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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못 - 가영심

Bawoo 2014. 7. 6. 15:07

             시간의                           

                                                                     가영심


                         

 

못을 박으며 / 박남희

틈 새 벌어진 담벽 금 간 사이 깊숙히

고된 삶으로 나날이 깊어지던 주름살들처럼

보이지 않는 통증의 뿌리 어버린 시간의 못으로 박혀 있었다


시간의 못은 삶의 깊이마다 뻗어가던 갈증이었나

가슴 속 불꽃 회오리는 

시든 꽃의 덧없음으로 기워가던 누더기 꿈과 욕망들과

오래 묵은 기억 속 상처들을 들춰내서

마디 마디 날개 부서진 바람은 제 절망의 뼈마디 후려쳐 대며 울부짖었다


때로는 어둠으로

때로는 아픔으로 
늙어버린 시간의 못이 상한 짐승울음으로 울어 갈
비틀린 삶의 언어들 비명처럼 퍼져 갔다
일상의 근심으로  얼룩진 창문의 낯선 얼굴은
언제나 굳은 침묵으로 우리를 지켜 보고 있었다.

 

 

 
가영심(1952~ ) 시인

 

데뷔:1975년 시문학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