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소감:클래식 음악 듣기를 엄청 좋아해서 매일 듣고 수집을 하지만 오페라만은 예외였다.
성악은 싫어하는 편인데다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로 1시간 이상을 들어야 하는 것이
아직은 소화불량이어서 인기있는 소품 정도 듣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런 내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 제목에 끌려서였다. 오페라와 미술의 만남이라. 내용를 훑어보니 내게 유용하다고
판단되었다. 클래식은 취미로 듣지만 꽤 많이 아는 수준이고 미술은 하루에 서너시간씩 붓을 잡고 있는
생활을 하고 있어 둘 다 나하고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을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내가 얻고자 하는 지식을 내 수준에 맞춰 공급해주는 그런 책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지는 않으면서 알고자 하는 것을 알려주어 필요하면 깊게 들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는 책. 이 책이 딱 그랬다. 오페라 전곡을 아직 듣지는 않지만 작곡가와 곡명 정도는 거의 알고 있는 수준인데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했다. 만만치 않게 많이 실려있는 그림들은 해당 오페라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궁금했고.
책은 쉽게 잘 읽힌다. 오페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많지만. 그러면서 많이 놀랬다.
글을 쓴 이가 조윤선이라는 음악, 미술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정치인이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리 해박한 오페라, 미술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니. 기가 팍 죽는다. 이미 알려진 이름만으로도 유명인인데 책까지 이리 쓸 수 있다는 것에.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는 있으나 다른 분야까지 교양 수준의 책을 써내려면 이 부분에도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다음이라야 가능한 것인데 이게 시간의 제약을 받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싶어서.
300여쪽이 채 안되는 분량이고 오페라 전부를 설명해놓은 책은 아니지만 오페라와 미술에 대한 교양 수준의 지식을 쌓는데는 이리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내게는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사족: 오페라를 해설하면서 관련 그림들은 어떻게 수집했는지도 참 경이로웠다. 오페라 관련 화가들의 작품을 다 꿰뚫고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고시공부를 하고 변호사가 되고 나라일을 하면서 이게 가능한 일일까 궁금했다. 초인이 아닌가 싶어서. 학문 연구를 하는 일을 하는 자리에 있다면 혹 몰라도 세상의 온갖 번다한 일과 다 엮여 있어야 하는 정치인이란 자리에 있으면서. 혹 다른 전문가의 힘을 빌린 것은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ㅎㅎ]
[이 책 관련 글 모음]
오페라와 명화가 만들어낸 매혹적인 이중창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명화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예술에세이다. 법조인이자 금융인이기도 한 저자가 오페라 칼럼니스트로서 지난 2년간 월간 '객석'에「오페라가 있는 명화」라는 주제로 기고했던 칼럼들을 새롭게 다듬었다. 불후의 명화 속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를 통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오페라는 미술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함께 호흡해왔다. 오페라의 명장면을 화폭에 담아낸 화가들도 적지 않으며, 반대로 거장들의 작품을 오페라 무대에 재현해낸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오페라와 미술의 교감을 바탕으로, 오페라의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며 극적인 장면과 절정의 순간을 담아낸 명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목차
서문 - 달도 삼키고 바람도 보듬는 마음의 부자를 꿈꾸며
거친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여인의 눈물 -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사랑조차 외면한 가혹한 삶의 무게 - 아브로즈 토마의 햄릿
죽음으로 빠져드는 영혼의 소용돌이 - 리카르도 잔도나이의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죽음을 초월한 연인의 어긋난 운명
- 프랑수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 빈첸초 벨리니의 카플레티 가와 몬테키 가
스스로의 환상에 갇힌 슬픈 사랑 - 자모코 푸치니의 나비부인
배신과 죽음, 그녀가 가진 모든 것 -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
헤어날 수 없는 운명의 미로 - 주세페 베르디의 돈 카를로
민족의 한을 대신한 영웅의 노래 - 주세페 베르디의 나부코
거짓 약속으로 점철된 격정의 오페라 - 자코모 푸치니의 토스카
권력을 부르짖는 귀기어린 절창 - 주세페 베르디의 맥베스
영웅을 함락시킨 여인의 유혹 - 카미유 생상스의 삼손과 데릴라
절제할 수 없는 욕망의 각혈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방랑자들이 노래하는 역설적 인생 - 루지에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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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조윤선
-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저자조윤선 지음출판사시공사 | 2007-10-19 출간카테고리예술/대중문화책소개오페라와 명화가 만들어낸 매혹적인 이중창『미술관에서 ..
- 포근포근 비밀 다락방.... 2013.03.05
- 명화로 보는 유명 오페라의 주요 장면들
- 오페라 중에 순수창작물은 별로 없다. 대부분 유명한 전설을 소재로 했거나, 따로 원작이 있다. 역사에서 소재를 취했을 때도 그 역사를 다룬 문학작품을 원작으..
- YES24 2010.06.05
- 미술관에서 만난 오페라
- 내가 직접 본 오페라가 과연 얼마나 되던가... 돌이켜보니 ’마농 레스코’ ’엘렉트라’&n..
- 메타세쿼이아님 인터파크도서 2010.04.13
-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책
-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조윤선 미술관련 책은 나름 읽을만큼 읽어왔던 나,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를 통하여 오페라에 관심을 갖고 이 책..
- 책을사랑하는1人님 인터파크도서 2009.06.23
(총3건)
- [책읽는 경향]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경향신문 2011.10.31
- ▲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조윤선·시공사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윤서는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음란소설을 직접 쓴다. 여기에 더해 광헌에게 소설 속 삽화를 그려줄 것을 부탁한다. 아름답고 격조 높은 문체가 박력 넘치는 그림과 만났으니 장안 아녀자들은 몸이 달아오른다.윤서는 음란서생으로 낙인찍혀 귀양을 간다. 그러나 그는 하던 일을 멈추기는커녕 한 발짝 더 나아간 방법을 찾아낸다. 책장을 연속해서 넘기면 동영상이 되는 음란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이다.문자와 그림이 손동작으로 이어져 활동사진이 탄생했다. 아마도 당대 최고의 문화 콘텐츠가 아니었을까? 이는 얼마 전 < 음란서생 > 이라는 영화로 우리에게 소개되었다.예술을 전공한 적이 없는 법조인에, 금융회사 임원이자 국회의원인 저자 조윤선은 동·서양의 사상과 예술을 넘나들면서, 시청각의 예술적 장르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그림과 음악으로 오페라를 만나게 한다. 단아한 문장, 오페라의 생생한 그림과 음악이 가장 매혹적인 문화 삼중창을 절묘하게 펼쳐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오페라를 들을 수 있다. 미술관이나 연주장이 아닌 곳에서 명화를 만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저자는 음악과 미술, 예술은 느끼고 취하는 사람이 바로 주인이 될 수 있다며, 오랜 벗을 청하듯 독자들을 문학과 미술, 음악의 정원으로 초대하고 있다.문화 콘텐츠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존재해왔다. 그러기에 그 시대의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와 방식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최근 미술계 흐름의 대세는 '퓨전(fusion)'이다. 신윤복의 미인도와 서양공주의 만남, 김홍도 그림 속에서 소녀시대가 춤추는 모습, 동양화 속으로 들어간 '007'의 악당들 등 다양한 기법으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비빔해 재창조한 작가들의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윤서와 조윤선이 앞서 갔던 길에 동참하고 있다.< 천진기 | 국립민속박물관장 >
경향신문 '오늘의 핫뉴스' ▶ 김제동 '48%' 누드 공개…이효리 "더럽다" ▶ 14살 소년, 어머니 지키려다 폭행당해 사망 ▶ 20대 커플- 40대 부부, 횟집서 난투극… 왜? ▶ '나꼼수'의 MB 찬송가…'내곡동 가까이' 화제 ▶ 여성들이 꼽은 "남자에게 확 깰때" 공식 SNS 계정[경향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세상과 경향의 소통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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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14
- [코스닥 엘리트] 김동녕 회장의 추천도서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 2008.04.14
- 오페라 14편 새롭게 재해석 멋진 감흥 전달 인터넷도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필자는 소비자들보다 앞서서 좋은 책을 전하기 위해 대표라는 이미지보다는 한 명의 독자로서 책을 대하고자 애쓴다. 한 장 한 장 손으로 넘기며 읽는 책은 디지털시대의 그 어떤 배움보다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과 예술, 여행 책 등은 경영이나 사회생활에 필요한 창의성과 유연한 사고법을 접할 수 있어 즐겨본다. 작년 말에 알게 된 이 책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일반인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오페라를 친숙하면서도 재미있게 전하고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대표적인 예술분야인 미술과 오페라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점도 이 책만의 특색이다. 이 책은 서양의 문학, 철학, 역사, 신화, 사상, 종교 등을 포함하고 있는 오페라의 스토리를 정리해주고, 관련 오페라의 명장면 혹은 관련 이미지를 게재하여 오페라의 묘미를 직접 느끼도록 구성했다. 나비부인, 라트라비아타, 토스카, 햄릿 등 총 14편의 오페라를 소개하는데, 그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고 관련 사진 도판을 수록해 공연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밖에도 오페라의 메인스토리가 타 장르와 만나 어떻게 변주되는 지도 들려준다. 예를 들어, 사교계의 고급 창녀를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는 명화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데, 영화와 오페라의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상호 교감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오페라와 명화에 담겨있는 작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다. 주세페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에서 사치벽이 심한 뒤플레시스를 사랑하는 청년 뒤마피스가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부자도 아니고 당신이 원하는 만큼만 주는 사랑에 만족하는 가난뱅이도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존 에버렛 밀레이의 그림 `물에 빠진 오필리아'에서 물에 빠진 정신이상의 소녀를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낸 것을 보면 작가가 그 대목을 표현할 때의 심정이 절로 느껴진다. 그림 속 소녀는, 햄릿의 내용처럼 햄릿과의 지나간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들꽃을 꽉 움켜쥐고 있는데, 그런 세밀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독자에 눈앞에 제시해 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인간의 희로애락, 사랑과 인생, 역사와 인간, 예술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오페라를 왜 미처 즐기지 못했는지 안타깝다. 오페라는 물론 기존에 보아온 명화들까지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읽는 내내 멋진 감흥을 전해주리라 믿는다. 풍성한 문학적 감성과 삶에 대처하는 방법이 담겨있는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우리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생각의 폭을 키워주는 책으로 손색없다. 최근 비즈니스 서적이나 자기계발서 등을 통해 자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려는 이들이 많지만, 오히려 이러한 예술 관련 서적들이 타인과의 교감 능력을 더 북돋아주는 게 아닐까? <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3553+NATE/magicⓝ/ez-i >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조윤선 씨티은행 부행장 예술에세이 출간>
-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조윤선(41)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장 겸 부행장이 불후의 명화 속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를 통해 미술과 음악..
- 연합뉴스 2007.11.05
상세이미지
눈과 귀가 행복해지는 예술의 세계
법조인, 금융인, 그리고 오페라 칼럼니스트.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상반된 분야의 명함을 모두 가진 이가 있다. 바로 조윤선 씨티은행 법무본부장 겸 부행장. 그녀의 책상 위에는 법률서적과 금융서적들 사이에 묵직한 오페라 관련 책들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워낙 오페라와 그림을 좋아할 뿐더러 전문가 못지않게 깊이 있는 안목과 식견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그녀는 ‘오페라 칼럼니스트’로서 지난 2년간 월간 <객석>에 ‘오페라가 있는 명화’라는 주제로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칼럼들은 이번에 새롭게 다듬어져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책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불후의 명화 속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를 통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기는, 눈과 귀가 행복해지는 예술에세이다.
명화라는 악보에 담긴 오페라 이야기
오페라에는 서양의 문학과 철학, 역사와 신화, 사상과 종교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음악, 무용, 미술, 무대, 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오페라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사상적 뿌리를 공유하고, 다양한 예술 영역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특히 오페라는 무대라는 공간적?시각적 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오래전부터 함께 호흡해왔다. 오페라의 명장면들을 화폭에 담아낸 화가들도 적지 않으며, 반대로 거장들의 위대한 미술작품을 오페라 무대에 재현해낸 경우도 매우 많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오페라와 미술의 교감을 바탕으로, 오페라의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며 극적인 장면과 절정의 순간을 담아낸 명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명화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에 익히 보아온 명화들에서 새롭게 발견한 오페라 이야기는 예술에 대한 일반의 거리감을 좁히고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사각의 캔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이야기 속에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이 넘실대고 사랑과 인생, 역사와 인간, 예술과 낭만의 이중창이 격정적으로 울려 퍼진다. 정갈한 글과 함께 명화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오페라 공연을 본 듯한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19세기 중반, 좋은 집안 출신의 잘 노는 청년들의 모임인 ‘쟈키 클럽’의 일원이었던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는 파리 오페라 극장의 객석에 앉아 있는 알퐁신 마리 뒤플레시스에게 한눈에 반했다. 그녀의 집까지 뒤따라간 뒤마 피스는 아름다운 뒤플레시스가 각혈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결핵 환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 문학청년은 그녀를 극진히 간호했다. 남자의 진정한 사랑을 처음으로 알게 된 뒤플레시스는 그를 사랑하게 되어 한 달 남짓 둘만의 신혼살림을 차린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코르티잔으로서 파리의 뭇 남성들로부터 여신처럼 추앙받으며 세련과 사치라면 따라올 사람이 없던 뒤플레시스의 사치벽은 도저히 뒤마 피스 같은 젊은이가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그녀는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동백꽃에 파묻혀 지낼 수 있게 해줄 정도의 재력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뒤플레시스는 슬슬 다른 남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상처받은 뒤마 피스는 급기야 그녀에게 절교의 편지를 썼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부자도 아니고, 당신이 원하는 만큼만 주는 사랑에 만족하는 가난뱅이도 아닙니다…….”
_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매드신의 정점에 오필리아의 죽음이 있다. …… 햄릿의 어머니는 죽음을 맞는 순간의 오필리아를 이렇게 노래했다, “그녀의 옷이 물에 퍼져, 인어처럼 떠오른 채, 위험도 모르는 채 그녀는 시를 읊었지. 마치 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처럼…….” 존 애버렛 밀레이가 그린 <물에 빠진 오필리아>는 죽음에 임한 오필리아를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 그림을 위해 밀레이는 그림을 그리는 내내 모델에게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욕조에 떠 있도록 했다. 이 그림이 영국 왕립 아카데미에 전시되었을 때 갤러리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은 오랫동안 이 그림 곁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 한 손엔 햄릿과의 지나간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들꽃을 움켜쥐었지만 물가의 풀 한 포기도 잡지 않은 빈손은 어쩌면 햄릿이 뻗어줄지도 모르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일까…….
_앙브로즈 토마의 <햄릿> 중
노벨로 가문은 인근 리미니의 실권자였던 말레스타 가문과 전쟁 중이었다. 두 가문의 실권자들은 전쟁을 끝내는 길은 서로의 자제들을 결혼시키는 것, 즉 노벨로 가문의 장녀 프란체스카와 말레스타 가문의 장남을 맺어주는 길 이외에는 없다고 판단했다. 말레스타 가문은 혼인 당사자인 곱사등이 조반니 대신 잘생긴 둘째 파올로를 노벨로 집안으로 보내 마치 결혼 상대자인 조반니인 양 행세하게 했다.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리미니의 시댁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프란체스카가 너무도 안쓰러운 나머지, 몸종은 어느 날 파올로를 프란체스카의 내실로 안내한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탐하는 격정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이 격정적이었던 만큼, 오페라 안에서도 그 둘의 이중창은 압도적이다. 그중 백미는 1막 ‘무언의 이중창’. 형 조반니로 가장하고 신붓감을 찾아온 파올로가 프란체스카와 첫 대면을 하는 장면은 특이하게도 둘 사이에 노래 한 마디 없이 첼로 솔로가 리드하는 관현악으로 격정적인 사랑이 표현된다. 사랑에 구차하게 무슨 말이 필요하랴.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랑을 무언의 이중창보다 더 잘 그려낼 음악은 없을 것이다.
_리카르도 잔도나이의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중
'♣ 책 도서관 ♣ > - 예술,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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