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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자가 쓴 일본 근세 100년사]☆5.조용한 혁명 - 성희엽

Bawoo 2020. 11. 13. 20:41
조용한 혁명[소감] 오늘날 일본을 있게 한 메이지 유신을 우리 학자가 분석한 역저. 책 제목은 프랑스 혁명과 비교해 인명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게 이뤄진 것에 착안했다고 한다. 일본 메이지 유신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은 필독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저자의 강의 동영상: 책에 없는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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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일본근대사 100년을 사상적, 변혁적, 제도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비춰 동아시아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성찰하고 있다. 책은 1700년대 후반부터 근대국가체제가 성립되고 서양 국가들과 체결했던 불평등조약이 완전히 개정되는 1900년대 초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1부 유신과 건국의 기원, 2부 유신혁명, 3부 건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성희엽(成熙曄, Seong Heui Yeob) 국제지역학 박사. 일본근대사 전공.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동아대학교 동북아국제대학원을 거쳐 국립 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광역시청,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으며 부산동서대학교 대학원 일본 지역 연구과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했다.

 

목차

감사의 글

시작하면서
1. 동아시아 근대사의 거울, 일본 근대사
2. 주요 역사 용어들
3. 유신과 건국의 역사관

제1부 유신과 건국의 기원
제1장 『5개조서약문』과 유신혁명
1. 『5개조서약문(五箇?の御誓文)』
2. 『5개조서약문』과 유신혁명
1) 『5개조서약문』의 정치적 배경
2) 유신의 근본정신과 신정부의 국시(國是)

제2장 정통성
1. 정통성과 천황
1) 천황가의 기원과 정통성
2) 만세일계(萬世一繼) 황통론의 계보학
2. 국학과 유신혁명
1) 국학의 중흥과 발전
2) 국학과 유신혁명
3. 미토학과 유신혁명
1) 미토학(水??)의 성립과 발전
2) 후기 미토학과 유신혁명

제3장 근대성
1. 근대성과 일본문명
2. 난학과 서양문명
1) 세계로 향해 열린 작은 창, 데지마(出島)
2) 막부 말기 서양문명의 수용
3. 근대성과 유신혁명
1) 난학과 근대적 세계관
2) 난학과 근대적 개혁사상

제4장 공공성
1. 에도 시대 유학의 발전과 혁신
1) 에도 시대 유학의 발전
2) 경제 사회의 발전과 유학의 혁신
2. 정치 세계와 공공성의 발견
1) 이토 진사이와 천하공공(天下公共)의 도(道)
2) 오규 소라이와 선왕(先王)의 도(道)
3. 공공성과 유신혁명
1) 공의(公儀)와 공공성-대정위임론(大政委任論)
2) 근대적 공공성(公共性)-요코이 쇼난과 공공의 정치

제2부 유신혁명
제5장 혁명전야
1. 중국의 시련과 일본의 대응
1) 서풍에 실려 오는 불길한 소식, 아편전쟁
2) 우국지사들
3) 막부 말기의 부국강병 노력
2. 혁명전야
1) 불가피한, 그러나 치명적인 개국(開國)과 개방
2) 정치적 행동가(Activist)-요시다 쇼인
3) 혁명의 스타팅 피스톨(Starting Pistol)-사쿠라다문밖의 사건
4) 조슈의 지독한 투혼-8·18정변에서 제2차 조슈정벌전쟁까지

제6장 유신
1. 왕정복고 쿠데타
1) 유신혁명의 주력, 사쓰마
2) 쇼군의 승부수-대정봉환
3) 혁명세력의 반격-왕정복고 쿠데타
4) 에도성 무혈개성-가쓰 가이슈의 마지막 담판
2. 유신의 또 다른 행위자들
1) 천황가와 조정
2) 국제적 환경-영국과 프랑스
3. 패자(敗者)들의 유신혁명
1) 마지막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
2) 막신들의 유신혁명
3) 아이즈의 풀리지 않는 유신 원한

제7장 유신혁명
1. 구체제와 유신 정부
1) 기도 다카요시
2) 구체제의 특징과 한계
3) 유신 정부의 개혁 정책
2. 유신에서 혁명으로, 구체제를 해체하다
1) 지역(藩) 권력의 폐지
2) 신분 제도의 폐지
3) 특권과 차별의 폐지

제3부 건국
제8장 건국의 구상
1. 유신 정부와 이와쿠라사절단
1) 이와쿠라 도모미
2) 유신 정부와 이와쿠라사절단
2. 이와쿠라사절단의 문명론-『미구회람실기』
1) 자본주의 산업문명
2) 공화주의와 입헌군주제
3) 만국공법(萬國公法, 국제법)과 국제 질서
3. 유신 정부 초기의 건국 구상과 근대화 혁명
1) 유신 정부의 시련-정한론 정변(1873)과 서남전쟁(1877)
2) 이와쿠라사절단과 유신 정부의 건국 구상
3) 이와쿠라사절단과 근대화 혁명
제9장 경제혁명
1. 정부 주도의 공업화
1) 오쿠보 도시미치
2) 서구화 정책과 식산흥업 정책
2. 근대 자본주의 제도의 정초
1) 근대적 시장경제와 재정금융 제도
2) 근대화의 기수, 엔(円)의 탄생

제10장 군사혁명
1. 근대 국민군과 군사 제도
1) 야마가타 아리토모
2) 중앙정부군의 창설과 발전
2. 메이지기의 군비 증강과 대외 팽창
1) 메이지기의 대외 팽창 논리
2) 메이지기의 군비 증강
3. 메이지기 일본군의 특징

제11장 입헌혁명
1. 근대적 입헌 제도와 제국헌법
1) 이토 히로부미와 근대적 입헌제도
2) 오쿠마 시게노부의 정당내각제 입헌론과 1881년정변
3) 유럽 입헌 제도 조사와 대일본 제국 헌법
2. 불평등조약의 개정과 ‘자주독립’
1) 근대 국제 정치 질서와 불평등조약 체제
2) 근대 사법 제도의 구축
3) ‘자주독립’ 문제와 불평등조약의 개정

제12장 유신과 건국에 관한 성찰
1. 유신과 건국의 특징
2. 유신과 건국의 주체-사무라이 혁명가
1) 유신의 영웅들
2) 사무라이를 혁명가로 키운 것
3) 덴포기의 사무라이들
3. 유신과 건국의 운명
1) 건국과 독재
2) 후계자들-유신과 건국의 파괴자

보론 천황과 전쟁책임론
1. 현대 일본의 천황
2. 쇼와 시대의 끝-봉인된 전쟁책임론

참고문헌
부록
일본 근대역사 관련 영화/드라마 자료
사진 출처 및 인용 자료의 소장처
저자 후기

출판사서평

일본 근대사 100년에 관한 성찰
국내 저자가 메이지유신과 근대일본의 건국 과정을 중심으로 일본 근대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이 처음 나왔다. 『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이 그것이다.
이 책은 우선 방대한 분량의 사진자료가 눈에 띤다. 저자는 한 국가의 근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지리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이 책을 집필하면서 일본 근대사에서 역동적인 역할을 맡았던 주요 지역(번)의 역사와 지리를 이해하기 위해 가고시마에서 센다이까지 25개 도시를 직접 탐방했고 그 과정에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자료를 실어 놓았다. 거기에 국내외 학자들의 최근 연구 문헌까지 참고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일본 이와나미(岩波) 출판사의 연표를 활용하여 주요 사건의 세부 일자까지 정확하게 표기하는 등 날짜, 주요인물의 생몰연대, 일본어의 표기법 등 역사책을 집필할 때 부딪히는 기초적인 사료에 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돋보인다. 또한 부록으로 일본근대사의 주요 연표와 도쿠가와 막부가 서양 국가들의 동향과 아편전쟁의 상황에 관한 일종의 정보보고서인 풍설서(風說書)도 전체를 요약해 실었다.
이 책은 1700년대 후반부터 근대국가체제가 성립되고 서양 국가들과 체결했던 불평등조약이 완전히 개정되는 1900년대 초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1부 유신과 건국의 기원, 2부 유신혁명, 3부 건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8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제1부에서는 사상적인 측면에서 메이지유신으로 이어지는 정신적 기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774년 스기타 겐파쿠가 네덜란드 해부학 책을 번역한 『해체신서』의 간행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 양학(洋學)과 함께, 국학(國學)의 체계화, 유학(儒學)의 근대적 발전 과정 등 다양한 사상적 발전이 메이지유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이어 제2부는 1840년 중국에서 일어난 아편전쟁 이후 1868년 초 메이지유신까지 시기를, 막부독재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막부독재체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국가체제를 건설하려는 변혁세력 사이의 투쟁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천황과 조정, 도쿠가와 막부와 친막부 번, 서남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적 번이 이 투쟁의 주요 주체이다. 제3부에서는 메이지정부가 성립된 뒤 정부를 장악한 개혁적 인물들이 22개월간 서구를 순방하는 이와쿠라사절단에서부터 메이지 근대국가의 성립과 불평등조약의 완전개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1,2,3부는 근대일본의 발전과정을 사상사, 변혁운동사, 제도사 측면에서 각각 분석했다. 하지만 세 측면이 각각 연결되면서도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를 순서대로 읽지 않고 관심분야에 따라 각각 따로 읽어도 무방하다.

아시아 근대사의 거울, 일본 근대사
저자는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저자는 1800년대 중반 서구열강이 동남아시아를 식민지화하고 난 뒤 동아시아로 진출할 때, 이들의 군사적, 경제적 침탈에 맞서 일본만이 유일하게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사무라이의 사회적 자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봉건사회체제에서 근대사회체제로의 근본적인 국가개혁에도 성공한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일본근대사를 동아시아 근대사의 거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본근대사 연구를 통해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보려는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저자는 일본의 근대 계몽사상가였던 후쿠자와 유키치의 말을 빌려, ‘믿음의 세계에 거짓이 많고, 의심의 세계에 진리가 많다’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고, 진리라고 믿고 있는 일본근대사와 한일관계사에도 오류가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식민지강점에 대한 비판과 과거사문제를 중심으로만 일본근대사를 보는 좁은 시각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시각이 아니라 서양의 침탈에 맞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자립적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으로서의 일본근대사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1,2,3부의 방대한 서술에서 유신과 건국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을 설명한 뒤, 12장 유신과 건국의 성찰에서 ‘자주독립과 국가개혁’이라는 동아시아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덴포기(1830~1844)에 태어나고 자란 ‘덴포기의 아이들’, 즉 청년 사무라이 혁명가의 형성에서 찾고 있다. 이 사무라이 혁명가들이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고 근대일본을 건국해 나가는 주체세력이다. 따라서 12장에서는 봉건체제 안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무라이 혁명가’가 어떤 교육과정과 정신적 각성을 통해 혁명운동에 뛰어들게 되고, 메이지유신과 근대국가의 건설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일본 근대사 100년을 비극적인 동아시아의 근대사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로 삼아 성찰함으로써 얻은 결론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그것은 한 시대의 국가지도층의 능력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4대 강국과의 협력과 갈등 속에서 국가의 운명을 개척해가야 한다. 100년 전이나 100년 뒤나 이러한 지정학적 정치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 4개 강국의 근대사 혹은 현대사에 관해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집필한 체계적인 역사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우리 학계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이 책은 일본근대사 100년을 사상적, 변혁적, 제도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비춰 동아시아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성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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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본 근대사 100년 어땠나 '조용한혁명'

 

일본은 어떻게 근대화에 성공했나 국가주도층이 '중요'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4대 강국과의 협력과 갈등 속에서 국가의 운명을 개척해가야 한다. 100년 전이나 100년 뒤나 이러한 지정학적 정치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 4개 강국의 근대사 혹은 현대사에 관해 우리나라의 학자들이 집필한 체계적인 역사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저자가 메이지유신과 근대일본의 건국 과정을 중심으로 일본 근대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이 처음 나왔다. 신간 '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은 1700년대 후반부터 근대국가체제가 성립되고 서양 국가들과 체결했던 불평등조약이 완전히 개정되는 1900년대 초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제1부에서는 사상적인 측면에서 메이지유신으로 이어지는 정신적 기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774년 스기타 겐파쿠가 네덜란드 해부학 책을 번역한 '해체신서'의 간행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 양학(洋學)과 함께, 국학(國學)의 체계화, 유학(儒學)의 근대적 발전 과정 등 다양한 사상적 발전이 메이지유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이어 제2부는 1840년 중국에서 일어난 아편전쟁 이후 1868년 초 메이지유신까지 시기를, 막부독재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막부독재체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국가체제를 건설하려는 변혁세력 사이의 투쟁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천황과 조정, 도쿠가와 막부와 친막부 번, 서남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적 번이 이 투쟁의 주요 주체이다.

제3부에서는 메이지정부가 성립된 뒤 정부를 장악한 개혁적 인물들이 22개월간 서구를 순방하는 이와쿠라사절단에서부터 메이지 근대국가의 성립과 불평등조약의 완전개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1800년대 중반 서구열강이 동남아시아를 식민지화하고 난 뒤 동아시아로 진출할 때, 이들의 군사적, 경제적 침탈에 맞서 일본만이 유일하게 국가의 독립을 유지하고 '사무라이의 사회적 자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봉건사회체제에서 근대사회체제로의 근본적인 국가개혁에도 성공한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일본근대사를 동아시아 근대사의 거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본근대사 연구를 통해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찾아보려는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저자는 일본의 근대 계몽사상가였던 후쿠자와 유키치의 말을 빌려 '믿음의 세계에 거짓이 많고, 의심의 세계에 진리가 많다'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고, 진리라고 믿고 있는 일본근대사와 한일관계사에도 오류가 많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식민지강점에 대한 비판과 과거사문제를 중심으로만 일본근대사를 보는 좁은 시각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시각이 아니라 서양의 침탈에 맞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자립적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으로서의 일본근대사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일본 근대사 100년을 비극적인 동아시아의 근대사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로 삼아 성찰함으로써 얻은 결론은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그것은 한 시대의 국가지도층의 능력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바뀐다는 것이다.

(성희엽 지음, 소명출판/4만6천8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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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습게 보는 나라 한국밖에 없어… 자립적 역사발전, 객관적으로 볼 필요”

 

 

‘조용한 혁명’ 출간 성희엽 박사

 

조용한 혁명’의 저자 성희엽 박사는 “메이지 유신 다음 세대의 일본 지도자들은 군국주의 파시즘이라는 최악의 선택으로 일본을 파멸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성희엽 박사 제공
 
‘일본을 우습게 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얘기가 있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한국인은 그 반작용으로 일본이라면 뭐든 폄하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일본이 한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저력의 뿌리는 19세기 메이지 유신이다. 일본의 근대국가 건설 시기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 ‘조용한 혁명’(소명출판·사진)이 최근 나왔다. 일본 역사의 한 시대를 종합한 국내 연구서는 드물다. 동서대 초빙교수를 지낸 저자 성희엽 씨(국제학 박사)는 “서양의 침탈에 맞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자립적으로 발전한 일본 근대사를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메이지 유신은 통상 ‘혁명’으로 불리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그 이유는 ‘천황가(家)’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일본의 전통, 메이지 유신이 전(前)근대적 절대주의 국가를 만들었다고 보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영향, 위로부터의 변화에 불과했다는 서구학자들의 편견 탓이다. 성 박사는 “침략적 팽창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일본의 유신과 건국은 왕정복고 쿠데타일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봉건적 껍데기를 벗고 근대적 전환에 성공한 사회경제적 혁명”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일본이 근대화를 이룰 수 있었던 큰 요인으로 덴포(天保·일본 연호·1830∼1844년) 시기에 태어나고 자란 ‘덴포기의 아이들’, 즉 청년 사무라이 혁명가들의 형성을 들었다. 이들은 지역과 신분으로 분열된 봉건 막번(幕藩) 체제(절대 지배자인 쇼군이 막부를 장악하고, 그 아래 여러 다이묘의 번이 자치권을 행사하는 정치 제도)에서는 군사력이 월등한 서구 열강의 위협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강렬한 민족적 정체성과 근대적 국가의식을 갖게 된 이들이 혁명의 주력이 됐다는 것이다.

1부 ‘유신과 건국의 기원’에서는 국학 유학 난학(蘭學·네덜란드에서 전해진 지식을 연구한 학문) 등 메이지 유신의 바탕이 되는 사상적 변화를 조명했고, 2부 ‘유신 혁명’과 3부 ‘건국’에서는 혁명 과정과 경제 군사 법률 제도의 성립을 다뤘다.

 
800쪽에 가까운 이 책이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다. 부산시장 대외협력보좌관, 기획재정부 홍보전문관 등으로 6년간 일하던 저자는 연구와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2011년 말 직장을 그만뒀다. 언어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다. 국학을 공부하려면 한문과 고대 일본어도 알아야 했다. 책에는 저자가 메이지 유신과 관련된 도시 25개를 탐방하면서 찍은 사진이 실려 이해를 돕는다. 

성 박사는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는 한일관계의 적대적 측면에만 주목해 일본 현대사를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의 국력이 일본을 많이 따라잡은 오늘날에는 일본의 역사 발전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2016. 4. 13일 올린 걸 2020. 11. 13일에 수정-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