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아직은 창문을 꽁꽁 닫아놓고 있는데
커튼마저도 쳐놓고 잠자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문 틈새로 들어오는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수양버들
이제서야 조금씩 연둣빛 옷을 조금씩 입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목련
꽃망울을 터뜨렸나 기대에 부풀어 가보니
이제 겨우 봉오리를 맺고 있던데
꽃이 피려면 아직은 좀 더 있어야겠던데
개나리도 노란 꽃잎을 피우려고 준비만 하고 있던데
마음은 벌써 봄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맞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열 손가락을 두번 접는 세월을 맞기도 버거울 것이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있다.
그래도 새로이 맞는 이 봄,
앞으로 얼마나 맞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이 봄,
해가 갈수록 맞는 것이 아쉽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을 이 봄,
그래서 더 반가이 맞고 싶다.
다시 내 곁에 찾아오는 봄
두 팔 활짝 벌려 맞이하고 싶다
해가 갈수록 줄어들기만 할 이 봄
봄이여 어서 오라
내 비록 그대 맞을 세월이 점점 줄어들고 있을지라도
그래서 그대를 맞이할 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리고 쓰릴지라도
그래도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련다.
앞으로 얼마나 맞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을지라도
그래서 맞이하는 그때 그때마다
가슴 한켠이 아리고 쓰릴지라도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내 이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그리 맞이하련다.
그러니 어서 오라. 봄이여!
나의 마음, 지난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봄이여!
남은 세월 그리 많이 남아 있지도 않고
그 세월 건강하게 잘 지낼 나날보다는
늙고 병들어 아플 날이 더 많을 게 뻔하지만
그래도 남은 세월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해 줄 그대여!
죽는 그날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해 줄 그대여!
2015. 3. 33 일요일 아침, 꽁꽁 닫힌 창문으로 들어오는 공기로 봄이 지척임을 느끼며 써보다.
Giovanni Battista Sammartini (1700-1775)
Violin Concerto in C Major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