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도당산 공원엘 가면 장미공원이 있습니다.
부천역에서 경인고속도로 진입을 목표로 직진을 하다보면 춘의 사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몇분 정도 직진하여 우측으로 돌아가면 거기에 보이는 산에 자리하고 있지요.
여기서 찍은 장미들을 소재로 제가 그린 장미그림 소품이 5년전 것 인걸 보면 제가 여기를 처음 가본건 최소 5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일간 신문에 10만 송이 장미가 피어 있다는 홍보성 기사를 보고서 였는데 이웃에 살면서도 초행 길인 탓에 어렵게 어럽게 찿아 갔었습니다.
처음 그곳에 가서 산 한자락을 다 차지하고 장관을 이루고 있는 장미꽃을 보았을 땐 어찌나 아름답고 예쁘던지 꽃들에 흠뻑 취해 버렸었습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한창 예쁠 때의 아가씨들을 보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꽃에 취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체력이 다할 때 까지 사진을 원없이 찍었습니다.
그림도 아직 안되는 실력에 소재부터 쫓아 다니는 어리석은 행동이었지만 그때는 그런 줄도 몰랐지요.^^
그리고 재작년인가 처음 추억을 생각하며 그곳엘 다시 한번 갔었습니다.
이젠 필력도 늘었으니 멋있는 장미 그림을 다시 그려 볼 소재를 찍어 오겠다는 생각으로요.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공원도 그대로이고 장미 나무들도 그대로 다 있는데 꽃들이 아릅답지를 않았습니다.전에 기억을 되살려 "여기서는 분명히 멋있는 꽃을 찍었었는데"하며 찿아 봐야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장미도 인간처럼 늙고 그리되면 역시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
나무만 그대로 있으면 해마다 예쁜 새로운 꽃을 피우는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다행이 새로 심어 놓은 장미들이 산귀퉁이에 조금 있어 아쉬운대로 사진을 좀 찍기는 했지만 그때 장미꽃들을 보면서 느낀 허탈감이란...
이후 다시는 그 공원에 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그리곤 아직까진 안가고 있습니다.
언제 마음이 바뀌어 그곳을 다시 찿게 될지는 모르겠만 이미 한번 허탈감을 안겨 준 곳이기에 처음 그곳을 찿았을 때의 기뻤던 마음을 다시 되찿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그래도 죽기 전엔 한번쯤 가보게 될까요? 이 글을 쓰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도 글쎄요.아직은 나도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을요...^^
옛적 아름다운 추억만을 생각하고 찿기엔 너무 허탈감이 컸었기에요.
마치 젊은 시절에 사랑했다 헤어진 여인을 오랜 세월이 흘러 길에서 우연히 봤을 때 세월의 흐름 앞에 무너져 내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게 되는 그런 허탈감.ㅎㅎ
(그녀가 그런 나를 보고 하는 말-'그럼 너는 뭐 옛날 그대로인 줄 아냐? 거울좀 들여다 보고 주제 파악좀 해라 끌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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