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단상(斷想)

Bawoo 2015. 7. 3. 17:06

단상(斷想)

 

 

 

도서관엘 오면

기가 죽는다

그것도 아주 많이많이.

 

내가 쓴 책은 단 한 권도 없는데

너무 많은 책들이 있어서

기가 죽고,

내가 알고자 하는 것들을

나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들을

책으로 써 논

많은 사람들 때문에 기가 죽는다.

 음악, 미술, 한시, 역사, 경제등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책들을

 

이 사람들은 언제 이렇게 공부를  해서

나보고 꼭 읽어보라고 강요하듯

안 읽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유혹하듯

이리도 많이  써 놓은 것인지

감탄하는 마음으로

책을 떠들어 보면서

또 기가 죽는다.

 

시, 소설등 순수 창작물은

왜 또 이리도 많은 것인지

이 많은 작품들 중에 내가 읽은 것보다는 

안 읽은 작품들이 훨씬 더 많은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지녔기에

이리도 많은 작품을 쓴 것인지

정말 기가 죽는다.

 

그러나 기 죽지 말자.

 

내 비록 단 한 권의 책도 못쓰고

앞으로 겨우 창작집 한 권 낼 계획뿐이 없지만

그것도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지만

매일매일 쓰고 그리는 하찮은 글, 그림

나 죽고 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 것이지만

절대 기죽지 말자.

 

그들은 그들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나는 그냥 내 일을 하자.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책 읽는 일

 

그림, 글 아직도 하찮은 수준이지만

그래서 남들 앞에 내놓기가 좀 그렇지만

열심히 그리고 쓰자.

 

책도 열심히 읽자

좋은 책 써 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그런 책을 쓴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는 마음을

전달은 안 되겠지만 쓴 이에게 표하면서

나는 그냥 열심히 읽자.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내가 소화시킬 수 있는 그런 책들을

 

 

그래서,

남들은 안 알아줘도

나는  나를  알아주는 그런 삶을 살자.

여직껏 그리 살았으니

앞으로도 쭈~욱

몸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그렇게 살자.

힘을 내서 열심히

그렇게 살자.

앞으로 사는 날까지 쭈~욱

그게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열심히

 

 

 

2015. 7. 3 도서관에 갔다가 느낀 생각을 글로 옮겨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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