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앞 뒤 천지 분간 ,주제파악 못하고 경거망동해서 나를 모욕감에 열받게 한 어느 인사에 관한 이야기

Bawoo 2013. 3. 15. 16:20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이를 꾸미면서 그림그릴 때의 행복감과는 또 다른 행복감을 만끽하고 지내는 요즈음,내가 좋아 하는 운동인 테니스를 인연으로  알고 지내게 된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알리는 일도 "내가 생각하는 나를 알게 하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종종 하곤 한다.사실 동네에서 단지 운동하는 종목이 같다는 이유로 얼굴을  마주하며 이웃으로 지내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깊이 알려고 하는 경우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되지 않으면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들이 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 은행엘 다니다 조기 퇴직하고 지금은 그림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정도일테니 블로그를 통해 "나를 좀 더 깊이 알게 하는 것도 괜찮치 않겠나"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얘기하려는 이 인사에게 내 블로그를 알려준 이유도 "나하고 연륜이 비슷한 나이고 테니스를 같이 칠 정도의 실력이며 모 유명 전력회사에 다녔다"는 정도 외엔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는 -사실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일상적으로 접촉하다 보면 상대에 대한 감이 어느 정도는 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사이임에도 이와 같은 생각에서 였다. 단지 최근  같은 이순으로 테니스를 좀 자주 쳤기에 친해졌다면 친해진 사이 정도랄까?아무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보다는 혼자 책 보고 그림 그리며 보내는 걸 더 좋아 하는 내 성격 탓도 있지만 그리 깊은 인연을 맺고 지낼 상대는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던 인사였다.

 

그런데 이 인사한테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블로그를 알려준 지 꽤 됐음에도 아무 얘기 않다가 그제 느닷없이 문자로 블로그에 올린 내용 중 내 그림에 대해서만  나보다 경력이 오래 된 전문가도 감히 못 할 얘기를 그림에 문외한인 주제에 온갖 거만한 문구로 보내온 것 이었는 데 그 문자를 본 순간 모욕감에 계속 열불이 나 이후에  친 테니스 게임은 모두 망쳐 버렸다.

 

그 문자를 그대로 옮겨 보면 " 전략~앞으로도 더 많이 올려놔봐.아직은 이르고 그림 솜씨는 많이 진보됐어.더욱 열심히 해서 개인전 한번은 해야지.~후략"이었다.

 

이 인사 내 블로그에 들어와 구경하라는 이야기를 "내 그림 수준을 평가해 달라고 착각한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무례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지..더구나  같이 그림을 그리는 나보다 경력이 오래 된 전문 화가도 감히 못 할 말을  그냥 보는 수준인 문외한인 주제에...

 

그림을 보는 눈이야 나름대로 다들 있는 것이니 잘 그렸다 못 그렸다 생각을 문외한들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블로그에 올려 논 그림 전부가  화력이 14년이 된 작년에 그린 그림들이고   완성도는 아직 미흡하지만 필력은 나름 마음에 드는 수준이어서 올려 논 건데, 단지 남의 그림을 보기만 하는 수준 뿐이 안되는 인사가 참! 기가 막혀서...더구나 내 화풍이 작업 시간이 엄청 걸리는 정밀 작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전지 규격 한점 완성하는데 평균 10일씩 걸리는데...

 

문자 받은 이후로 운동 끝나고 집에 돌아 와서도 분이 안풀려 문자로 뭐라고 해놓고도 이틀이 지난 지금도 아직 분이 안풀린다.

 

사람이 뭔가 좀 경망스럽다는 느낌을 평소에 받기는 했으나 남이 많은 시간을 힘들여 만들어 논 결과물을 아주 가볍고 간단하게  제 멋대로 평가해 버릴 정도의 양식 뿐이 못 갖춘 인사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양식이 그런 정도의 수준 뿐이 안되는 줄  진작 알았으면  아예 처음부터 상종을 안했어야 되는건 데, 세상 살이가 내 마음대로 마음에 드는 사람만 골라서 만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블로그를 알려 준 내 의도와 다르게  반응하는 이런 인사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미처 못 한 내가 더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좀 덜 가지만 인사동으로 한창 전시회를 보러 다닐 때 느낀 소감은 완성도 높은 경지에 오른 화가의 작품을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어렵게 시간내어 먼 거리까지 갔다가 수준 미달의 작품을 보고 오면서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 는 생각이 들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내 눈에 봐도 한창 필력이 모자라는 수준의 작품을 비싼 돈 들여 전시회를 하는 이유를 알 수는 없으나 그것이 그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방법의 하나라면 남인 내가 굳이 뭐라고 할 일은 아니니...

 

예술 작업은 궁극적으로 자기와 시간과의 싸움이다.그 싸움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이 나름 경지에 오르기 전 까진 재능과 노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시간을 요한다.위에서 얘기한 작품성이 떨어지는 수준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하는 사람들은  완성도가  부족한 그림이나마 우선 남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본말이 전도된 예술을 하는 이의 마음가짐의 문제이겠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얻는 것이 있어서 일테니 제 3자인 내가 굳이 뭐라고 할 일은 못된다.그런  작품들을 보고 실망하고 돌아서는 건 보는 이 들의 몫일 테고 화랑은 화랑대로 그런 그들이라도  있어야 운영이 되지 않겠나?

 

나의 경우는 100% 내 마음에 만족하는 수준에 이르기 전까진 절대로 전시회를 안 할 생각이다.현재 내가 생각하는 내 그림의 완성도 수준은 70%선이고 나머지 30%중  몇 %는  아마 평생 못 채울지도 모르니 전시회 자체는평생 안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젠 찢어 버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수준은 되니 앞으로 건강이  허락되는 남은 삶의 기간 동안 100%를 향하여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고 살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대인 관계의 기본 양식도 안되어 있는 수준의 인사한테 걸려 난데없이 뒷통수를 얻어 맞는 일이 없기 위해서라도 좀 더 열심히 그림 공부에 매진해야 되겠다.

 

                                                                         2013.3.16  밤 9시 5분에 두시간 걸려 쓴 글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