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살아 있다는 의미를 생각함

Bawoo 2013. 3. 25. 23:51

이따금씩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에

하나씩 둘씩 늘어가는

검버섯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3~40년 전에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안계신

할아버지,할머니 생각이

문득문득 나는 건 왜 일까?

 

평생 무거운 거름통을

힘겹게 양 어깨에 메시고

논 밭 갈고  흙과 씨름하며

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파트를 세파트라고 부르시던

못배우신 할아버지.

이미 40년도 지난

내 젊은 20대 군복무 시절에

돌아 가신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이젠 나도

할아버지 나이가 되어 있는

 지금 새삼 생각나는건

왜일까?

 

할아버지보다

7~8년은

더 사셨지만 ,

돌아가신지 이미

 30년이 넘으신 할머니

그 할머니가

이따금씩 생각나는건

왜일까?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

큰 어머니에게

모든 경제권 뺏기시고,

 

할아버지과 함께

어렵게 힘들게 일궈 놓은 전답을

큰 아버지가 술과 도박으로

탕진하는 것을

하릴없이 넋 놓고 지켜봐야먄 했을

가엾은 할머니.

그 할머니가 문득문득 생각나는건

왜일까?

 

지금의 내 나이에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

조금 더 사셨지만

사는 즐거움이곤

평생 모르고 살다

세상을 떠나셨을 할머니.

 

두분의 힘겨웠을 삶을 생각하노라면

 

지금의 나의 삶!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하루하루를

내 원하는 시간만큼

그림 그리고

잡문일 망정 글을 쓰며

읽고 싶은 책

언제든지 읽을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쉬며

보낼 수 있는

지금 이 시간들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지금의 소중한 이 행복!

이 행복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오래 이어져

평생 사는 낙이라곤 모르고 힘겨운 

삶을  살다 가신

가엾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의 못 다하신

삶의 몫 까지

내가 대신 살다 갔으면 싶다.

 

그리고 아직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도 삶을 마감하고

저승에서 두분을 뵙게 되는 날

큰 절 올리며

이렇게 말씀 올리고 싶다.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에

한세상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다 왔노라고...

 

두분 저 세상에선

편안히 잘 계시겠지?

 

아마 틀림없이 그러실께다.

 

                                                                         2013.3.25 밤 11시(?) 그리고 26 아침에 수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