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霖(추림)-가을장마
秋霖人自絶(추림인자절) : 가을장마라 사람 절로 끊어지고
柴戶不曾開(시호불증개) : 사립문 일찍이 열지를 않았구나.
籬落堆紅葉(리락퇴홍엽) : 울 밑엔 붉은 낙엽 쌓였느나
庭除長綠苔(정제장록태) : 뜰에는 푸른 이끼 길게 끼었구나.
鳥寒相並宿(조한상병숙) : 새들도 추워 몸을 맞대고 잠들고
鴈濕遠飛來(안습원비래) : 몸 젖은 기러기 멀리서 날아온다.
寂寞悲吾道(적막비오도) : 적막하니 우리 도가 슬프니
惟應泥酒杯(유응니주배) : 오직 마땅히 술에 빠져 지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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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夜 (추야) - 가을 밤
以我山野人(이아산야인) : 나는 본래 산과 들의 사람으로
未償丘壑心(미상구학심) : 골짜기에 살 마음 보상 못했단다.
營營塵土間(영영진토간) : 속세에서만 헤매었으니
倦矣不能任(권의불능임) : 지쳤도다, 견디지 못하겠노라.
嚮晦方就休(향회방취휴) : 저물녘에야 휴식에 들어
宴坐到夜深(연좌도야심) : 편안히 앉아 밤이 깊었단다.
忽有淸商聲(홀유청상성) : 갑자기 청상의 소리 들리어
廻薄牕北林(회박창북림) : 창 북쪽 숲속으로 몰아친다.
初疑笙鶴來(초의생학래) : 처음에는 생학이 왔나 의심되고
又訝虬龍吟(우아규룡음) : 또 교룡이 우는 것도 같았단다.
起視意無有(기시의무유) : 일어나 보니 아무것도 없는 듯
灝氣襲衣衿(호기습의금) : 해맑은 기운만이 옷섶에 스며든다.
少焉山月上(소언산월상) : 조금 후, 산에 달 솟아오르니
庭柯布疎陰(정가포소음) : 정원의 수목들 성긴 그늘진다.
恍然沈痾痊(황연침아전) : 황홀하게도 해묵은 병이 물러가고
冲澹生胸襟(충담생흉금) : 평안함과 담박함이 가슴속에 인다.
因之懷舊山(인지회구산) : 옛 동산이 그리워져서
彈我牀上琴(탄아상상금) : 평상 위 거문고로 나를 노래한다.
秋風吹南去(추풍취남거) : 가을바람 불어 남쪽으로 가니
託此寄遺音(탁차기유음) : 바람을 의탁하여 남길 소래 부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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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夜(추야) - 가을 밤
今日非昨日(금일비작일) : 오늘은 어제가 아닌데
明朝復何時(명조부하시) : 내일 아침은 다시 어떠한 때일까.
陰陽無停機(음양무정기) : 음과 양이 멈출 기틀이 없어
四時相推移(사시상추이) : 사시는 서로 밀고 옮기어간다.
百年能幾何(백년능기하) : 백 년이란 얼마나 되나
徒令我心悲(도령아심비) : 속절없이 내 마음만 서럽게 한다.
哀哉名利人(애재명리인) : 슬프다 저 명리를 따르는 사람
至老猶未知(지로유미지) : 노경에 이르러도 여전히 모르는구나.
貴者自驕固(귀자자교고) : 신분 높은 이는 교만하고 고루하며
卑者多詭隨(비자다궤수) : 비천한 무리들은 벌처럼 붙어 다닌다.
榮華逐電光(영화축전광) : 영화란 번갯불을 좇는 것이니
身後有餘譏(신후유여기) : 죽은 뒤엔 원망만 남게 된단다.
彼美君子士(피미군자사) : 저 아름다운 군자와 선비를 보라
中心無磷緇(중심무린치) : 속마음은 닳거나 검어지지 않는단다.
高高雲月情(고고운월정) : 높고 높다 구름 속달의 마음이여
皎皎氷雪姿(교교빙설자) : 희고도 흰 빙설 같은 자태로구나.
庶將垂不朽(서장수불후) : 모쪼록 썩지 않는 사업 남기어
千載以爲期(천재이위기) : 천추에 약속을 하였으면 좋겠구나.
感此發長謠(감차발장요) : 여기에 느껴서 긴 노래를 부르니
秋風颯凄其(추풍삽처기) : 가을바람 으스스 불어 처량하구나.
* 자료 출처: 카페 -'한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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