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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 이도행

Bawoo 2014. 10. 20. 22:08

입동(立冬)


                                            이도행


마른 가지 볼 비비는 나목(裸木)의

슬픈 대화(對話)


이름 모를 철새 줄지어 떠나가면

더는 견딜 수 없어

스스로 옷을 벗는

산(山)


산문(山門)에 기대어 손짓하면

은밀(隱密)한 미소(微笑)로

아득해지는 긴 그림자

하나‧‧‧


고단한 삶

그 억겁의 갈피마다 위로(慰勞)가 되던

눈물뿐인 꽃이거나

먼 곳으로 돌아 흐르는 뭉게구름


아아, 오늘은 겨울의

최초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