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쏟아진 마당
이창식
돌담집, 살구나무 울타리 안
마당 멍석 위 할머니 무릎에서
할머니 이야기 속 소녀 땜에
엄청 울다가 오줌 쌓네.
쑥향 모깃불 위로 반딧불 날던 날
쏟아진 별, 별잔치가 꿈결 밥상이었네.
마당 안의 식구들 별 찾아 뿔뿔이
지금은 흩어져 또 다른 별 달겠지만,
그래도 다시 그 집 마당에서 도란도란
오래도록 놓쳤던 기억을 꺼내들고 놀고 싶네.
그땐 꼬쟁이로 마당에 환그리면
영락없이 그 소녀 보조개 살아났네.
그 보조개 마음 속의 별이라는 걸
대처에서 각인되자 별등을 달았네.
붉은 별둥, 켜진 그 날 이후 하늘에서
별들이 코러스로 늘상 나를 격려하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유년의 별마당, 나의 미래 곳간이네
내 몸에는 아직도 황토 냄새 나네.
* 시 출처: '마당'이란 책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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