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雪夜
고려 후기에 이제현(李齊賢)이 지은 한시.
내용
고려 후기에 이제현(李齊賢)이 지은 한시. 칠언절구. 눈오는 밤 산중의 정경을 읊은 시이다. 『익재집(益齋集)』 권3을 비롯하여 『기아(箕雅)』 권2 등에 수록되어 있다. 제목이 ‘산중야우(山中夜雨)’로 전해지기도 하는데, 잘못된 것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紙被生寒佛燈暗 종이 이불에 한기 돌고 불등(佛燈)은 어두운데
沙彌一夜不鳴鐘 사미승은 한밤 내내 종 치지 않는다
應嗔宿客開門早 틀림없이 자던 손님 일찍 나간 것 꾸짖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 암자 앞 눈 쌓인 소나무 보려 했을 뿐이로다
일자(一字) 일구(一句)도 소홀함이 없이 교묘하게 다듬은 이 작품은 문자 그대로 정밀(精密)의 극치를 보게 한다. 문언(文言)으로 중국시를 배운 우리 나라 한시가 근본적으로 형식적인 기교에서 중국시를 따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시는 이러한 방면에서도 손색없이 짜여진 작품이다.
‘숙객(宿客)’도 의례적인 ‘숙빈(宿賓)’을 선택하지 않고 보다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숙객’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이상은(李商隱)의 시 “노형소진한등암 동자개문설만송(爐炯鮹盡寒燈暗 童子開門雪滿松)”에서 따온 것이 틀림없겠으나, 최해(崔瀣)는 “익로(益老) 반생(半生)의 시법이 이 시에서 다했다.”고 격찬하고 있다.
참고문헌
- 『익재난고(益齋亂藁)』
- 『성수시화(惺叟詩話)』
- 『한국한문학강해』(민병수, 일지사,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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