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날에
나이는 뉘였뉘였한 해가 되었도
생각도 구부러진 등골뼈로 다 드러났으니
오늘은 젖비듬히 선 등걸을 짚어본다.
그제는 한천사 한천스님을 찾아가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물어 보았다
말로는 말 다할 수 없으니 운판 한번 쳐보라,했다.
이제는 정말이지 산에 사는 날에
하루는 풀벌레로 울고 하루는 풀꽃으로 웃고
그리고 흐름을 다한 흐름이나 볼일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니
무금선원에 앉아
내가 나를 바라보니
기는 벌레 한 마리가
몸을 폈다 오그렸다가
온갖것 다 갉아 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한다.
- 데뷔:1968년 시조 동인지 '시조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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