衆星行(중성행) - 별을 노래하다
이좌훈(李佐薰, 1753~1770)
夜深淸月底(야심청월저) 밤 깊어 맑은 달 아래에서
衆星方煌煌(중성방황황) 뭇별이 한창 반짝거리네.
微雲掩不得(미운엄부득) 옅은 구름으로는 가리지 못하고
朔風就有光(삭풍취유광) 찬바람 불면 빛이 더 반짝이네.
眞珠三萬斛(진주삼만곡) 진주알 삼만 섬이
磊落靑琉璃(뇌락청유리) 파란 유리에서 반짝반짝!
群芒起虛無(군망기허무) 허무에서 별빛이 무수히 일어나
元氣乃扶持(원기내부지) 우주의 원기를 북돋네.
霏霏露華滋(비비노화자) 부슬부슬 이슬꽃 내리고
明河聲在 東(명하성재동) 동쪽에는 은하수 흐르는 소리.
天機孰主張(천기숙주장) 누가 천체의 운행을 주관할까?
吾將問化翁(오장문화옹) 내 조물주에게 물어보리라.
이좌훈(李佐薰, 1753~1770)
조선 영조 때 남인(南人) 집안에서 태어난 이좌훈은 대여섯 살 때부터 시를 지은 천재 시인으로 유명했다. 그가 밤하늘을 무수하게 수놓고 있는 별을 보고 시를 지었다. 찬란한 별 떼의 반짝임을 우러러보니 파란 유리 쟁반 위에 진주알 삼만 섬이 쏟아져 흩어진 모양으로 보인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빛을 우러르던 것도 이제 까마득한 옛일이 되었다. 도시에서는 그런 별 떼를 볼 일도 없고,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 별을 보며 허무한 우주 공간을 상상하기도 힘들고, 귀로 은하수가 흐르는 소리를 듣기도 어렵다. 깊어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신비로운 우주를 상상하는 한 소년의 호기심과 흥분이 전해온다. 남달리 조숙했던 그는 18년이란 짧은 인생 동안 시 230여 편을 남기고 하늘로 갔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출처: 정보- 책 48~49쪽/수집-cafe.daum.net/jongrodk/PqMD/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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