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거울에 비치는 내 얼굴에
하나씩 둘씩 늘어가는
검버섯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3~40년 전에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안계신
할아버지,할머니 생각이
문득문득 나는 건 왜 일까?
평생 무거운 거름통을
힘겹게 양 어깨에 메시고
논 밭 갈고 흙과 씨름하며
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아파트를 세파트라고 부르시던
못배우신 할아버지.
이미 40년도 지난
내 젊은 20대 군복무 시절에
돌아 가신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이젠 나도
할아버지 나이가 되어 있는
지금 새삼 생각나는건
왜일까?
할아버지보다
7~8년은
더 사셨지만 ,
돌아가신지 이미
30년이 넘으신 할머니
그 할머니가
이따금씩 생각나는건
왜일까?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
큰 어머니에게
모든 경제권 뺏기시고,
할아버지과 함께
어렵게 힘들게 일궈 놓은 전답을
큰 아버지가 술과 도박으로
탕진하는 것을
하릴없이 넋 놓고 지켜봐야먄 했을
가엾은 할머니.
그 할머니가 문득문득 생각나는건
왜일까?
지금의 내 나이에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
조금 더 사셨지만
사는 즐거움이곤
평생 모르고 살다
세상을 떠나셨을 할머니.
두분의 힘겨웠을 삶을 생각하노라면
지금의 나의 삶!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하루하루를
내 원하는 시간만큼
그림 그리고
잡문일 망정 글을 쓰며
읽고 싶은 책
언제든지 읽을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쉬며
보낼 수 있는
지금 이 시간들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지금의 소중한 이 행복!
이 행복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오래 이어져
평생 사는 낙이라곤 모르고 힘겨운
삶을 살다 가신
가엾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의 못 다하신
삶의 몫 까지
내가 대신 살다 갔으면 싶다.
그리고 아직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도 삶을 마감하고
저승에서 두분을 뵙게 되는 날
큰 절 올리며
이렇게 말씀 올리고 싶다.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에
한세상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다 왔노라고...
두분 저 세상에선
편안히 잘 계시겠지?
아마 틀림없이 그러실께다.
2013.3.25 밤 11시(?) 그리고 26 아침에 수정하다
'[斷想, 閑談] > <단상, 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나도 사람이 그립다. 친구도 있었으면 싶다. (0) | 2013.03.31 |
---|---|
주점 "추억서리" (0) | 2013.03.27 |
앞 뒤 천지 분간 ,주제파악 못하고 경거망동해서 나를 모욕감에 열받게 한 어느 인사에 관한 이야기 (0) | 2013.03.15 |
이제는 어깨 위의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산다. (0) | 2013.03.10 |
요즘 일본 엔화 약세를 지켜 보는 짧은 생각 (0) | 2013.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