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록이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은 읽은 적이 있으나 음악가 자신이 직접 회상록을 쓴 것은 처음 접해보는데 이것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가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베를리오즈'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었던 내용은 '환상교향곡'
========''로미오와 주리엣===
=''이태리의 해롤드=====
'라는 곡을 작곡한 프랑스 음악가라는 것과 아일랜드 출신 연극배우 '해리엇 스미드슨(1800~1854/영문해설 보기 -Harriet Smithson )
<해리엇 스미드슨의 모습>
을 열렬히 짝사랑했다가 결국 결혼에 성공했으나 10년 정도 살다가 이혼했다는 것, 멘델스존과 지휘봉을
교환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는 정도였다.
환상교향곡은 워낙 잘 알려진 곡이라 클래식을 처음 접한 20대 초반 방송을 통하여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곡은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고 수집하기 시작한 작년에서야 알았고. 사실 베를리오즈에 대하여 깊이 알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군에 베를리오즈가 들어있지 않았기에. 본인이 직접 쓴 책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도서관에 들러서 처음 알았다. 아마 도서관에 이 책이 없었다면 베를리오즈에 대하여 내가 아는 지식은 위에 밝힌 내용 정도가 다였을 것이다. 나중에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생각으로는. 그런 면에서 참 고마운 도서관이다. 들를 때마다 음악 관련 책 읽을만한 것이 없나 서가를 기웃거리는 는데 이 책이 운 좋게도 눈에 뜨였으니. ^^
이 책을 읽은 소감은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다. 회상록 형식의 글임에도 연도가 나와 있지를 않아 별도 연표를 찾아봐야 나이별 구체적 행적을 알 수 있게 쓰여 있어 우선 이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요즈음 중앙일보에 김종필씨가 회상록을 연재하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난 년도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어 읽기가 아주 편하고 머리에 쏙 들어오는데 이 책은 그렇지를 않다. 또 책의 절반 분량이 이탈리아와 독일을 여행한 내용인데 그 기간이 얼마나 되고 몇 살 때였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독일 여행에 관하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리스트나 하이네 같은 지인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서는 전문적인 음악적 소양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때문에 음악을 듣기만 하는 수준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읽기 편한 내용은 아니었다.
소득이 있다면, 요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가 곡을 찾아 듣고 있는 중인데 찾아봐야 할 음악가를 추가로 알게 됐다는 것. 메모장에 일일이 메모를 해보니 그 분량이 꽤 많다. 다 찾아 볼 시간이 있겠나 싶을 정도로.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기억난 내용이 있다면
1. 베를리오즈는 해리엇 스미드슨하고 결혼하기 전에 약혼한 여성(마리모크라는 이름의 피아니스트. 쇼팽은 녹턴 9번
헌정)이 있었는데 이탈리아 여행 중에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했다는 내용(책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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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오즈와 약혼했다가 파혼한 피아니스트↑ Marie Moke-Pleyel (1811-1875) |
2.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리우는 '파가니니'가 베를리오즈의 음악에 반하여 곡을 지어 줄 것을 청탁했었고 이와 관계없이 2만프랑이라는 거금을 아무 조건없이 희사해서 베를리오즈가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245쪽)
3. 해리엇 스미드슨이 베를리오즈와 결혼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스미드슨이 무척 어려운 처지(파산 및 부상으로 인한 은퇴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는데 구체적인 언급은 안 되어 있다.(231~238쪽)
4. 리스트와 하이네와는 절친 관계여서 독일 여행 중에 편지를 보낸 기록이(리스트:289~/하이네 336쪽) 책에 들어있다. 특히 리스트는 베를리오즈가 스미드슨하고 결혼할 때 증인으로 참석(288쪽)할 정도로 절친이었다는 내용.
<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
일방적으로 파혼당하고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행동으로까지 옮기려고 했던 마리모크에 대한 뒷얘기가 전혀 없다는 점(뒷얘기 자료-Camille Pleyel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그토록 열렬히 짝사랑했던 여인과 불과 10년을 살고 이혼한 이유등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는 편이어서 베를리오즈란 음악가의 삶이 어떠했는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독일 여행을 한 것까지로 끝나고 있어(자료를 찾아보니 1842~43년으로 39세~40세까지임) 이후 26년간의 삶의 기록은 없는 불완전한 회상록이라고 봐야 될 것 같다.
아래는 이 책을 소개한 출판사 글
<책 소개>
예술가들 중에 괴짜가 많다지만, 그중에서도 베를리오즈는 꽤 독특한 인물에 꼽힌다. 극단적으로 예민한 감수성과 상상력, 대담하고 격정적인 성격은 그의 재능을 더욱 빛나게 한 축복이자 그의 삶을 고단하게 만든 독이었다. 그의 엉뚱하거나 때로는 과격하거나, 독특하거나 섬세한 감정과 행동이 드러나는 삶의 순간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베를리오즈라는 평범하지만은 않은 한 사람, 거장이라 불리는 한 작곡가의 삶을 생생하게 지켜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거기에 그 삶의 순간들이 녹아든 자리에서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면서, 우리는 그의 삶도 그의 음악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목차
1. 문학과 낭만과 혁명과 음악의 탄생 - 베를리오즈의 회상
어린 시절, 음악에 대한 첫 기억 … 11
베르길리우스의 시를 배우며 … 14
음악은 사랑과 함께 찾아왔다. … 23
르쥐외르 선생님의 작곡 교실 … 42
좋은 가수는 드물다. 그러나 좋은 지휘자는 더더욱 드물다. … 51
글루크의 악보를 공부하는 중입니다. … 55
시인, 작곡가는 지옥에나 떨어질 존재 … 59
파리의 다락방 그리고 퐁뇌프 난간에 걸터앉아 … 64
로시니 패거리를 극장과 함께 날려버릴 수 있을까? … 78
베버의 「마탄의 사수」와 「오베론」 … 92
모차르트에 대한 오해 … 103
셰익스피어, 오필리아, 비탄의 엘레지. … 105
오르페우스의 죽음 … 115
지평선에 또 다른 거인 베토벤이 등장했다. … 119
그런데 베토벤 씨가 대체 누군데 그래? … 131
삶의 가장 잔인한 병 … 140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다. 「환상교향곡」을 쓰다. … 148
7월 혁명과 「전사의 찬가」 … 156
그 해 가을의 칸타타 … 164
환상교향곡 공연. 리스트를 만나다. … 172
2. 이탈리아 음악여행
로마의 프랑스 아카데미 … 181
엉뚱한 사건 -복수를 위한 푸가와 반전 … 185
피렌체에서 만난 벨리니의 오페라 … 197
방랑 … 201
비에 젖어 산골을 헤매며 찾은 자유 … 203
수비아코 … 205
시골 청년이 부르는 소야곡 … 207
이웃 작은 마을에서 수집한 음악 … 209
정든 친구 크리스피노 … 211
로마에서 지은 곡 … 213
나폴리 … 216
시인 타소와 인어의 전설을 안고 있는 바다와 섬에서 … 217
밀라노 오페라 극장 … 222
대중의 사랑과 아름다운 목소리 … 224
3. 사랑은 음악이 되고, 음악은 사랑을 만들고
마침내 그녀는 나에게 왔다 … 231
파가니니를 위하여 … 239
4. 독일 음악여행
오귀스트 모렐에게
브뤼셀, 마인츠, 프랑크푸르트 - 여행의 시작과 베토벤의 「피델리오」 … 255
나르시스 지라르에게
슈투트가르트, 헤힝겐 -린드파인트너와 중세의 성 … 271
프란츠 리스트에게
만하임, 바이마르 -시인 실러와 청중들의 앙코르 … 289
슈테펜 헬러에게
라이프치히 - 멘델스존을 만나다. … 304
에르네스트에게
드레스덴 -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리엔치」 … 321
하인리히 하이네에게
브라운슈바이크, 함부르크 -관현악단과의 아름답고 행복한 연주 … 336
아브네크 씨께
베를린 - 글루크의 「아르미드」와 마이어베어의 「위그노」 … 352
데마레에게
베를린 - 「레퀴엠」과 「로미오와 줄리엣」 … 369
오스본에게
하노버, 다름슈타트
- 예술가와 부르주아에 대하여 / 안톤 보러를 만나다. … 388
베를리오즈 작품 목록 … 405
옮긴이의 말 … 409
저자 : 엑토르 베를리오즈
저자 엑토르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1869)는 1803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유럽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고전주의 음악을 넘어서 낭만주의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꼽힌다. 유럽 각지를 여행하면서 편협한 민족주의 음악을 뛰어넘어 현대음악이 국제성을 띠고 풍부해지는 토대를 쌓고 다리를 놓았다. 그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눈물 젖은 빵을 씹으며 청년예술가 최고의 영예인 <로마 대상>을 수상했다. 당대 연극계의 최고 ‘스타’에게 몇 년 동안 절망적으로 구해한 끝에 결혼했다. 거장 리스트, 멘델스존, 파가니니와 민족과 나이를 뛰어넘은 깊은 우정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전설도 남겼다. 그는 삶과 사람과 예술을 사랑하는 순수함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는 숭고한 싸움꾼으로 살았다. 점잔을 떨지 않고, 자기 국민의 소시민 취향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베토벤을 일찍 알아보고 음악과 예술에 국경이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작품으로는 「환상교향곡」, 「이탈리아의 해럴드」, 「로미오와 줄리엣」 등 교향곡과 오페라를 비롯해 많은 걸작을 남겼다. 평론가로서 음악의 기초적 이해를 돕기 위한 『관현악단의 저녁』, 『기악편성』, 『노래 섭렵』, 『베토벤 연구』 등 중요한 저술을 남긴 그는 역사상 보기 드물게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천재였다. 1869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회상」과 「음악여행」을 담은 이 책은 그의 주옥같은 창작과 저술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유산이다. 음악계의 귀재들과 극장과 연주 환경 등 전해지는 기록이 많지 않은 음악계에서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극히 소중한 증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진솔한 고백으로 넘치는 이 책은 화가 반 고흐의 「편지」와 함께 매력 넘치는 한 인간의 내면을 놀랍도록 눈부시게 그려낸 전기문학 최고의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역자 : 어은정
역자 어은정은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와 템플대학교에서 수학. 일리노이대학교 성악 연주 및 문헌 박사. 몽세라 카발레 등을 비롯한 유럽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했다. 오페라 「코시 판 투테」, 「사랑의 묘약」 등에서 프리마돈나로 출연했고 다수의 오페라 갈라콘서트 공연에 참여했다. 스티븐 A. 테일러의 오페라 「실낙원」의 세계 초연에서 프리마돈나를 맡았다. 그밖에 풍크타지아, 스펙트라 레코딩 사에서 연가곡집 등을 내놓았다. 코리아 필하모니와 협연하는 등 독창회와 연주회를 가졌다. 음악예술학회 학술분과부위원장, 현대앙상블 ‘필Phil’ 단원으로 숙명여대, 전남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역자 : 홍문우
역자 홍문우는 프랑스 파리1대학교 대학원(미학)을 졸업했다.
<이상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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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관현학의 혁명가.' 엑토르 베를리오즈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전문가들은 그가 관련분야에 혁신을 이루었다고 평한다.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는 드물게 성장 과정과 음악세계에 관한 책을 냈다. 최근 나온 < 음악 여행자의 책 > (봄아필. 2013)는 한 거장 음악가의 생을 생생히 보여주는 책이다. 흥미롭다. 글쓰기는 음악가라. 보기 드물지 않는가.
책에 따르면 그는 극단적으로 예민한 감수성과 상상력, 대담하고 격정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는 그의 재능을 더욱 빛나게 한 축복이자 그의 삶을 고단하게 만든 독이었다. 여기에 얽힌 일화 중 하나는 첫사랑의 실연이다. 그는 열두 살에 그 아픔을 겪었다.
내 청년기의 습작들에는 우울한 자취가 짙게 배어있다. 거의 모든 멜로디가 단조였다. 나는 이런 한계를 잘 알았지만 별 수 없었다. 첫사랑의 슬픔으로 가득 차있었다. 애도의 검은 휘장이 내 생각을 덮고 있었다. (중략) 나는 내 잔인한 미녀의 분홍 장밋빛 부츠와 눈이 부셨던 그녀의 눈빛과 그녀의 발걸음이 영광스럽게 스쳤던 자리와 숲을 떠냐아 하는 절망을 표현한 몹시 슬픈 글을 지어보았다.' 28쪽
이 뿐만 아니라 그는 약혼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소식에 분노하여 당장 그녀를 죽이겠다고 총을 들고 복수극을 꾸미는 격렬한 사내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격정은 창작의 에너지가 됐다. 나중에 아내가 된, 당시의 스타 앙리에트 스미드슨과에 대한 절절한 사랑은 그의 대표작「환상교향곡」으로 이어졌다.
책에는 이런 사랑 이야기만 등장하지 않는다. 베토벤과 바그너를 위시해 각별했던 프란츠 리스트, 만나기만 하면 말싸움을 벌이면서도 서로의 지휘봉을 교환하며 우정을 과시했던 멘델스존, 「이탈리아의 해럴드」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대작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파가니니와 같은 거장이 그의 전기에 '보조출연' 한다. 지금은 전설이 된 음악의 거장들과 동시대의 음악적 라이벌이자 동료, 선배, 친구이다.
더욱이 그의 솔직하고 격한 성격 덕에 우리는 그 현장을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다. 그는 어떤 비난과 냉대에도 예술에 대한 소신을 지켰고, 예술 활동에 어떠한 나태함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로써 우리는 자신부터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전력을 다해 추구하고 도전하며 관현악의 '혁명'을 이룬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책에 대한 다음과 같은 평가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창작과 저술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유산이다. 음악계의 귀재들과 극장과 연주 환경 등 전해지는 기록이 많지 않은 음악계에서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극히 소중한 중언이기 때문이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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