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죽음을 생각한다

Bawoo 2014. 8. 1. 08:04

내 나이

예순하고도 다섯

백세 시대라는 요즈음엔

많은 나이라곤 할 수 없지만

이미 세상을 뜬

친인척들을 생각하면

결코 적지 않은 나이

 

가까이론

돌아가신지 40여년도 더 된

할아버님이

환갑을 치른 몇년 뒤에

돌아가셨고

나하고 비슷한 세대인

사촌형님, 작은 아저씨도

60을 겨우 넘기고 세상을 떴다.

 

모두 위, 폐에 치명적 지병이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60을 넘긴 나이가

건강이 망가져 세상을 뜨게 되는데는

결코 적은 세월은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일 .

 

요즘 심장이 이상하다

원래 부정맥이 있기는 했지만

지난 몇 년 전부터

테니스를 격하게 치면

심장에 부담이 가더니

이번 여름들어 부쩍 심하다.

급기야 어제는 

게임을 하던 중간에 포기하는

돌발 상황까지 벌어졌다. 

 

가만이 생각해보니

작년 여름 이맘때 쯤 테니스 칠 때는 없었던 일

결국 지난 1년새

심장이 더 안좋아졌다는 이야기

 

그러고보니

요즘 읽고 있는 시들을 쓴 분들 중

작고 시인들의 살고 간 세월을  보노라니

 장수한 분들이 별로 없다.

 

글을 쓰는 이들이

술 담배를 즐겨하는 탓인지는 몰라도

육심을 채 못넘기고 세상을 뜬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이

눈에 뜨였다.

 

그렇다면 나는?

 

담배는 전혀 안하고

술도 어쩌다 마시는 정도로

별로 즐겨하지도 않는데...

 

하긴 지금 나의 문제는

심장 쪽이니

술, 담배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곳

타고 나길 약하게 타고난 것이

원인일 터

 

심장 질환은

서서히 죽어가는 노인성 질환과는 다르게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쉽사리 죽어지지 않아

당사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 주는

노인성 질환보다는

일면 나은 점도 있지만

 

그래도 그것은

어느 정도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이 들 나이가 되어서야 일텐데

나는 아직 그런 나이는 아니 것 같다.

 

삶에 대해 커다란 애착은 없으나

지금은 하고픈 일이너무 많고

그것에서 나름대로

성취감을 느낀 뒤라면

참 좋을텐데

 

지금은 이뤄논 것 아무 것도 없으니

이대로 세상을 뜨고 만다면

너무도 허망하고 속상한 일

 

적어도 앞으로15년 뒤인 여든까지만

큰 병 없이 지금 하고 있는

그림그리고 잡문 쓰는 일을

잘 하고 지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한 해가 다르게 서서히 망가져가는

심장이 그때까지 잘 버텨줄까?

 

그렇기만 하다면

병석에 오래 누워 있으면서

힘들게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다른 노인성 질환보다는 훨씬 편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텐데...

 

심장아 제발!

좀 더 서서히 망가져

내 나이 80이 되는

15년 뒤까지만

잘 버텨다오

 

이대로 죽음을 맞이하기엔

아직 하고픈 일,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단다

그러니 제발

심장아 잘 버텨다오

15년뒤인  80나이가 될 때까지만...

 

 

2014. 8. 1. 점차 나빠져 가는 심장 상태를 신경쓰며 써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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