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감상실 ♣/- 슈 만

Robert Schumann - Symphony No 4 in D minor, Op 120

Bawoo 2017. 12. 19. 22:23

Robert  Schumann

로베르트 슈만(1810~1856)


Symphony No 4 in D minor, Op 120

슈만의 〈교향곡 4번〉은 ‘교향곡의 해’로 불리는 1841년에 작곡된 것으로, 사실상 두 번째 교향곡이다. 그러나 이 교향곡은 초연 후에 혹평을 받았고 슈만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10년 뒤인 1851년에 수정한 판본을 완성했고 1853년에 이 개정판을 초연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개정판이 결국 〈교향곡 4번〉으로 출판된 것이다.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의 선물

슈만은 교향곡 1번 〈봄〉을 발표한 뒤, 교향곡의 세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용기를 준 아내 클라라에게 다음 교향곡을 바치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렇게 완성된 두 번째 교향곡은 클라라에 대한 슈만의 사랑을 절절히 담아내었고, 실제로 클라라에게 헌정되었다. 고뇌에 찬 1악장은 클라라와 만나기 전 방황했던 슈만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2악장은 바이올린 독주를 통해 방황하던 슈만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클라라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3악장에서 그려지는 투쟁과 4악장에서의 승리의 환희는, 장인의 반대로 힘겨워했던 시절의 고통과 마침내 결혼에 이른 슈만의 넘치는 기쁨을 보여주는 듯하다.

에두아르트 카이저, 〈슈만과 클라라〉


안드레아스 스타우브, 〈클라라 슈만〉


교향곡의 새 지평을 열다

〈교향곡 4번〉은 슈만 특유의 순환적인 주제기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그는 고전주의 교향곡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낭만주의적인 서사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각 악장은 서로 연관된 선율재료들을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지속성을 확보한다. 4개의 악장이 하나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전체 악곡이 마치 단악장의 교향시와 같은 인상을 준다. 이처럼 표제적인 성격을 지니면서도 〈교향곡 4번〉은 매우 유기적인 형식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1851년의 개정판은 치밀한 대위법적 짜임새를 통해 더욱 두터운 음색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악장 구성

제1악장 매우 느리게(Ziemlich langsam)

오케스트라가 A음을 길게 지속하는 동안 바순이 느린 당김음 리듬의 선율을 제시하면서 서주가 시작된다. 바순의 선율을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이어 받아 반복하고 점차 전체 악기들로 확대되면서 고뇌로 가득한 감정을 고조시킨다. 2/4박자로 박자가 바뀌고 템포가 빨라지면서 플루트와 오보에, 바이올린이 16분음표로 이루어진 활기찬 1주제를 제시한다. 2주제는 1주제와 대조를 이루지는 않지만 목관성부가 B장조의 선율을 연주하면서 보다 경쾌한 느낌을 준다. 격렬한 발전부에서는 강렬한 화음들의 연쇄로 이루어진 새로운 음형이 1주제 선율과 결합하여 고뇌와 투쟁의 장면을 연출한다. 발전부에서는 2주제가 제시되지 않고 대신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서정적인 선율이 새롭게 등장한다. 이 서정적인 선율이 1주제와 어우러지다가 D장조로 진행하면서 방황을 끝낸 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한다.

제2악장 로만체. 매우 느리게(Ziemlich langsam)

관악기들이 화음을 연속적으로 연주하면서 2악장이 시작된다. 이 도입부는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의 도입부와 매우 유사하다. 도입부에 이어 오보에와 첼로 독주가 애수 어린 선율을 연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주제선율은 마치 슬픔에 젖은 슈만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듯하다. 뒤이어 1악장의 서주 선율이 제시되어 1악장과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바이올린 독주가 더없이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하면서 애수 어린 첫 부분의 주제선율을 따뜻하게 위로한다.

제3악장 스케르초. 활기차게(Lebhaft)

스케르초 악장은 역동적인 추진력과 극적 진행을 보여준다. 카논 풍으로 제시되는 주제선율은 점차 격렬한 투쟁으로 치닫는다. 트리오 부분에서는 목관성부가 느리게 하행하는 선율이 제시되고, 이와 함께 2악장의 바이올린 독주 선율이 다시 등장하여 힘겨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클라라의 사랑에서 위안을 찾았던 슈만의 심경을 표현한다.

제4악장 느리게(Langsam)

3악장에 곧바로 이어지는 4악장은 바이올린이 1악장의 1주제를 다시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이와 함께 금관성부는 상행하는 선율을 연주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 긴장감 넘치는 서주에 이어지는 피날레 악장은 빠른 D장조로 진행하면서 분위기를 전환한다. 1악장에서 사용된 선율이 1주제로 제시되고 이와 대비를 이루는 우아한 선율이 2주제로 제시된다. 발전부에서는 세심한 대위법의 푸가풍의 진행이 제시되고, 재현부를 거쳐 코다로 향한다. 코다에서는 점차 템포가 빨라지면서 정점으로 향하고 마침내 웅장한 아멘종지로 대단원의 막을 내림으로써 환희에 가득한 승리의 장면을 연출한다.


[글-이은진 /출처-클래식 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