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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 사회 들여다 보기]패배를 껴안고: 존 다우어

Bawoo 2021. 11. 29. 19:39

패배를 껴안고-제2차 세계 대전 후의 일본과 일본인
저자 존 다우어 | 역자 최은석 | 민음사 | 2009.8.7.

 

책소개:인터넷 교보문고[책소개 전문을 보려면 위 책 제목 클릭]

전후 일본 사회의 단상들을 모은 역사서『패배를 껴안고』. 미국의 권위 있는 역사학자 존 다우어의 역작으로 10년간 심혈을 기울인 이 책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선언으로 종료된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미군의 점령 하에서 일본이 재건하는 모습을 다양한 사료를 통해 상세히 그려냈다.

1945년 8월 15일, 천황의 무조건 항복 선언 이후 진주한 미군은 6여 년간 일본을 점령했다.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일본 점령군 최고 사령관이었고 점령 기간 동안 왕과 맞먹는 권력으로 군림했다. 저자는 독일이 철저히 전쟁의 책임을 짊어져야 했던 반면 일본은 같은 패전국임에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를 승자와 패자의 역학관계에서 찾는다. 오로지 미국만이 일본에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미국은 천황제를 지키려 하였다. 침략 전쟁의 핵심인 천황의 전쟁 책임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까지도 부정해 버림으로써 천황 이하 모든 일본인들의 죄의식은 무뎌졌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 맥아더 사령부가 일본 재건의 기초를 닦아주었다는 대개의 미국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저자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일소하고 민주화한다는 목표가 정복자의 자만이었다고 말한다. 이는 언어의 장벽으로 비롯된 간접 통치가 일본 토착 관료 사회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의 대중들은 점령군이 일본 땅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패전 직후, 존경받던 지도자들이 사리사욕에 휩싸인 모습에 일반 대중들은 스스로 변화할 채비를 했다. 저자는 이에 개혁의 주도자로 부상한 중간층 관료, 매춘부와 암시장 상인들이 만들어 낸 독특한 문화, 다양한 분야의 출판물, 새로운 영웅 등의 아래로부터의 변혁에 주목했다.

이 책은 이름 없는 대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70여 장의 도판과 더불어 서적, 잡지, 공문서, 검열 가이드, 선전물, 노래 가사, 영화, 방송, 만화뿐 아니라 유행어, 일기, 편지, 신문의 작은 독자 투고란까지 섭렵한 자료를 망라해 ‘일본’이 아닌 ‘일본인’의 감정과 경험을 담았다. 특히 2부에서는 살인적 인플레이션, 궁핍의 종착지 암시장, 매춘, 가스토리 문화, 데카당스 등 개개의 일본인이 받아들여야 했던 패전이 무엇인지 많은 사료를 통해 여러 각도로 조명한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살림으로써 패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경험으로 역사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 수상사항
2000년 퓰리처상, 뱅크로프트 상, 1999년 전미 도서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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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860쪽에 이르는 대작. 거기에다가 활자 크기까지 작다. 활자를 크게 했을 경우 1,000쪽을 넘었을 것 같다. 몇 권으로 나누어 출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ㅠㅠ.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관심 분야만 발췌해서 읽었다. 활자가 좀 컸으면 읽는 양이 많아질 수도 있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