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단절에 관하여 - 송복

Bawoo 2014. 7. 6. 08:43

 

단절에 관하여

 

                                                      - 송복-

 

완전한 은둔자

 

거짓된 소통보다는

차라리 단절이 낫다

 

단절은 자신의 사지를 절단하고

자기의 본성을 지켜낸다

잘라진 상처를 달래며

고립의 쓴 나물을 먹으며

오래 침묵하며

자신의 본성을 가꾸어 나간다

 

유유상종이 소통인 세상에서는

단절은 이단이고

패배자지만

소통의 거대한 물결 속에 떠도는

망각된 본성들을 부르는 것은

흰 손의 악수가 아니다.

 

뜨거운 불길에 몸을 던져

순수로 응축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태어난 단절이다

 

단절은

                 소통의 튼튼한 과육을 맺는 씨앗이다  

  

 

* 지은이에 대하여*

 

송복(1951~ )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고교 국어 교사로 정년 퇴임했다.

학창 시절 촉망받는 시인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의 혼탁함에 실망,

제도권과 거리를 멀리하고

재야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불사르는 것으로 자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시인이다.

 


 

 

                                                                             

                                                                            <이가은/벙어리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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