마나 알아야 되냐고

되묻는다.

형편이 뭐가 어떻게 안되냐고...

 

난 남자가 기우는 결혼은

못한다고 그녀에게 말한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하고 싶다.

 

그녀가 다 괜찮으니 결혼하자고

조르기를 바라면서...

 

왜 이런 꿈을  꿨을까?

지금,

내 젊은 시절 나이 또래인

20초반의 한창 예쁜 아가씨들의

모습을 봐도,

그저 예쁘기만 할 뿐

여인이기 보다는

딸 같다는 느낌이 더 드는

나이인 데,

 

꿈속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왜

내 마음을 설레게 할까?

아련하게 할 까?

아~!

왜 아련하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