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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브람스 피아노 5중주 F단조(Brahms, Piano Quintet in F minor Op.34)

Bawoo 2014. 1. 26. 22:56

Brahms, Piano Quintet in F minor Op.34

브람스 피아노 5중주 F단조

Johaness Brahms

1833-1897

Anastasia Injushina, piano

Borodin Quartet

Ruben Aharonian, violin

Sergey Lomovsky, violin

Igor Naidin, viola

Vladimir Balshin, cello

2012.05.10

 

Anastasia Injushina/Borodin Quartet - Brahms, Piano Quintet Op.34

 

슈만이 20세의 젊은 브람스에 대한 예언적인 기사를 썼을 당시, 성장기에 있던 이 젊은 작곡가의 작품들은 그 전체적인 구성에서의 밸런스보다는 혈기왕성함을 절제하는 모습이 특징적이었다. 초기 작품들을 작곡한 다음 브람스는 자기성찰과 더불어 보다 난이도 높은 훈련이 필요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베토벤을 비롯한 다른 위대한 거장들과 비교당할 수 있는 작품들을 작곡하는 것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갖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일찍부터 실내악을 파고들어 현악 4중주보다는 현악 6중주나 피아노 4중주와 같은 비주류적인 장르에 손을 댔다. 그가 교향곡 장르에 과감하게 도전하기 이전, 오케스트라 모음곡이나 하이든 변주곡을 먼저 작곡한 것도, 젊은 시절 작곡한 거대한 D단조 피아노 협주곡을 자신의 첫 번째 교향곡으로 편곡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그의 첫 번째 현악 4중주(Op.51)와 교향곡 1번(Op.68)이 그의 작품목록 가운데 비교적 늦게 등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최초에는 현악 5중주 형태로 작곡

1861년부터 62년 사이에 작곡된 F단조의 피아노 5중주 Op.34는 처음에는 슈베르트의 C장조 현악 5중주처럼 두 대의 첼로가 가세한 현악 5중주 형태로 작곡되고 있었다. 전곡이 완성되기 전 브람스는 클라라 슈만에게 세 개의 악장을 보내 그녀의 조언을 구하고자 했다. 그녀는 이 작품에 대해 “1악장에 들어 있는 힘의 세계와 아다지오의 위대함을 보라! 악보의 처음부터 끝까지 멜로디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서주부는 화려하고 2주제는 1주제와 완벽한 대비를 이루기도 하며 전개부 주제의 마무리 또한 절묘하기 그지없습니다. 의심할 바 없이 이 작품은 걸작입니다!”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그 편성에 있어서는 다섯 개의 현악기들로는 견고한 반주부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몇몇 주제들과 전개부에는 반드시 피아노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탰다. 브람스와 많은 음악적 교감을 나눈 요제프 요하임.

한 달여가 지난 1862년 9월 브람스는 하노버에 있는 요제프 요하임에게 작품 전체를 보냈다. 브람스가 하노버를 방문했을 때 요하임은 그의 5중주를 다른 편성으로 편곡하고 있었는데, 왜냐하면 요하임은 브람스에게 현악 5중주 편성만으로는 브람스가 적절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들에 힘을 실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의 폭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하임 또한 이 작품이 걸작임을 알아보았다.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서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의 각 악장들은 하나의 전체로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고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요하임의 논리에 설득을 당한 브람스는 이 작품을 곧바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변경했다.

이듬해인 1863년 이 작품은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Op.34b)로 완성되어 브람스와 리스트의 애제자인 카를 타우지히에 의해 초연되었고 바덴바덴에서는 클라라 슈만에 의해 여러 차례 연주되었다. 그녀는 루빈스타인이나 헤르만 레비, 이따금씩 브람스와 함께 연주했는데, 이 연주회에 참석했던 헤센 지역의 안나 공작부인은 이 소나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에 브람스는 이 작품이 출판되면 공작부인에게 헌정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 두 번째 판본은 1872년이 되어서야 출판되었다. 왜냐하면 브람스는 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라는 형식에 계속 의구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클라라 슈만은 편지에 이 판본에 대한 생각을 적어 보낸 바 있다. “이것은 훌륭한 작품이긴 하지만 소나타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악보는 완전한 오케스트라를 필요로 하는 악상으로 가득 차 있는 만큼, 당신이 이 작품을 다시 한 번 검토해 주었으면 합니다.” 결국 브람스는 1864년 내내 이 작품에 매달린 끝에 헤르만 레비가 제안한 피아노 5중주 형태로 변경했다. 레비는 피아노 5중주 버전에 대해 “이 5중주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그 이상으로 아름답습니다. 현악 5중주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버전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것이 애초에 피아노 5중주로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1828년 이래로(슈베르트의 서거 이후)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은 없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Rudolf Serkin/Budapest String Quartet - Brahms, Piano Quintet Op.34

Rudolf Serkin, piano

Budapest String Quartet

Joseph Roisman, violin

Alexander Schneider, violin,

Boris Kroyt, viola

Mischa Schneider, cello

1963.09.08-09

마침내 피아노 5중주 형태로 출판

1865년 이 작품은 최종적으로 피아노 5중주 형태로 출판되었지만 헌정자만큼은 변하지 않고 안나 공작부인으로 인쇄되었다(그녀는 그 해 4월 출산 후 산욕열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이 작품은 연주되지 않다가 브람스의 오랜 친구인 루이제 랑한스-야파가 1868년 3월 24일 파리의 살르 에라르에서 연주했고 이내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브람스의 독창성과 서정성이 만개한 이 피아노 5중주는 낭만주의 시대를 산 작곡가가 얼마나 고전주의적인 모범을 따르고자 고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피아노 5중주 구성(피아노, 바이올린 2대, 비올라, 첼로)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첫 번째 악장에서 가장 충격적인 모습은 풍부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주제들일 것이다. 분위기를 지배하고자 하는 엄격한 주제와는 별로도, 일련의 부가적인 아이디어들이 브람스의 상상력 넘치는 전개와 다이내믹한 음악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악장: 안단테, 운 포코 아다지오

부드럽고 서정적인 악장으로 특히 흔들리는 듯한 멜로디가 슈베르트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3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

강력한 어조의 세도막 형식의 스케르초로, 성격을 달리하는 C단조의 세 개의 주제가 번갈아 등장하고 트리오 부분에서는 C장조의 서정적인 민요풍의 주제가 앞뒤 단조 부분과 훌륭한 대조를 이룬다.

4악장: 피날레. 포코 소스테누토 - 알레그로 논 트로포

슈만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신비로움을 더하는 도입부(Poco sostenuto)와 전개부가 론도처럼 다루어지는 생동감 넘치는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가 화려한 종악장을 장식한다. 코다에서는 다이내믹한 클라이맥스를 수반하며 이 거대한 구조의 5중주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추천음반

루돌프 제르킨이 남긴 두 장의 앨범은 이 작품의 구조와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준 훌륭한 모범으로 평가받는다. 부슈 4중주단과의 녹음(EMI)과 부다페스트 4중주단과의 녹음(SONY)이 그것으로, 엄격하고 집중력 높은 제르킨과 각기 다른 고전주의적 앙상블을 보여주는 부슈와 부다페스트의 환상적인 일체감이 돋보이는 역사적인 명연이다. 보로딘 4중주단과 엘리조 비르살라제의 극단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감동적인 연주(Teldec)와 이탈리아노 4중주단과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현대적인 감수성에 의한 벨칸토적인 음향을 자랑하는 연주(DG) 또한 추천할 만하다..

 

박제성(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2.07.19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0866

 

출처 : 클래식 사랑방
글쓴이 : 라라와복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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