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20세기 한국소설 38권)
한계령
작가인 나는 우연히 옛 동창 친구 은자의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에서, 그녀는 현재 밤무대의 가수가 되었다는것을 말한다. 한편, 나는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녀가 밤무대에 자신을 초대했다는것을 그녀에게서 듣게 된다. 나는 자신이 기억하는 큰오빠의 모습을, 즉 아름다웠던 과거의 한 부분을 은자를 만나 훼손당할까봐 가지 않다가 그녀가 떠나기 전 마지막 날 클럽에 가 그녀가 '한계령'을 부르는 것을 보게 된다. 그녀는 한계령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큰오빠의 좌절과 고통을 공감하고 연민하게 된다. 한편, 그녀가 새 카페를 개업했다는 것을 전화로 알리고 그 카페의 이름이 '좋은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은혜네는 원미동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부터 집이 온데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이사오던 해에는 천장에서 물이 새고, 얼마 후에는 난방 파이프가 터지고, 이어 주방 하수구가 막히고 보일러 굴뚝이 무너지고 자물쇠 보조키까지 말을 안 들었다.
한날 이웃의 으악새 할아버지가 찾아와 은혜네 목욕탕 파이프가 터져 자기 집 천장에 물이 샌다는 소식을 전했고, 하릴없이 광복절 휴일에 맞춰 욕탕 수리를 하게 되었다.
지물포를 하는 주씨는 막일을 하는 임씨를 소개해 주었다. 임씨는 원래 연탄 장수인데, 연탄이 안 팔리는 여름에는 이런 일도 한다 하였다.
"그"(은혜 아빠)와 아내는 허름한 임씨의 행색을 보아 분명히 견적을 이상하게 뽑아 돈을 많이 받으려는 작정이라고 생각하여 내도록 감시를 늦추지 않는다.
임씨는 목욕탕을 다 고친 뒤 옥상까지 고쳐 주었는데, 그동안 시간은 밤이 다 되었다. 임씨는 분홍 편지지로 된 엉터리 영수증에 견적서를 뽑아 주었는데, 애초에 견적으로 잡았던 18만원보다도 훨씬 적은 7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낮동안 임씨가 엉터리 일꾼은 아닌지, 일부러 견적을 훨씬 많이 뽑는 게 아닌지 의심한 것이 부끄러웠다. 일이 끝나고 "그"는 임씨와 함께 김 반장네 형제슈퍼로 내려가 맥주를 시켜 먹었다.
술이 취한 임씨는 하소연을 시작한다. 연탄 장사를 할 적에 연탄을 대 주던 스웨터 공장 사장이 돈을 떼먹고 도망가, 형편이 어렵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가리봉동에 가서 더 큰 공장을 차렸다는 이야기였다. 때문에 임씨는 비가 와서 일거리가 없는 날이면 항상 돈을 받기 위해 가리봉동으로 간다고 했다. 술이 취할 대로 취한 임씨는 “”죽일 놈들. 죽여! 죽여!”하면서 고함을 지른다. "그"는 그 죽일 놈들에 자신도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 오줌이 마려운 척 하고 술값을 치른 뒤 슈퍼를 나온다.
일어나고 나니 진짜로 오줌이 마려워 공터로 걸어가는데, 으악새 할아버지가 ‘으악’하면서 괴로운 소리를 지르며 "그"의 옆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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