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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장편소설 세 편] 에메랄드 궁/ 라일각 붉게 피던 집/ 삼봉이 순자 연대기

Bawoo 2023. 6. 14. 13:28

에메랄드 궁 (박향 장편소설 | 제9회 세계문학상 대상작)수상작
저자:박향,출판:나무옆의자, 출간: 2013.03.21
 

*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경험을 많이들 하셨을 겁니다. 이 작품도 그런 경우인데 글쓰기 능력 검증이 끝난 공모 수상작이라도 취향에 안 맞는 작품이 있어 읽는 걸 포기하는 경우가 꽤 되는데 이 작품은 몰입도가 최고였습니다. 밤샘.^^

책소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박향의 소설 『에메랄드 궁』. 대도시 외곽의 허름한 모텔을 배경으로 이 시대 ‘변두리’ 인생들의 피곤한 일상과 적나라한 욕망, 도전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주변부 인생들에게 제 몫의 욕망과 고통, 삶의 환희를 분배하고 저 스스로 말하게 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의 찬사를 받았다.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시선과 작가 특유의 맛깔난 문장이 돋보인다.


오늘도 한적한 ‘에메랄드 모텔’. 화재사건으로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서 리모델링도 했지만, 대출금 갚기도 빠듯해진 상황에 모텔 안주인 연희는 한숨만 늘어간다. 아라비아 궁전을 본뜬 황금색 돔 지붕은 화사하게 빛을 발하고 있지만, 남에게 말 못할 비밀을 안고 그곳에 모이는 사람들의 인생은 그처럼 빛나지 못하는데….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1억원 고료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진흙탕 속에서도 영롱한 빛을 잃지 않는 에메랄드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이야기의 궁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스타일』(백영옥),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등 개성 넘치는 문제작들을 발굴해왔던 세계문학상이 2013년 제9회 수상작으로 『에메랄드 궁』을 선보인다.
대도시 외곽 허름한 모텔을 배경으로 이 시대 ‘변두리’ 인생들의 피곤한 일상과 적나라한 욕망, 도전과 좌절을 그린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시선과 박향 작가 특유의 맛깔난 문장으로 독자들을 매혹한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구경미, 김도언, 김미월, 김석진, 신승철, 심진경, 이순원, 정은영, 정이현)은 이 작품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주변부 인생들에게 제 몫의 욕망과 고통, 삶의 환희를 분배하고 저 스스로 움직이고 말하게 함으로써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찬사를 보냈다.

아무리 단골손님이라도 모텔 주인이 먼저 알은척을 해서는 안 되고, 손님의 얼굴을 직접 쳐다보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채 방 열쇠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통용되는 곳. 1실 1주차 무인시스템, 수중안마기, 월풀욕조는 기본이요, 42인치 TV에 찬 맥주까지 공짜로 제공하고 할인쿠폰, 마일리지 카드를 뿌려대며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는 경쟁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 애써보지만, 오늘도 한적한 ‘에메랄드 모텔’.
화재사건으로 뒤숭숭해진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자 대출까지 받아서 리모델링도 했건만, 손님이 늘어나는 것은 잠깐일 뿐 이제는 대출금 갚기도 빠듯해진 상황에 ‘에메랄드 모텔’ 안주인 ‘연희’는 한숨만 늘어갈 뿐이다.
아라비아 궁전을 본뜬 황금색 돔 지붕은 아침 햇살에 찬란하게 빛을 발하지만, 이곳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인생이란 건 그처럼 화사하게 빛나지 않는다. 갈 곳도, 의지할 데도 없이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찾아들어온 젊은 연인들도, 반쯤 실성한 상태로 ‘잃어버린 딸을 찾아야 한다’고 중얼거리는 여인도, 자식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의 도피처로 이곳을 찾은 황혼의 커플도, 모두 사랑을 찾아, 욕망을 갈구하여 이곳 ‘에메랄드 모텔’로 찾아들어오는 것이다.
남에게 말 못할 비밀을 품고 이곳으로 몰려오는 사람들의 삶은 과연 언제쯤 에메랄드빛으로 빛날 수 있을까……?

『에메랄드 궁』은 ‘에메랄드 모텔’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등장인물의 실타래처럼 엉킨 과거와 현재가 한 올 한 올 풀려 다시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직조되면서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힘과, 그 이야기의 결을 가만가만 쓰다듬는 섬세한 문장들을 통해 이 시대 주변부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풀어내는 저마다의 사연을 평면적 방식이 아닌, 추리적 기법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흡인력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박향 작가는 1994년 등단 이래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을 선보여 늘 ‘과작(寡作)’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라다니는 작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문장 하나, 이야기 한 편 속에 눌러담은 시간의 힘이 그 안에서 환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더 궁금해지고 기다려진다.

★ 세계문학상 대상 심사평

박향의 은 모텔을 중심으로 통속 속에서 빚어지는 일상의 세부적 진실들이, 얼마나 긴박한 내적 열망을 간직하고 있는지를 매우 균형 잡힌 서사를 통해 보여주는 수작이다.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독자들에게 어서 이 소설을 알리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오랜만에 마음이 바투 설?다. _김도언(소설가·웅진 문학임프린트 ‘곰’ 대표)

어두움 속에서도 빛이 드는 자리를 찾아내고 볼품없는 인물들에게서도 아름다운 표정을 발견해내고 마는 작가의 빼어난 관찰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결국 낡고 허름한 모텔을 에메랄드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이야기의 궁전으로 만들었다. _김미월(소설가)

“독자가 믿을 만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소설가의 일”이라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표현처럼 박향의 『에메랄드 궁』은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면서 독자들을 한껏 끌어당기는 흡인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오히려 손에 잡힐 듯한 현실성을 바탕에 둔 내러티브가 우리 주변의 삶을 보는 듯하면서도 마치 재래시장의 살아 있는 활기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 더 돋보인다. 작가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루저들의 삶을 통해서 좌절감이 아닌 에메랄드 보석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호흡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_김석진(인터파크 파워북피니언)

왜 사랑 때문에 난리인가. 파스칼은 말한다. 사람은 지나친 사랑을 하지 않을 때는 충분히 사랑하지 않은 것이라고. 『에메랄드 궁』이 이룬 문학적 성취는 서사와 개성에도 있겠지만, ‘지나친 사랑’이라는 또다른 폭력성에 노출된 현대인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깊은 애정으로 그려내고 위무한 주제의식에도 있다. 사랑과 욕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중이다. _신승철(소설가·도서출판 비채 주간)

‘에메랄드 궁’엔 그 모텔을 지키며 영업을 하는 주인에서부터 그곳에 이런저런 사연으로 드나드는 여러 사람들의 꿈이 모여 있다.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은 색이 바래 너덜거리는 듯하지만 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그곳 에메랄드 궁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한 축소판처럼 핍진하다. 소설의 읽는 재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_이순원(소설가)

에메랄드 궁은 잘난 것 하나 없는 사람들의 허름한 욕망의 성(城)이다. 그곳에서 누구나 꿈을 꾸고 누구나 배신당한다. 그럼에도, 살아간다. 앞으로 거리를 걷다 휘황하게 번쩍이는 모텔 네온사인을 만나면 이 책이 떠오를 것이다. 목울대가 시큰할 것이다. _정이현(소설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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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송시우, 츨판:시공사, 출간:2014.5.30
 

* 우리나라에도 사회파 추리소설이 있지 않을까 궁금하여 검색해서 발견한 작품. 작품 배경이 우리나라여서인지 친밀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볼 생각이다. 

책소개

송시우의 첫 장편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미스터리 독자뿐만 아니라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40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강사인 수빈은 신문사의 의뢰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쓴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던 그 시절, ‘라일락 하우스’라 불리던 다가구 주택에서의 보낸 가난하지만 정겨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크게 성공한다. 승승장구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수빈은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한 옆방 오빠가 사실은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제보를 듣는다. 당시 아이였던 수빈은 알 수 없었던 어른들의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자 ‘행복했던 그 시절’은 산산조각 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작품소개

한국 장르문학계가 주목한 대형 신인
송시우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난 2012년 2월 일본 하야카와쇼보에서 출간되는 미스터리 전문 월간지 《미스터리 매거진》에 신인 작가 송시우의 데뷔작 전문이 번역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미스터리 매거진》은 올해로 700호 출간을 맞이하는 유서 깊은 잡지로,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시마다 소지가 중심이 되어 기획한 특집 기사 ‘아시아 미스터리로의 초대’에서 송시우 작가는 한국 미스터리의 젊은 기대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이후 송시우 작가는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황금가지, 2012년)에서 단편 를 발표하여 국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동차 공장 노조에서 벌어진 성희롱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인권위원회 조사관을 다룬 이 작품은, 작가가 지향하는 바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법과 가치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는 송시우 작가는 정교한 트릭과 범인 찾기를 중시하는 본격 미스터리보다는 범죄의 동기와 인물들의 내러티브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사회파 미스터리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첫 장편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작가의 의도가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장르소설의 문법과 한국적 리얼리즘의 성공적인 만남으로 평가받고 있는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우리 장르문학의 가능성, 그중에서도 한국형 미스터리 소설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최근 외국 장르문학의 양적 팽창으로 인한 독자들의 피로와,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편중된 선인세 경쟁, 오랜 경제 침체로 성장이 멈춘 시장 상황에서 그 해답을 국내 장르문학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 결실로 상당수의 작품들이 출간되었으나 독자의 기억에 자리한 작가와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여전히 국내 장르문학의 환경은 척박하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미스터리 독자뿐만 아니라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40대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재로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점이 새롭다. 또한 사건의 나열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건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 하나하나의 사정을 묘사하여 마치 TV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생동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뉴스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극악한 범죄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주변에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내게도 그들처럼 미스터리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는 일상 미스터리의 대표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시대를 불문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의 성공적인 시작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 강사인 수빈은 신문사의 의뢰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쓴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던 그 시절, ‘라일락 하우스’라 불리던 다세대 주택에서의 가난하지만 정겨운 이야기는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수빈은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한 옆방 오빠가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제보를 듣는다. 칼럼 소재를 얻기 위해 옆방 사람들을 수소문하던 수빈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수빈의 애인이자 라일락 하우스에서 함께 살았던 소꿉친구 우돌은 협조적이었던 초반과는 달리 ‘그 시절이 싫었던 사람도 있다’며 수빈을 만류하고, 살갑게 반겨주었던 옛 이웃들 역시 무언가를 감추는 기색이다. 곗돈을 타자마자 야반도주를 한 참한 새댁, 자매도 아니면서 한 방에서 지낸 세 젊은 여자들, 늘 방에서만 지내던 옆방 오빠, 그리고 동생의 병 때문에 불행했던 우돌이네. 옆방 오빠의 연탄가스 중독사고 혹은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웃 간의 갈등이 실체를 드러내자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산산조각 난다.
지금은 두 세대가 살기 힘들 정도로 작은 주택 안에 대여섯 가족이 좁은 단칸방에 지내면서도 오순도순 행복했던 1980년대. 너나할 것 없이 이웃 아이의 끼니를 내 아이와 함께 챙기는 등 가난하지만 정을 나누면서 살았던 그 시절을 많은 이들이 아름답다고 추억하지만 그때에도 사람들 간의 어두운 그림자는 있었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1980년대 다가구 주택에서의 생활상을 시각적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정겹게 묘사하여 독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옆방 오빠의 죽음에 얽힌 이웃들의 사정을 입체적으로 전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복잡한 트릭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중심이 되며, 무엇보다 어떤 시대에도 존재했던 인간의 욕망과 선악 사이에서의 갈등을 정서적으로 접근하여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신문기사 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흔했던 그 시절 연탄가스 사고의 진실에 대한 복선을 차근차근 쌓아올려 마지막에는 독자를 놀라게 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 추천의 말

“1980년대를 관통하는 먹먹한 이야기. 장르소설의 문법과 한국적 리얼리즘의 성공적 만남. 30년 전 다가구 주택에서의 연탄가스 중독사고라는 단순한 소재에 무한한 상상력을 꽃피웠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의 지도를 타박타박 밟아나가다 보면 어느새 진실 앞에 서 있을 것이다.” -최혁곤(《B컷》, 《B파일》 작가)

“오순도순 한집에 여러 가족이 모여 살았던 1980년대. 가난했지만 온정이 있던 시대라고 흔히 기억하겠지만 짙은 그림자는 언제 어디에나 있다. 유명인이 되어, 유년의 기억을 되살려 칼럼을 쓰던 수빈이 도달한 진실도 어둡고 쓰라리다. 굳이 들추지 않았어도 되었을 과거. 그 기억의 재생과정을 함께하는 독자 역시 1980년대라는 시대를 생생하게 목격한다. 처절하다기보다는, 제대로 살아보겠다는 사람들의 욕망이 발산되며 뒤틀리기 시작했던, 찬란했던 그 시절을.” -김봉석(대중문화 평론가, 영화 평론가,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작가)

“에 살인사건이 더해진다. 가난해도 웃으며 서로를 의지했던 것 같던 추억 속 얼굴들이 용의자의 물음표를 머리 위에 얹고 회상 속에 재등장한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29년 전 ‘추억’을 유행 따라 한번 꺼냈다가 그 안에 숨어 있던 미스터리를 발견하는 이야기다. 여러 입을 탈수록 과거는 알던 것과 달라지고, 추억 놀이는 현재의 새로운 살인을 부른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근사한 일상 미스터리 소설이다. TV 드라마를 보는 듯 생동감 있는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이며 독자에게 다가온다. 오래된 사진첩의 낯익은 얼굴이 낯설어지게 만드는 묘미의 소설. 누구에게나 미스터리 하나쯤은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 -이다혜(북칼럼리스트, 《씨네21》 기자)

■ 내용소개

1980년대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
가족 같았던 이웃들이 숨겨온 어두운 진실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강사인 수빈은 신문사의 의뢰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쓴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던 그 시절, ‘라일락 하우스’라 불리던 다가구 주택에서의 보낸 가난하지만 정겨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크게 성공한다. 승승장구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수빈은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한 옆방 오빠가 사실은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제보를 듣는다. 당시 아이였던 수빈은 알 수 없었던 어른들의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자 ‘행복했던 그 시절’은 산산조각 난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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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백시종, 출간: 2022.12.5

*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되어 있는 우리나라 발전 과정에 있었던 어두운 면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의 활로를 뚫기 위해 동남아 방글라데시로 진출한 우리 기업의 이야기를 가난한 시골 출신 삼봉이, 순자라는 부부를 중심으로 펼친 연대기 형식의 소설. 
1980년 대 이후에 태어난 이들은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겪은 어두운 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가가 종교인(기독교)이라 그런지 계도성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소득 재분배 면.

책소개

‘김동리의 인간 구원과 김유정의 해학, 채만식의 서사성을 겸비한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시종 소설가의 장편소설. 2020년 제23회 동리문학상, 2021년 제40회 세종문화상(예술부문 대통령 표창), 2022년 제15회 이병주 국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의 이번 장편소설 〈삼봉이 순자 연대기〉는 머릿속에서 24년간 숙성시켜 온 우리나라 격동시대의 경제사 한 단면을 방글라데시를 무대로 ‘공정과 분배’ 문제를 제기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마르지 않는 상상력과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문학의 공공성을 증언해 온, 쾌도난마로 시대의 정신을 웅변해 온 걸출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가 이번에 꺼내 든 이야기는, 한국형 자본주의 인간의 성장담이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 서평

『삼봉이 순자 연대기』는 ‘김동리의 인간 구원과 김유정의 해학, 채만식의 서사성을 겸비한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시종 소설가의 2022년 새 장편소설이다. 2020년 제23회 동리문학상, 2021년 제40회 세종문화상(예술부문 대통령 표창), 2022년 제15회 이병주 국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의 이번 장편소설 『삼봉이 순자 연대기』는 머릿속에서 24년간 숙성시켜 온 우리나라 격동시대의 경제사 한 단면을 방글라데시를 무대로 ‘공정과 분배’ 문제를 제기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50년 세월을 한결같이 마르지 않는 상상력과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문학의 공공성을 증언해 온, 쾌도난마로 시대의 정신을 웅변해 온 걸출한 이야기꾼 백시종 작가가 이번에 꺼내 든 이야기는, 한국형 자본주의 인간의 성장담이다.

머릿속에서만 오래오래 숙성시켰던 단편적인 기억들을 실로 24년 만에 끄집어내어 밀가루반죽 치듯 주무르고 때리고 밟고 어루만져 『삼봉이 순자 연대기』를 탄생시킨 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대재벌 회사에 몸담으며 의문을 가졌던 우리나라 경제가 압축성장한 과정을 나름대로 추적하고 증언하는 데 초점을 맞춘 터라 더욱 그러하다.

물론 아무리 24년여를 숙성시켰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자의 반 타의 반 은퇴에 들어갈 나이에 늦바람나듯 일 년에 한 권씩 작품을 써 대는 이 겁 없는 객기가 언제까지 지속될는지 나 자신도 알 수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할 따름이다.

― 작가의 「머리말」 중에서



공정이 시대정신과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고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작가는 다시 묻는다. 이 시대가 이토록 공정과 상식을 갈망하기까지 우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마땅한 의문을 환기하는 방식으로 작가는 경제 성장의 환각 속에 자본의 위력이 인간을 압도하기 시작했던 그 시절을 소환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관심사는 그 시절 불의와 반칙이 규정했던 삶들을 가시화함으로써 불공정과 비상식의 역사적 기원을 탐사하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소설이 자본을 대하는 태도와 관습이 전혀 ‘문학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문학은 기본적으로 ‘돈’을 비속화하고 경계하는 습성이 있다. 탐욕은 인간다운 삶을 불가능하게 하는 주범으로, 자본의 욕망에 길들여진 인간들은 부정적인 비판의 대상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문학은 자본주의 시스템 밖에서 안을 주시하며 구조화된 가난과 궁핍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겼고, 돈의 메커니즘에 압살당한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 이를 대변하는 것이 문학의 소임이라 믿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빵(생존)과 장미(인간 존엄)가 요구된다고 할 때 문학의 관심은 주로 ‘장미’의 존재를 질문하는 쪽이었던 것이다. 세계를 향해 인간다움의 가능성, 인간답게 사는 최소한의 조건을 매 순간 질문하고 타진하는 것. 이것이 한 번도 배부르지 않았던 문학이 문학다움의 품위를 지켜 온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고상한 문학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누추한 돈의 향방을 좇아 적진으로 투신한다. 타성에 젖은 ‘가난의 문법’을 반복하는 대신 ‘돈의 문법’을 재구해 자본주의 메커니즘에 포섭된 ‘그들’의 존재를 정면에서 응시한다.

…공정이 공동체의 상생을 위한 벡터가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과거의 과오를 탓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내가 속한 세계의 공존과 공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일이 먼저여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한 개발독재의 환영과 망령은 언제든 부활하고 ‘과거와 명랑하게 작별’하는 일은 영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소설은 성공에 집착해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는 데 무지했던 삼봉이와 순자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들이 남긴 “쓰레기 산”을 떠안아야 하는 상규와 핫산들을 위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정정해야겠다. 이 소설이 ‘장미’가 아닌 ‘빵’의 행방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말은 틀렸다. 이 소설은 한 공기의 밥과 한 덩이의 빵을 절실하게 원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그만큼, 아니 그 이상의 장미 송이들을 함께 열망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증언하기 위해 쓰였다.

다시 말해 이 소설 <삼봉이 순자 연대기>는 지금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정확하게 좌표화하기 위해 써내려 간 절박한 비망록과도 같다. 멀리 에둘러 왔어도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다시 여기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백시종의 소설이 믿음직스러웠던 건 늘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 임정연 문학평론가의 해설 「‘오래된 미래’를 위한 ‘빵’과 ‘장미’의 비망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