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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兒輩韻還示(차아배운환시) - 洪仁謨(

Bawoo 2016. 5. 2. 23:34

아이들에게

 

次兒輩韻還示(차아배운환시)

 

                                         

                                                                          洪仁謨(1755~1822)

 

 

中宵時靜坐(중소시정좌)

 

한밤에 때때로 조용히 앉아

 

 

不愧對明燈(불괴대명등)

 

등불을 마주해도 부끄럽지 말아야지

 

 

身喜今猶古(신희금유고)

 

몸이 즐거우면 지금이 태평성대고

 

 

胸空火與氷(흉곡화여빙)

 

마음을 비우면 불길도 얼음처럼 식는다

 

 

此關有誰透(차관유수투)

 

첫 관문을 열고 간 이 누구일까

 

 

 

彼岸無人燈(피안무인등)

 

저 높은 언덕에 오르려는 자 없구나

 

 

進學同升塔(진학동승탑)

 

배움이란 탑을 오르기와 같나니

 

 

終須到上層(종수도상층)

 

끝내는 꼭대기로 올라가야지

 

 

아들딸이 시를지어 부모에게 보여주자 부모가 다시

 

똑같은 형식으로 시를 지어 아들 딸에게 주었다.

 

조선 정조.순조때의 문신 홍인모와 그 아내(서영수각), 그리고 자녀들의

 

모습이다. 요즈음에는 상상하기 힘든 가정의 풍경이다.

 

부부가 자녀들과 시를 지어 주고받고 돌려보는 일은 옛날에도

 

드물었는데 홍인모 집안은 가족간에 주고 받은 시의 비율이

 

유독 월등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로썼다.

 

몸은 건강하게, 마음은 욕심을 채우지 말고 비워라!

 

욕망에 집착하는 관문(關問 )을 열어젖히고 높은 이상과

 

피안(彼岸)으로 가라! 말은 짧으나 여운은 길게 남는

 

가르침이다. 詩로 하는 지금 읽어도 따뜻하다.

 

 

洪仁謨 1755(영조 31)∼1812(순조 12).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풍산(豊山). 초명은 대영(大榮). 자는 이수(而壽), 호는 족수거사(足睡居士). 아버지는 영의정 낙성(樂性)이다.

1783년(정조 7) 사마시에 합격한 뒤 문음(門蔭)으로 벼슬길에 나가 호조참의·우부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경사(經史)·제자백가서·음양·의약·복서 및 손오(孫吳)의 병법서, 노불(老佛)의 서적까지 박통하였다.

성격이 강직하고 권귀(權貴)를 싫어하여 비타협적이었으나, 자기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곤궁한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저서로는 『족수당집』이 있고, 편서로는 『황명사략(皇明史略)』·『당명신언행록(唐名臣言行錄』·『좌전인명보(左傳人名譜)』·『춘추공곡합선(春秋公穀合選)』·『모시다직편(毛詩多織編)』·『속사략(續史略)』 등이 있으며, 고문(古文) 수 편과 고근체시(古近體詩) 2,000여 편이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출처: 정보-책새벽 한시/수집-검색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