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겨울을 못 떠나 보냈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또 봄이 오려나 보다.
산수유는 언제인지 모르게 벌써 꽃이 피어있고
개나리,진달래,목련은 몽우리가 올라와
다들 자기 색깔의 꽃 피울 준비를 잔뜩하고 있다.
노란색,분홍색,자색.
난 아직 겨울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또 봄이 오려하고 있다.
한 겨울 죽은 듯 싶게 앙상한 가지만 보여주던 느티나무가
어느새 파아란 잎새를 보여주려 준비를 하고 있다.
난 아직 겨울을 떠나 보내지도 못했고
봄이 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나이도 이젠 아닌데
봄은 어김없이 또 찿아오고
한 겨울 죽은 것만 같았던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새 잎을 내려 하고 있다.
내 삶 아니 인간들의 삶은
계절을 반복해 살아가며
점차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인데
노년기에 접어들어 있는 내 삶,
다시 찿아오는 봄을 과연 몇 번이나 맞을 수 있으려나.
봄을 맞아 다시금 피는 꽃들, 새로 나는 새순들이
예전 같지않게 마냥 아름답고 새로워 보이는 건
점점 줄어들어만 가는 내 몫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까?
또 다시 봄은 오고 있는데
봄을 맞는 나의 마음이 점점 예전 같지 않음은
나의 조금씩 조금씩 쇠락해져 가는 육신을 보며 느끼는 마음과 같은 것인가?
봄은 또 다시 오고 있으나
내 마음은 조금씩 쇠잔해 가는 육신을 생각하며
새 봄을 두손 벌려 활짝 못 맞이하고 있다.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오고 또 가겠지만...
(* 2014,3.23 일요일 집사람과 시장에 갔다 오는 길에 봄을 맞이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 산수유,진달래,개나리,느티나무를 보고 느낀 생각을 적어보다.)
'[斷想, 閑談] > <단상, 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동생 집 고양이 이야기(2)-세월호에 승선했다 불행한 일을 당한 모든 분들을 애도하며 (0) | 2014.04.20 |
---|---|
여동생 집 고양이 이야기 (0) | 2014.04.12 |
마음이 지옥이다. (0) | 2014.01.14 |
무엇이 문제냐? (0) | 2013.12.21 |
도서관 가는 길 (0) | 2013.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