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난 아직 겨울을 못 떠나 보냈는데'

Bawoo 2014. 3. 23. 21:51

난 아직 겨울을 못 떠나 보냈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또 봄이 오려나 보다.

산수유는 언제인지 모르게 벌써 꽃이 피어있고

개나리,진달래,목련은 몽우리가 올라와

다들 자기 색깔의 꽃 피울 준비를 잔뜩하고 있다.

노란색,분홍색,자색.

 

난 아직 겨울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또 봄이 오려하고 있다.

한 겨울  죽은 듯 싶게 앙상한 가지만 보여주던  느티나무가

어느새 파아란 잎새를 보여주려 준비를 하고 있다.

 

난 아직 겨울을 떠나 보내지도 못했고

봄이 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나이도 이젠 아닌데

봄은 어김없이 또 찿아오고

한 겨울 죽은 것만 같았던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새 잎을 내려 하고 있다. 

 

내 삶 아니 인간들의 삶은

계절을 반복해 살아가며

점차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인데

노년기에 접어들어 있는 내 삶,

다시 찿아오는 봄을  과연 몇 번이나 맞을 수 있으려나.

봄을 맞아 다시금 피는 꽃들, 새로 나는 새순들

예전 같지않게 마냥 아름답고 새로워 보이는 건

점점 줄어들어만 가는 내 몫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까? 

 

또 다시 봄은 오고 있는데

봄을 맞는 나의 마음이  점점 예전 같지 않음은

나의 조금씩 조금씩  쇠락해져 가는 육신을 보며 느끼는 마음과 같은 것인가?

봄은 또 다시 오고 있으나

내 마음은 조금씩 쇠잔해 가는 육신을 생각하며

새 봄을 두손 벌려 활짝 못 맞이하고 있다.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오고 또 가겠지만...

 

 (* 2014,3.23 일요일 집사람과 시장에 갔다 오는 길에 봄을 맞이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 산수유,진달래,개나리,느티나무를  보고 느낀 생각을 적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