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별이 쏟아진 마당 / 이창식

Bawoo 2015. 2. 28. 22:34

 

 

별이 쏟아진 마당

 

                                                          이창식

 

돌담집, 살구나무 울타리 안

마당 멍석 위 할머니 무릎에서

할머니 이야기 속 소녀 땜에

엄청 울다가 오줌 쌓네.

 

쑥향 모깃불 위로 반딧불 날던 날

쏟아진 별, 별잔치가 꿈결 밥상이었네.

마당 안의 식구들 별 찾아 뿔뿔이

지금은 흩어져 또 다른 별 달겠지만,

그래도 다시 그 집 마당에서 도란도란

오래도록 놓쳤던 기억을 꺼내들고 놀고 싶네.

 

그땐 꼬쟁이로 마당에 환그리면

영락없이 그 소녀 보조개 살아났네.

그 보조개 마음 속의 별이라는 걸

대처에서 각인되자 별등을 달았네.

붉은 별둥, 켜진 그 날  이후 하늘에서

별들이 코러스로 늘상 나를 격려하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유년의 별마당, 나의 미래 곳간이네

내 몸에는 아직도 황토 냄새 나네.

 

* 시 출처: '마당'이란 책 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