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진행자 김경란 아나운서 말에 따르면 전문 낭독은 아니라고 한다. 사람들에 대한 부분은 빠졌다는 말. 아무튼, 이렇게 글을 쓸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들었다. 책을 구입해 전문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단순하고 간결한 동화적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픈 사랑을 깊고 투명한 시인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동화같은 소설인 <연어>는 자연과 인간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장엄함을 보여준다.
맑고 깨끗한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투명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소설 같은 동화, 동화 같은 소설.
시인이 쓰는 어른을 위한 동화
다섯 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고 최근 제1회 시와시학상 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재능과 명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고 있는 중견시인 안도현이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출간하였다. 모천(母川)으로 거슬러올라가 알을 부화하고 죽는 연어들의 생애를 그린 우화소설 [연어]가 그것. [연어]는 문학동네가 삶의 소중한 의미가 담긴 이야기들을 순수한 서정과 동화의 세계에서 길어올려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 중 둘째권이다. 본문 그림은 화가 엄택수씨가 그렸다.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 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 [연어]는 숨 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감동적으로 녹아 있어 그윽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소설 같은 동화, 동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동화이면서 동화 같은 소설인 [연어]는, 은빛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장엄한 여행길에서 삶의 본 질과 존재의 아픔을 묻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모천으로 거슬러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꿈을 찾아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됨으로써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된 다는 은빛연어의 깨달음은 삶의 겸허한 풍경을 이룬다.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
수많은 연어떼의 모천으로의 이동은 인간과 자연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장엄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장엄함 안에서 은빛연 어와 눈맑은연어의 사랑이 아프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로 울린다.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연어들만이 사랑에 빠질 수 있고, 너의 가슴속에 맺히고 싶다는 사무침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고 싶음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마음의 눈. 은빛연어의 사랑은 현실의 질곡 앞에서 잊었거나 잃어버린 우리들의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을 되찾도록 해준다.
프랑스엔 [어린 왕자], 우리 땅엔 [연어]
시인 안도현의 시적 상상력이 새로운 형식으로 발휘되어 더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 [연어]에 대해 시인 김용택은 다음과 같은 상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은빛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아름답고 슬픈 꿈이 곧 우리들의 꿈이 되어 가슴을 파고드는 것을, 나는 느낀다. 프랑스에 는 [어린 왕자]가 있고, 이제 우리 땅 엔 잘 어울리는 안도현의 감동적인 [연어]가 있어, 이 땅을 다시금 소중히 보 듬 어 안게 만든다. 참 기쁘다.
- 저서(총 68권)
-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전북 이리중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첫 번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출간하였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지 5년만에 복직되었으며, 1996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4년 이후에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1981년「낙동강」으로 등단한 후, 가혹한 시대의 현실과 민중적 정서를 그린 초기시부터 낭만적 정서와 유려한 시의 질감을 보여준 안도현 시인은『그리운 여우』이후, 소담스러운 언어 미학과 삶의 소박한 풍경들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선보여 왔다. 언제나 작은 것에 대한 각별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던 안도현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라는 시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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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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