蒼軒秋日(창헌추일)
범경문(范慶文)
歸雲映夕塘(귀운영석당) : 가는 구름 저녁 연못을 비추고
落照飜秋木(락조번추목) : 저녁노을 가을 나뭇가지에 넘쳐흐르네
開戶對靑山(개호대청산) : 창을 열어 푸른 산을 마주대하니
悠然太古色(유연태고색) : 유연히 옛 모습 그대로 일세
가계와 생애는 전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살았던 곳의 위치만 전해지는데, 아침마다 배오개시장〔梨峴市)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장안의 제2교(橋), 즉 광교(廣橋) 근처에 있었다고 한다.
말을 들었다고 한다.
백경현(白景炫) 등과 사귀었고, 손아래인 천수경(千壽慶)을 비롯한 이른바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의 구성원들과도 관계를 맺었다.
저서로 『검암산인시집(儉巖山人詩集)』 2권 1책이 있다.
- 『검암산인시집(儉巖山人詩集)』
- 『풍요삼선(風謠三選)』
* 여항문학: 조선 선조 때부터 시작된 중인(中人), 서얼(庶孼), 서리(胥吏)
출신
의 하급 관리와 평민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학.
여항문학을 한 시인을 여항시인(위항시인)이라고 하며 임준원, 정내교, 이언진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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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가을)
운곡 원천석
殘暑逼軒楹(잔서핍헌영) : 남은 더위가 난간을 핍박하건만
滿野秋光天降祥(만야추광천강상) : 들에 가득한 가을빛이 상서로운 조짐인지
雨過餘熱遞新涼(우과여열체신량) : 비가 지나자 남은 더위가 서늘하게 바뀌었네
露華初重夜生涼(로화초중야생량) : 이슬 꽃이 막 내려 밤이면 서늘해지네
天衢漂渺氣凝祥(천구표묘기응상) : 아득한 하늘 거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어리어
河漢無波夜色涼(하한무파야색량) : 은하수는 물결 없고 밤빛은 서늘하네
蟬老燕歸風颯颯(선로연귀풍삽삽) : 매미는 늙고 제비는 돌아가 바람도 쓸쓸한데
虫弔藜床序已秋(충조려상서이추) : 명아주 평상에 벌레 우니 벌써 가을인가
聲緊孤梧金井畔(성긴고오금정반) : 오동나무 우물가에 벌레소리 들리자
中秋氣候稍淸寒(중추기후초청한) : 한가위 날씨가 차츰 맑고 서늘해져
月從山頂湧銀槃(월종산정용은반) : 달은 산꼭대기에서 은 쟁반으로 솟아오르네
九月九日天光淸(구월구일천광청) : 구월 구일에 하늘빛이 맑아
菊澗楓林又一秋(국간풍임우일추) : 국화꽃 단풍나무가 또 다시 가을일세
자는 자정(子正), 호는 운곡(耘谷). 원주(原州) 아전층의 후손으로 종부시령(宗簿寺令)을 지낸 윤적(允迪)의 아들이다. 문장과 학문으로 경향간(京鄕間)에 이름을 날렸으나, 출세를 단념한 채 한 번도 관계(官界)에 나가지 않고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은사(隱士)로 지냈다. 군적(軍籍)에 등록될 처지가 되자 그것을 모면하기 위해 진사(進士)에 합격했다. 그는 이방원(뒤의 태종)의 스승을 지낸 적이 있어 태종이 즉위 후 여러 차례 불렀으나 나가지 않았고, 치악산에 있는 그의 집으로 친히 찾아와도 자리를 피했다.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나서야 백의(白衣)를 입고 서울로 와 태종을 만났다고 한다. 비록 향촌에 있었으나 여말선초의 격변하는 시국을 개탄하며 현실을 증언하려 했다. 만년에 야사(野史)를 저술해 궤 속에 넣은 뒤 남에게 보이지 않고 가묘(家廟)에 보관하도록 유언을 남겼다. 증손대에 와서 사당에 시사(時祀)를 지낸 뒤 궤를 열어 그 글을 읽어보았는데, 멸족(滅族)의 화를 가져올 것이라 하여 불태웠다고 한다.
문집으로는 〈운곡시사 耘谷詩史〉가 전한다. 이 문집은 왕조 교체기의 역사적 사실과 그에 관한 소감 등을 1,000수가 넘는 시로 읊은 것으로 제목도 '시사'(詩史)라 했다. 야사는 없어졌으나 이 시가 하나의 증언으로 남아 있어 후세의 사가들은 모두 원천석의 증언을 따랐다.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로 시작하는 고려왕조를 회고하는 시조 1수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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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鴉栖復驚(한아서부경)
김시습
楓葉冷吳江(풍엽냉오강) : 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
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 : 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 : 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 : 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 : 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 : 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 : 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 : 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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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시-카페 ' 한시 속으로'/ 프로필 및 용어 해설-다음 백과 및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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