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노동, 소유와 분배에 관한 불편한 진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의 저자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지식인 휴버번의 대표작 『휴버먼의 자본론』. 자본주의의 맹주인 1950년대 전후 미국을 대상으로 삼아 소유, 분배, 노동, 독점, 이윤, 국가, 계급, 정의, 자유, 권력 등 시대를 관통하는 중심 현안들을 하나하나 규명해간 책이다.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정치인과 학자들이 자본주의의 부조리한 현실을 어떻떻게 얼버무리고 있는지 비판하고, 자본주의의 정확한 개념 이해를 통해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사회주의를 자본주의를 비판하기 위한 이념적 산물로서가 아닌, ‘복지’와 ‘사회보장’ 측면에서 접근한다. 노동자, 농민, 여성, 유색 인종 등의 계층부터 예술가, 과학자 등 전문직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사회주의가 그들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출처:다음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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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전 쓴 자본주의 비판서…이 시대가 읽어야 할 ‘금서’
ㆍ자본의 속성 적확히 진단…대안은 아직 유효한가
당신이 믿는 미 자본주의는 환상이다
▲휴버먼의 자본론…리오 휴버먼 | 어바웃어북, 김영배 옮김
미국의 진보 잡지 ‘먼슬리 리뷰’를 창간한 사회주의자 리오 휴버먼(1903~68·사진)은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 제목을 ‘사회주의의 ABC’라고 지으려고 생각했다고 한다. 거창하고 어려운 담론이 아니라 쉬운 말과 사례로 풀어낸 ‘자본주의의 사회주의에 관한 입문서’란 뜻이었다.
책은 [The Truth about Socialism](사회주의에 관한 진실)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악마의 도구’로 여겨지던 사회주의의 참뜻을 알리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이다.
책은 첫장 ‘계급’으로 시작해 잉여가치-축적-독점-분배-공황-전쟁-국가-효율-합리성-몽상가(오언, 푸리에 등)-두 사람(마르크스와 엥겔스)-계획-자유-권력을 거쳐 ‘인간’을 다룬 마지막 장으로 이어진다. 제목 흐름만 봐도 책의 구성과 내용, 지향을 짐작할 수 있다.
책의 큰 줄기는 자본주의 비판이다. 노동자에게는 악순환일 수밖에 없는 자본가의 생산수단 소유와 더 많은 이윤 추구, 더 많은 자본축적의 과정을 여러 문헌과 증언으로 분석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해인 1929년 일반 대중은 매우 가난했다. 브루킹스 연구소가 그해 펴낸 <미국의 소비역량> 중 ‘1929년 미국의 소득분포’ 표를 보면, 미국 전체 가구의 42%인 1200만 가구가 국민소득의 13%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의 0.1%인 상위 3만6000가구의 소득도 13%였다.
휴버먼은 기계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노동자의 참상을 전하면서 “노동자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가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자본가에게 노동자는 비용을 구성하는 한 항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60년 전 분석이지만, 쌍용자동차, 삼성반도체, 4대강 사업장에서 수십명이 죽어 나가도 개의치 않는 한국 자본·권력과 노동 상황에 대입해 읽어도 좋을 정도로 자본의 속성을 적확히 진단하고 있다.
책의 또 다른 큰 줄기는 대안으로서의 사회주의다. 휴버먼은 로버트 오언 등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혹한 환경에 저항했던 이상적 사회주의자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그가 이론의 기초로 삼는 것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과학적 사회주의’다. 자본과 노동의 ‘조화’는 있을 수 없고, 두 계급 간 갈등이 필연적이라고 본 휴버먼은 “특혜와 권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 자본계급의 주된 관심사다. 반면 노동계급의 관심사는 비하와 수모에 저항하고, 자신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개선하는 일”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한다.
휴버먼은 “사회주의는 각자 능력에 따라 일하고, ‘일한 만큼’ 받는 것이고, 공산주의는 각자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한 만큼’ 받는다”고 둘을 구분하면서 공산주의적 분배 원리는 궁극적인 목표로, 사회주의적 분배 원리는 즉각 시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것으로 봤다.
공산주의 전 단계로 토지·원료·공장·기계 같은 생산수단을 우선 공적 재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버먼은 책의 여러 곳에서 자유와 수정헌법 같은 미국의 가치를 역설하는데, ‘노동 계급의 생산수단 소유’ 주장도 미국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증기기관이 가난한 이들을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파괴하는 존재로 비쳐진다면, 그들로서는 그것을 장악해 자신의 소유로 만드는 것 외에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혁명적 제안이 담긴 토머스 스키드모어의 <재산에 관한 인간의 제 권리>는 마르크스가 11살 때 나온 것이다.
휴버먼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이윤 동기가 음울한 종말을 맞을 운명이라고 진단하고, 사회주의 시스템의 목도를 예견했다.
책을 읽다 보면 기회의 땅, 풍요로운 생활 수준, 민주주의 원리, 자유경쟁적 기업, 자유와 평등 같은 “당신들이 믿고 있는”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화와 달콤한 환상은 현실을 바로 보도록 눈뜨게 해주는 풍부한 논픽션 속에서 명쾌하게 무너진다.
때로는 미 의회 보고서와 대통령 연두교서를, 때로는 어느 시인의 시구를, 때로는 의회의 증언대에 선 노동자의 발언을 통해 불평등과 독점이 판치는 현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풍경이 생동감있고 흥미로운 필치로 드러난다.
오직 이윤을 위해 생산하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미국에 만연한 궁핍과 공황 그리고 전쟁은 자본주의가 피할 수 없는 본질임을 역설하며 여전히 그리 달라지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어떤 대통령이 통치권을 장악하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 사상가도 아니다. 우리는 부자들이다. 우리는 미국을 소유하고 있다. (…)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미국을 끝까지 장악할 생각이다.” 미국 은행가 프레더릭 타운센드 마틴이 한 말이다.
책 출간 이후 60년 동안 벌어진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신자유주의의 지배를 감안하면, 그의 예견은 성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백년 전 ‘왕권신수설’이란 개념에 대한 도전이 당시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그의 예견은 진행형일지도 모른다. 전 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폐해와 파탄이 목도되고 운위되고 있는 ‘지금’의 자본주의 모습이 그 진행형을 증거하는 것일 수 있다. .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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