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운길산 수종사에 다녀오다

Bawoo 2013. 10. 21. 22:48

1.

기회가 되면 운길산 수종사에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한것은 전적으로

어쭙잖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내 일상과 관련이 있다.

도서관을 가게되는 날이면 그림 그릴 자료를 찿는답시고 여행 관련 책들을 뒤적거리곤 하는데

이때 눈에 뜨인게 운길산 수종사였다.

북한강과 남한강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는 곳.

 

2.

두물머리의 실제 모습은 어떤 광경이고 그림 소재로는 어떨까하는 궁금증을 머릿속에 담아 놓고

실제로 가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지는 요것도 수삼년 이상은 족히 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마음먹은 일을 쉽게 실천에 못 옮기는 내 성격의 원인을 굳이  들자면 움직거리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내 체질 탓인데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왔다.

 

3.

어느 정도까지 글을 써야 될지 가늠이 안되어  중단하고 블로그  임시보관함에 들여 놓고  잠재우고  있는

황순원 선생 문학관 견학기를 쓰게 된  소나기 마을을 가보게 된 빌미를 제공해준 아들의 취업 시험장 데려다 주기  프로젝트가 이번 주에도 있었다.

 

4.

아들은 이번주에도 강남의  모 고등학교에서 입사시험을 치르기로 되어 있었고 집사람과 나는 아들의 어렵기만 한 사회진입  장벽을 넘으려는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을 시험장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내가 사회진출하던 70년대 후반 시절에 비해 너무도 힘든 요즘 젊은 세대들의 사회진출을  다시 한번 절감

하면서... 

 

5.

아들을 시험장이 있는 곳에 내려 줄 때 까지도 난 어디를 가야할지를 정하지 못했다.

금요일에 간송미술관이다, 인사동이다 정신없이 돌아다닌 탓에 몸도 피곤해 있었는데다 집에 돌아와

근 3시간을 걸려 새벽 1시까지 간송 미술관 관람기를 쓰느라 몸이 너무 피로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퍼뜩 생각한 곳이 상암동에 있는 쓰레기 매립장을 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곳이었는데 말을 꺼내

놓고 집사람 눈치를 보니 썩 내켜하는 표정이 아니었고 나도 모처럼의 도시 밖으로 나갈 기회를  도심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으로  때우려 하니  왠지 가슴이 답답해와 이곳으로 가는  얘기는 아예 없던 일로 해버렸다.

 

6.

그리곤 양평까지 가기 전 지역내로 국한하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이곳 저곳을 생각해봤으나 쉽사리 떠오르는 곳이 없었는데 퍼뜩 정말로 퍼뜩 운길산 수종사가 떠 올랐다.

이곳이라면 고관절이 안 좋아 많이 걷지 못하는 집사람한테도 무리가 안갈테고  남 ,북한강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라 했으니...,

 

7.

네비 아가씨는 외곽순화도로를 경유하는 코스를 알려주었다.

시험장소가 지난 주와 달리 강남 시내로 많이 들어와 있는 곳이긴 하지만' 왜 하필 고속도로로 안내하나'하는 불만이 있었으나 '잘 모르는 길은 네비아가씨 말을 잘 듣고 잘 아는 길은 절대로 네비아가씨 말을 무시한다'는 내가 세운 운전 수칙에 따라 고속도로 진입을 마음먹고 차를 몰고 가는데 '아뿔사, 집 사람과 애기하다가 진입이 가능한 거리를 지나쳐버려 진입을 하려면 엄청 애를 먹게 상황이 되어 버렸다.

 

8.

'에라! 길이 그거 하나 뿐이냐? 어차피 시간 정해 놓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냥 가보자.네비양이 디시 알려 주겠지'

집사람과 의견을 맞추고 그냥 마음대로 달리고 있자니 얼마 있지않아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라는 네비양의 예쁜 안내 소리가 들려 나온다.

'그럼 그렇치'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신나게 가속 페달을 밟고 달리는데 '어랍쇼' 갑자기 차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이고 네비양은 '왼쪽 지하차도 방향입니다'라고 안내하기에 차들이 많지 않은 1차선으로 들어 섰더니 '아뿔사' 좌회전 길이었다.

 

9.

당황한 집사람과 나는  일단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가 다른 곳으로 가보기로 하고 치를 유턴하여 얼마쯤 달리고 보니 아까 차들이 밀려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바로 고속도로에서 나온 차들이 양평 쪽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이다.

 

10.

우리 집이 있는 인천에서 양평쪽을 갈려면 올림픽 대로를 거쳐 가는게 제일 빠른 길인데 이 길은 휴일 이른 시간에는 정체되는 일이 별로 없었다.그래서 편하게 80이상 속력을 내고 달릴 수가 있었는데 지금 우리가

가려고 했던  길은 아마도 고속도로를 통해서 온 남쪽 지역의 차들이  양평지역을 가려면 꼭 통과해야 하는 길이었던 모양이다.

 

11.

정체 때문에 수종사 가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가려다 이 또한 주변 경관이 너무 엉망이어서   포기하고 다시 원래 계획대로 수종사로 가기로 하고 늘어선 차들 뒤에 줄을 선 순간까지의 20여분 동안의 기분은 정말  엉멍진창이었다.

 

12.

수원,광주 이정표를 보고 10여분 정도 달린 길 주변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왜 그리도 지저분한지 차라리

복잡한 도시가 훨씬 낫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다시는 이런 곳은 안 지나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13.

양평 가는 길의 정체 원인은 얼마가지 않아 곧 밝혀졌다.

길은 편도 한 차선만 양평쪽으로 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어느 방향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새로 진입하는 차들이 들어오는 길이 있어 차들이 쉴새없이 꾸역꾸역 밀려 들어오고 있는 탓이었다.

암튼 시간을  지체하면서 그 차들의 틈새에서 조금씩 진행을 하여 정체지역을 벗어나니 멀리 팔당댐이 보였다.

 

14.

팔당댐을 건너 맞은편 쪽으로 가려고 하니 댐위 도로는 휴일에만 개방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차단되어 있어 다시 원래 목적지였던 운길산 수종사를 향하여 고고.

가던 중에 지난 주에 들렀던 다산선생 유적지 안내판이 눈에 들어 왔으나 선생 묘소와 실학 박물관만 못들렀을뿐 대충은 봤으니 박물관 입장료 4천원이 면제되는 후년에 다시 와보기로 하고 견학기도 그때 쓰기로 마음 먹었다.다산선생에 대해서는 아직 아는 것도 많지 않아 황순원 선생   소나기 마을 견학기 쓰는 것 만큼 만만치도 않고...

 

15.

운길산을 향해 가는 도로는 바른 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나 있었다.

차도 많지 않아 드라이브하기는 최상의 코스였는데 그래서 여기까지 오기전 도로정체,다른 곳으로 가려던 때의 주변 경관 지저분한데서 왔던 불쾌감을 말끔이 없애버리고도 남았다.

계속 달리면 청평 대성리가 나오는 것 같았는데 우리 부부는 대성리까진 안 가고 드라이브 삼아 20여분 정도는 더 그 방향으로 달려봤다.

물론 수종사에 가서 두물머리를 보고 내려온 뒤의 일이다.

 

16.

운길산은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도로에 들어서서 10여분 정도 달리니, 나오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차안에서 바라 보아도 고개를 뒤로 제치지 않고  산 정상을 바라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산은 아니었는데

나중에 절 입구에서 만난 산 아래부터 산행을 해온 등산객이 '참 힘들다'고 하는 말을 하는걸 들으면서  

'산행은 아무리 낮은 산도 만만치 않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다.

 

17.

우리가 목표로 한 수종사까지는 당연히 포장 도로가 있었다.

그러나 산을 올라가는 도로라 미끄럼 방지를 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포장이 매끄럽지를 않아 차체가 많이 흔들렸고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 집사람은  무섭다고 말을 할 정도였다. 산 아래서 낮다고 만만히 본 것과는 전혀 딴판이어서   '네가 감히 나를 깔봐?'라며 무언으로 위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18.

10여분 정도 올라갔을까 드디어 절 입구인 일주문이 보이는 곳에 때 마침 차를 댈 공간이 보여 옳타꾸나 하고 차를 대었다.

일주문까진 20여미터 밖에 안되어 보여서 집사람도 걷는데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았고 더 올라가면 주차장은 당연히 있겠지만 차들이 만만치 않게 많이 있을 듯 싶어 주차에 신경이 쓰일 것 같아서였다.

 

19.

드디어 일주문이 보이고 조금 더 가니 최근에 세웠음직한 커다란 부처님 석상 그리고 불이문이 보였다.

일주문,불이문 모두 불가에서 그리 세우는 뜻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식견이 부족한 나로선 딱히 설명할 능력이 없어 이 글을 쓴 참에 공부좀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세운지 그리 오래 되어 보이지 않는돌로 된 부처상

* 불이문

                                                                                                                                

 

20.

불이문을 지나  계단으로 된 길을 10여분쯤 오르니 수종사 본  모습이 자태를 들어냈다.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두물머리도....

 

*불이문 지나 수종사 본찰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

*뒤에 보이는 것이 대웅전.앞이 응진전

 

*응진전:뭔뜻,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음-진리를 받아 들이는 곳?

 

 

 

* 5층 석탑: 해설은 아래  사진에

 

 

                                                                                                                               

대웅전 현판:대웅보전    

*독경하는 스님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 동영상으로 찍어 보았습니다.잠시지만 한번 들어 보세요^^

 

 

                                                                                   

 

 

  *종:한자로 '운길산 수종사 나한신종'이라고   세로 두줄로 쓰여 있다.

 

 

* 500년된 은행나무 -뒤에 보이는 것은 해탈문

                                                                              

 

*위: 수종사 사적기-수종사의 역사가 다 기록되어 있는데 카메라가 시원치 않아 그런지 글자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안 찍힙니다.부분 부분 나눠 찍어 오긴 했는데 이도 편집 능력이 없어 못 올렸습니다.관삼있는 분들은 다른 분들의 글을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수종사에서 본 두물머리 풍경:이 경치를 보려고 열심히 온 것인데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습니다.그림으로 어떻게 소화해야 할 지 딱히 떠오르는 구도도 없구요.암튼 두물머리는 본 것이니 안 와보고 상상속으로 멋대로 그려본 경치는 이제 머리속에 없습니다.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그려보는 상상의 나래가 멋있는 것 같습니다.강 뒤에 보이는 중첩되어 보이는 산들을 먹으로 그려내는 방법이 있음직한데 일단 머리 속에 집어 넣고 봅니다.^^

 

 

 

 

2013.10.20~21 이틀에 걸쳐 마무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