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漢詩) 마당 ♣/- 중국 漢詩

聖果寺-釋處黙

Bawoo 2017. 7. 11. 21:58


聖果寺

                                                   -釋處黙

 

路自中峰上(노자중봉상) : 길이 산중턱 위에서부터

盤回出薜蘿(반회출벽라) : 돌아서 덩굴 속을 빠져 나가네

到江吳地盡(도강오지진) : 강에 이르러 吳나라 땅이 끝나고

隔岸越山多(격안월산다) : 강 언덕은 첩첩 산이 많은 越나라 땅이네.

古木叢靑靄(고목총청애) : 고목에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遙天浸白波(요천침백파) : 먼 하늘에는 파도가 펄럭이네

下方城郭近(하방성곽근) : 산 아래 성곽 근처에는

鐘磬雜笙歌(종경잡생가) : 종소리 피리소리 요란하네


聖果寺: 저장 성折江省 항저우杭州 교외 봉황산鳳凰山에 있는 절로 수나라 때 창건된 사찰. 성과聖果는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다원須陀洹(입류入流), 사다함斯陀含(일래一來), 아나함阿那含(불래不來/불환不還), 아라한阿羅漢(무적無賊/응공應供/불생不生/무학無學)의 성인의 과위果位이다.


盤回: 물의 흐름이나 길이 빙 돎.


薜蘿: 줄사철나무인 벽려[薜荔]와 소나무 가지에 실타래처럼 엉겨 붙어 자라는 선태식물에 속하는 이끼의 하나인 여라[女蘿]. 漢詩에서는 담쟁이, , 마삭줄 등 덩굴지는 나무 또는 칡베, 은자隱者의 옷을 가리킴.


靑靄: 해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아지랑이)


城郭: 시가지市街地를 의미하며, 사하촌寺下村으로도 볼 수 있다.


: 절에서 법구法具로 사용하는 경쇠(주발모양의 놋쇠에 가운데 구멍을 뚫어 손잡이를 만들고 사슴뿔로 쳐서 소리를 낸다.), 요령, 풍경 등을 말한다.


雜笙歌: 피리소리와 섞여있다. 즉 절에서 나는 종과 피리 소리가 성곽/사하촌의 피리소리와 섞여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성과 속이 어우러져 있음을 뜻한다.

 

시인의 성이 석가모니釋迦牟尼 이름을 본 딴 석씨인 것으로 보아 스님일 것이다. 스님이 산중턱 위에서부터 길을 빙빙 돌아 담쟁이덩굴로 빽빽한 길을 빠져나간다. 힘들게 산 정상 성과사에서 올라 바라보니 강 언저리에서 오나라 땅이 끝나고 강 건너 월나라의 첩첩한 산들이 보인다. 강 위를 바라보니 푸른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곳에 고목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고, 다시 발아래를 굽어보니 항저우杭州의 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데, 절에서 울리는 종소리와 시가지에서 들리는 피리와 노래 소리 등이 섞여서 들린다.


이렇게 보면 스님이 성과사에 올라 산 아래를 내려다본 풍경을 표현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수행과정을 나타냈다고도 볼 수 있다.

1은 산을 올라감으로써 성과聖果에의 입류入流(수다원과須陀洹果),

2연은 차안此岸과 피안彼岸 둘 다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속세俗世로 돌아온다는 일래一來(사다함과斯陀含果),

3연은 마음에 비친 풍경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여 실상實相의 세계를 나타내며 강 건너 피안彼岸으로 가면 다시는 속세俗世인 차안此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래不來/不還(아나함과阿那含果)를 표현했다.

4연에서는 더 배울 게 없고(無學) 공양 받을 자격을 갖춘(應供)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한 후 다시 중생제도衆生濟度를 위해 속세로 돌아와 성속聖俗함께 섞여 사는 모습을 표현했다.


[출처] 정보-책'중국한시진보/ 수집-석처묵釋處黙의 성과사聖果寺|작성자 향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