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황당한 이야기] 어느 날 한 남자가 주인공의 집 단간방에 들어온다. 아내와 두 아이가 함게 살고 있는 단간방에. 주인공은 사내가 아내의 사촌쯤 되는 걸로 생각하고, 아내는 남편인 주인공의 친척인 걸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 남자 하룻밤을 자고도 도무지 가려고 하지 않는다. 남의 집 단간방에 눌러앉아 살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 남자를 나가라고 하지 못한다. 마음이 약한 것이다. 급기야 동서가 이를 방송국에 알리고 방송국에서는 이를 방송하기 위하여 촬영을 한다. 그러나 방송사에서 방송을 하려는 목적은 주인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현실을 방송용으로 쓰기 위한 냄새가 더 난다. 아무튼 방송사에서 알아본 사내는 무시무시한 전과가 있는 자이다. 그러니까 남의 집에 그리 뻔뻔히 죽치고 있을 것이겠지만. 급기야는 방송사에서 몰래 설치한 카메라에 이 남자가 주인공의 어린 딸에게 성추행하는 장면까지 포착된다. 그러나 주인공은 남자를 어찌할 것인지 확고한 결정을 못할 정도로 유약하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경찰이 이 남자를 잡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참 황당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이런 작품을 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아마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에 맞닫뜨리게 되는 불가항력적 상황을 풍자해보고 싶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세상에는 우리 평범한 삶들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이 당해야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족- 윤영수 작가의 [착한 사람 문성현]
이란 작품을 감동깊게 읽은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사회적 약자인-불구-주인공을 주변 사람들이 따뜻하게 보듬어 안는 이야기인데 두 작품의 주인공이 같은 인물인 둣 싶은 느낌이 든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윤영수(尹英秀, 1952 ~ )
1990년 단편 소설 ‘생태 관찰’로 “현대 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붕괴 직전에 놓인 가족 관계 등을 다룬 작품을 많이 썼다. 주요 작품으로 ‘도묘’, ‘올가미 씌우기’, ‘잔일’, ‘봄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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