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Piano Concerto No.22 in Eb major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Kristian Bezuidenhout, fortepiano
Petra Müllejans, conductor
Freiburg Baroque Orchestra
At the Schwetzingen festival
Broadcasted by ARTE, 2012
Kristian Bezuidenhout plays Mozart Piano Concerto No.22 K.482
연주회장에 자신이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진 공연입니다. 동영상의 길이가 55:15에 이르는 것은 본 연주를 마친 뒤(00:00-33:19) 4분 가까이 이어지는 열화 같은 청중들의 박수갈채에 대한 답례 앙코르로 3악장과 2악장을 다시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남아공에서 1979년에 태어난 크리스티안 베자위던하우트는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했으며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완벽하게 복원된 1816년제 빈 포르테피아노를 연주하는 그는 시대악기 연주에서 가장 뛰어난 연주자 중 한 사람입니다. 빅토리아 물로바(vn.)와 함께 연주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ICMA와 Echo Klassik 2011년 베스트 체임버 뮤직 앨범 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모차르트가 빈에서 야외 연주회를 갖는 장면이 나온다. 화창한 날씨, 여유로운 분위기의 공원에서 요제프 2세 황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특유의 재기 넘치면서도 기품 있는 제스처로 연주에 임하는 모차르트(톰 헐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아울러 집에서 출발할 때 인부들을 앞세워 피아노를 들고 뛰어가게 하고, 자신은 아내 콘스탄체와 함께 마차 위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모습도 흥미롭다. 그 장면에서 모차르트가 직접 피아노와 지휘를 맡아 연주하는 곡이 바로 여기에 소개하는 피아노 협주곡 22번 E♭장조이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요제프 2세(재위 1765∼1790)는 계몽주의 전제군주로 그의 재위 기간 중에 빈은 예술도시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모차르트가 이 협주곡을 완성한 것은 1785년 12월 중순인데, 당시 그는 한창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하느라 바빴다. 그러고 보면 영화에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가 연주회를 위해서 외출한 사이에 모차르트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 <피가로의 결혼>의 악보를 발견하는 것은 매우 그럴싸한 설정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분주한 시기에 작곡되었기 때문인지, 이 협주곡에서 특별히 새로운 시도나 과감한 모험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그가 그때까지 연마해온 다양한 기법들과 독자적 스타일을 무난하고 여유롭게 펼쳐 보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무사안일이나 적당한 타협의 산물로 여긴다면 오산이다. 우리는 여기서 당대 빈 청중의 취향을 민감하게 파악하여 자신의 예술적 욕구와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동시에 장르의 발전을 향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차르트 특유의 탁월한 장인정신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협주곡 22번은 모차르트의 그 어느 협주곡보다도 화려함을 자랑하는 곡으로, 초연 당시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확실히 이 작품은 같은 해(1785년)에 앞서 작곡된 다른 두 협주곡(‘제20번 d단조’와 ‘제21번 C장조’)에 비해 오늘날 대중적인 인기는 떨어진다. 또 그 이듬해(1786년) 사순절에 나란히 연주된 것으로 알려진 다른 두 곡(‘제23번 A장조’와 ‘제24번 c단조’)에 비해서도 주목을 덜 받고 있다. 하지만 모차르트는 이 곡을 통해서 차츰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던 빈의 변덕스런 청중에게 보기 좋게 한 방 먹였다.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가 난네를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1785년 12월 중순 대강절에 열린 한 예약연주회에서 모차르트가 이 곡을 연주했을 때 청중은 그야말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 바람에 모차르트는 느린악장을 즉석에서 다시 연주해야 했고, 연주를 마치고 나서는 악수를 청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고역을 치러야 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곡이기에 그 정도로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던 것일까?
András Schiff plays Mozart Piano Concerto No.22 K.482
András Schiff, piano
Sándor Végh, conductor
Salzburg Mozarteum Camerata Academica
1989
추천음반
1. 로베르 카자드쉬(피아노)/콜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조지 셀(지휘). Sony
2. 언드라시 시프(피아노)/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카메라타 아카데미카/산도르 베그(지휘). Decca
3. 하워드 셸리(피아노, 지휘)/런던 모차르트 플레이어즈. Chandos
4.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피아노)/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페트라 뮐레얀스(지휘). Harmonia Mund(시대악기 연주)
5. 다니엘 바렌보임(피아노, 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EuroArts(영상물)
글 황장원(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음악 감상실 ‘무지크바움’ 실장과 한국바그너협회 사무간사 역임. 무지크바움, 부천필 아카데미, 성남아트센터, 풍월당에서 클래식음악 교양강좌를 맡고 있다. <객석> <스테레오뮤직> <그라모폰> <라무지카> 등에 칼럼을 기고했고 현재 서울시향 프로그램 노트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