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대(淸代) 화가 비단욱(費丹旭)의 <인면도화도(人面桃花圖)> 수권(手卷)
去年今日此門中 人面桃花相映紅
人面不知何處去 桃花依舊笑春風
(거년금일차문중 인면도화상영홍
인면부지하처거 도화의구소춘풍)
작년 오늘 이 집 앞을 지날 때
여인의 얼굴과 복사꽃이 서로 붉게 비췄는데
어여쁜 그 얼굴 어디로 가고
복사꽃만 예처럼 봄바람에 웃고 있네
☞ 최호(崔護), <제도성남장(題都城南莊)>
※ 근현대 중국화가 부전(溥佺)의 <인면도화(人面桃花)>
※ 청말근대 화가 반진용(潘振鏞)의 <인면도화(人面桃花)>
- 당나라 시인 최호의 유명한 염정시(艶情詩)다. 시에 얽힌 이야기는 당나라 맹계(孟棨)의 ≪본사시(本事詩)≫와 김관식(金冠植)의 ≪여정집(麗情集)≫에 실려 있다.
당(唐)나라 덕종(德宗) 때 박릉(博陵, 지금의 하북성 정현) 땅에 한 젊은 서생이 있었다. 이름은 최호(崔護). 어느 해 청명(淸明)날 그가 혼자서 장안(長安)을 여행하다 성(城) 남쪽에 이르렀다.
마침 복숭아 꽃 만발한 곳에 인가(人家)를 발견하고 물이나 얻어 마실까 하여 대문을 두드렸다. 한 젊은 처자가 나와 그에게 물 한 그릇을 따라 주었다. 꽃이 만발한 복숭아나무 아래에 선 그 여인의 모습은 한 떨기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웠다.
최호는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에 넋을 잃었고, 그 여인도 최호의 늠름한 모습에 반하였다. 이듬해 같은 날 최호는 일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다시 그 곳을 찾았다.
집과 담은 옛 모습 그대로였으나 문은 굳게 닫힌 채 사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최호는 <제도성남장(題都城南莊)>이라는 제목의 시 한 수를 지어 아쉽고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 한다.
우리나라 야화집(野話集)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고려 공양왕 때 정몽주의 녹사(錄事, 비서)를 지냈던 김경조(金慶祚)와 양씨(楊氏)집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 근현대 중국화가 안소상(晏少翔)의 <인면도화상영(人面桃花相映紅)>
※ 청말근대 화가 번허(樊虛)의 <인면도화(人面桃花)>
※ 근현대 중국화가 사지광(謝之光)의 <인면도화(人面桃花)>
※ 청말근대 화가 김몽석(金夢石)의 <도화의구소춘풍(桃花依舊笑春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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