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 이채훈 지음 | 혜다 | 2020.4.10.
[소감] 서양 고전음악(클래식) 애호가라면 익히 알고 있을 음악가들을 선정하여 그중에 아주 특별한 내용과 곡만을 엄선하여 해설해 놓은 책. 영어 위키나 유튜브를 통해 알 수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는 당연히 배제됐다. 아마 책의 분량, 읽을 이들도 고려했을 터. 나에게는 주로 복습효과가 있었지만, 페르골레시나 메시앙은 낯 설은 편인 음악가였다. 특히 메시앙 곡은 아직은 안 듣고 있는 상태. 우리나라 윤이상 작곡가와 지휘자들에 관한 내용도 새로운 소득이었다. 초심자가 읽기도 애매한 내용이지만 굳이 선을 정한다면 초심자용이라고 생각된다. 서양 고전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좋은 안내서. 받아들이는 이들의 수준에 따라서 호감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2020. 6. 6. 2021. 8. 6 수정]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
“한 사람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의 글이 다르게 읽힌다.
글에서 음성이 들리고 모습이 보이게 되니까.만남이란 그렇게 엄청난 것이다.
내가 ‘슬픈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 이채훈은 그렇게 우리에게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준다.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음악에서 육체가 느껴지고 감각이 생생해져서 그만 음 악 듣기가 어떤 사건으로변해버린다.
이 봄날,꽃그늘 아래서 그가 추천해주는 곡을 하나씩 들으며야금야금 읽어야겠다.
음악은 육체를 가지고 내게로 와서봄날의 추억으로 쌓일 테니….”
- 공지영 (소설가) -
MBC PD로 일할 땐 감동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로, 음악 칼럼니스트가 된 이후엔 다양한 글과 팟캐스트, 대중 강연을 통해 쉼 없이 클래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 온 이채훈.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에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처럼 풀어낸 31편의 짧은 글들이 담겨 있다.
까까머리 소년 시절, 누나의 LP 판을 통해 운명처럼 만난 클래식. 그 기나긴 여정은 17세기 바로크 시대 음악가 비발디에서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으나 가톨릭 사제로서는 빵점이었던 비발디, 사후 자연스레 잊혔던 그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 건 바흐 덕분이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는 실제 훌륭한 음악가 자식들을 둔 ‘음악가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거지 오페라〉에 의문의 패배를 당한 헨델과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이었던 ‘부퐁 논쟁’, 유쾌한 하이든의 가슴 따뜻한 음악을 거쳐 최초로 자유음악가가 된 모차르트와 불멸의 천재 베토벤에게로 향한다.
여정에는 슈베르트와 쇼팽,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등 친숙한 이름들도 등장한다. 〈니벨룽의 반지〉로 유명한 바그너와 최초로 육성과 연주를 녹음으로 남긴 브람스도 빼놓을 수 없다. 긴 여행의 끝자락엔 근대 민족국가 탄생기에 활약했던 민족주의 음악가들, 평생 모든 사랑에 실패했던 차이콥스키,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던 드보르자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역사를 마무리 지으며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가들은 말러와 메시앙 그리고 윤이상이다.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를 만한 말러의 음악들과, 쏟아지는 햇살의 향연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려 했던 메시앙 그리고 한국 음악사에 쓰리고도 아픈 이름을 남긴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클래식의 이야기에 음악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인 제 7악장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휘자들로 가득하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유명한 브루노 발터,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지휘하던 카라얀,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제일 좋아한다는 지휘자 농담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설한 다니엘 바렌보임처럼 음악을 통해 세계 평화를 외친 지휘자들도 만날 수 있다. 바렌보임은 2011년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함께 임진각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중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에
합세해 거장 로린 마젤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루어내며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
이 책은 저자가 평생에 걸쳐 음악이라는 넓은 바다를 건너오며 겪은, 한 편의 ‘오디세이’라 할 수 있다. 그 여정의 중간 중간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쉼터 같은 글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글들은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을 만나 사랑에 빠진 한 소년의 성장 소설로도 읽힌다. 까까머리 중학생 소년이 방송국 PD를 거쳐 음악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과,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삶의 순간들 그리고 그때마다 그를 단단히 붙잡아주었던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들 중간엔 클래식 음악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삽입해 두었다. 음악가들의 생애와 음악을 동시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어 한결 이해가 쉽다.
책의 마지막엔 ‘클래식의 시대’를 연표로 정리해 두었다. 이 연표들은 독자들이 클래식 400년의 큰 그림을 좀 더 쉽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 이제 항구에 멈춰 서 있던 배에서 기적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클래식 400년의 역사를 향해, 위대한 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위해 여행을 떠날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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