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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선생 '자화상' 화제

Bawoo 2014. 5. 4. 19:30

 

 

위 그림은 표암 강세황 선생의 자화상입니다.

1782년경에 비단에 채색으로 그려졌고 크기는 88.7x51cm,

소장처는 국립박물관입니다. 위 그림 상단 1/3을 차지하고

화제가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저 사람이 누구인고? 수염과 눈섭이 새하얀데

   (被何人斯髥眉皓白-피하인사염미호백)

머리에는 사모쓰고 몸엔 평복을 걸쳤구나

   (頂焉帽披野服於以-정언모피야복어이)

마음은 시골에 가 있는데 이름이 벼슬아치 명부에 걸린게라

   (見心山林而名朝籍-견심산림이명조적)

가슴엔 천 권 책 읽은 학문 품었고 서예 솜씨는 오악을 흔들만 하건만 

   (胸藏二酉筆搖五嶽-흉장이유필요오악)

사람들이 어찌 알리오, 내 재미삼아 그려 본 것임을

   (人那得知我自爲樂-인나득지아자위락)

노인 나이는 70이고 호는 노죽인데

   (翁年七十翁號露竹-옹년칠십옹호노죽)

자기 초상 제가 그리고 찬문도 스스로 지었으니

   (其眞自寫其贊自作-기진자사기찬자작)

이 해는 바로 임인년이라

   (歲在玄翼攝提格-세재현익섭제격)

 

* 해 제*

 

-위 그림은 표암 강세황(1713~1791) 선생이 자신의 모습을 그린 5점 중 한점인데

1782년 그러니까 선생 63세때 모습으로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보물 제 590~1호로

등록이 되어 있군요.

표암 선생은 말년에 한성판윤을 지내기도 했는데 관직에 있은 기간보다는 야인으로 서화에

매진한 시간이 더 많습니다. 단원 김홍도 선생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분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보면 선생 모습이 평복 두루마기에 관복에 쓰는 모자-오사모라고 하는군요-를

쓴 모습이 신사복에 운동모자를 쓴 것 처럼 격식에 안맞는 모습이라서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오주석'선생은 표현을 했는데 전문가가 아닌 제 눈에는 잘 그린 초상화 모습에 명필 글씨만

눈에 들어옵니다.ㅎㅎ.

조선조 전문 화가분들-단원,혜원,겸재 등등- 그림에서는 볼 수없었던 아주 잘 쓴 글씨.

그런 면에서 보면 '표암'선생이야말로 그림과 글씨가 진정한 경지에 오른 분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는 비전문가인 제 견해이니 참고만 하세요.^*^

 

-화제 네번째 구에 나오는 '이유(二酉)'는 검색해보니 중국 당나라 시절 단성식이란 분이 쓴

  '유양잡조'라는 책에서 유래한 말로 '석혈(石穴)에 일천 권의 책이 수장되었다는 말에서 

  시작하여 '대유산'과 더불어 '이유'라고 하고 '장서를 뜻하는 말'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오악(五嶽)은 우리나라의 이름난 다섯산을 말하는데 '삼국사기 제사지'에 따르면 동에 토함,

  남에 지리,서에 계룡, 북에 태백, 중에 팔공산을 지칭하였는데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었으니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오악'으로 검색해보시길^^.

  여기서는 오주석님이 '오악'을 '태산'으로 번역한 이유를 알고자 한 것인데 표암 선생이 자신의

 서예 솜씨를 자랑하기 위한 비유로 '오악'을 인용한 것임을 안 것에 족합니다.^^

 

-마지막 구의 번역은 이해가 잘 안돼서 '고전문학' 전공 학자인 동기에게 물어보니 '십이간지'를

  표현하는 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검색창에 '고갑자'라고 해서 검색하면 현익(玄翼)은 任이고

  섭제격(攝提格)은 寅을 뜻해서 합해서 임인년이 되는 것이라는 해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오주석 선생은 책에 이런 자세한 설명을 해놓지 않고 대뜸 임인년이라고만 번역을 해놓은 탓에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갔는데 학자인 동기가 명쾌하게 알려주는군요. 고마운 일입니다.ㅎㅎ

  아마 동기 아니었으면 영원히 모르고 넘어가던가 다른 학자가 자세한 설명을 해논 책을 써놓은

  것이 있고 이를 읽게 될 때에나 알게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습니까?^^

 

 -'黑+戈' 합자는 검색으로 못 찾았는데 표암 선생이 翼자를 이리 쓰신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검색 자료엔 '黑+弋'라고도 뜨는데 모두 翼자의 변형자로 보면 되겠습니다.

 

*자료 출처: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이란 책과 검색 자료 종합해서 요약.

                                                                          

                                                                                     글 쓴이: 바우 禹 元 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