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에 관하여
- 송복-
거짓된 소통보다는
차라리 단절이 낫다
단절은 자신의 사지를 절단하고
자기의 본성을 지켜낸다
잘라진 상처를 달래며
고립의 쓴 나물을 먹으며
오래 침묵하며
자신의 본성을 가꾸어 나간다
유유상종이 소통인 세상에서는
단절은 이단이고
패배자지만
소통의 거대한 물결 속에 떠도는
망각된 본성들을 부르는 것은
흰 손의 악수가 아니다.
뜨거운 불길에 몸을 던져
순수로 응축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태어난 단절이다
단절은
소통의 튼튼한 과육을 맺는 씨앗이다
* 지은이에 대하여*
송복(1951~ )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고교 국어 교사로 정년 퇴임했다.
학창 시절 촉망받는 시인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의 혼탁함에 실망,
제도권과 거리를 멀리하고
재야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불사르는 것으로 자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시인이다.
<이가은/벙어리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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