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어지미(沈魚之美)-서시완사(西施浣紗)
※ 낙안지미(落雁之美)-소군출새(昭君出塞)
※ 폐월지미(閉月之美)-초선배월(貂蟬拜月)
※ 수화지미(羞花之美)-귀비취주(貴妃醉酒). 이상은 청대(淸代) 화가 진호(陳豪)의 고대 중국 사대미인도(四大美人圖)
- 예나 지금이나 미인(美人)은 사내들의 영원한 화두(話頭)다. 동양과 서양이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은 어떤 유형을 미인으로 생각했을까. 그 기준을 들어봤다.
삼백(三白): 살결·이(齒)·손은 희어야 하고
삼흑(三黑): 눈동자와 눈썹, 머리(髮)는 검어야 한다.
삼홍(三紅): 입술과 손톱·뺨은 붉고
삼장(三長): 키와 머리(髮), 손가락은 길어야 하며
삼광(三廣): 가슴과 이마와 미간은 넓어야 한다.
삼협(三狹): 입·허리·발꿈치는 좁아야 하며
삼비(三肥): 팔과 허벅지와 젖가슴은 통통해야 한다.
삼세(三細): 손가락과 머리카락·입술은 가늘어야 하며
삼소(三小): 머리와 코와 턱은 작아야 한다.
그러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미(美)의 기준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다만 삼비(三肥) 가운데 팔과 허벅지가 오동통해야 한다는데 대해 요즘 여성들은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머릿결은 흑발(黑髮)이어야 한다는 기준도 현대적 감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거리에 나가보면 갈색·노란색·흰색 등 형형색색이다.
심지어 먼지털개에다 빨래줄까지 횡행하고 있지 않은가. 긴 생머리여야 한다는 요구도 촌티와 쉰세대 고백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세 가지 가늘어야 한다하는 삼세(三細) 가운데 입술은 요즘 기준에 확실히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텔레비전을 보면 여자 탤런트 가운데 입술을 수술해 아프리카 토인처럼 두툼하게 하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니까. 섹시하게 보이려고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유행치고는 별스럽다.
우리 조상들은 위와 같은 미인의 조건들을 제시해놓고도 정작 며느리를 보거나 아내를 고를 때는 척도가 좀 달랐다고 한다.
이를테면 엉덩이와 유방은 크고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글며, 허리가 굵고 펑퍼짐한 여인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비디오형(型) 미인과 실용형 미인이 따로 있었나보다.
※ 현대 중국화가 왕미방(王美芳)의 <沈魚落雁>
※ 청대(淸代) 화가 개기(改琦)의 <閉月羞花>
※ 청대(淸代) 화가 고락(顧洛)의 <閉月羞花 沈魚落雁> 사병(四屛)
- 사대미인이 있다면 사대추녀(四大丑女)도 있을 법하다. 모모(嫫母)·종리춘(鐘離春)·맹광(孟光)·완씨녀(阮氏女)가 그들이다.
嫫母는 고대 전설상의 제왕인 황제(黃帝)의 넷째 부인이다. 현명하고 슬기로운 여인이었지만 생김은 그와 딴판이었다고 한다.
鐘離春은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선왕(宣王)의 비(妃). 외모가 지질이도 못나서 나이 마흔이 되도록 시집을 가지 못했다. 제 발로 선왕을 찾아와 부인이 되기를 자청하므로 주변 신하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여인이다.
그러나 선왕 앞에서 齊나라가 처한 위기를 지적하고 그 대책까지 내놓아 왕을 감동시켰고, 끝내 왕비가 되었다. 만만찮은 여장부다.
孟光은 동한(東漢)시대 학자인 양홍(梁鴻)의 아내이자 `거안제미`(擧案齊眉)의 고사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이기도 하다.
덩치가 유달리 크고 힘이 장사여서 돌절구를 들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얼굴까지 거무스름해 못생긴 여자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러나 남편을 공경하고 집안 살림을 잘 하여 후대에 지어미의 모범이 되었다.
阮氏女는 조위(曹魏) 때 중령군(中領軍) 허윤(許允)의 아내. 허윤이 완덕위(阮德慰)의 딸에게 장가들었는데 첫날밤 신부의 용모를 보고 기겁하여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왔다고 한다.
신랑이 신방을 찾을 때쯤이면 주변으로부터 제법 여러 잔을 받아 마신 뒤라 웬만큼 안목이 열려있을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갈 정도라면 신부가 얼마나 추녀였는지 짐작할만하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내들 사이에 떠돌던 우스갯소리 가운데 "여자가 예뻐 보일 때?"라는 난센스 퀴즈가 있었다.
답은 세 가지다. "군대생활 할 때," "술 먹었을 때" 그리고 "군에서 술 먹었을 때." 눈치 빠른 선수들은 금방 다른 버전의 패러디라는 걸 알아차렸으리라.
그러나저러나 역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겐 술이 문제는 문제다. 온갖 시답잖은 추문의 뒤 끝에는 어김없이 술이 `원흉`으로 등장하니 말이다.
애먼 술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니, 악역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흑기사에 가깝다. 그래서 술은 요술쟁이이기도 하다.
다만, 요술쟁이의 `내공`을 잘 살필 일이다. 과신했다간 발등을 찍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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