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추억
내 네다섯 살 어릴 적 산골 고향 살던 시절
할아버지 내가 울면
큰 칼 찬 왜놈 순사 온다고 그러시면서
그만 뚝 그치라고 그러셨다
난 할아버지의 그 말이 무서워
울던 울음 뚝 그쳤다
단 한 번도 못 본 왜놈 순사가 무서워서
할아버지,
일본놈들 패망해 자기 나라로 쫒겨간 뒤
10여 년이 지난 시절이었는데도
왜놈 순사는 아직도 할아버지에겐
손자 울음을 그치게 하는
약이 된다고 생각하셨나보다.
왜놈들의 수탈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래서 동네에 나타나는 순사가 얼마나 무섭고 증오스러웠으면
그 왜놈들 구경도 못 해보고 태어난 어린 손자
울음을 그치게 하는 약으로 쓰셨을까?
얼마나 무섭고 증오스러우셨으면...
2019. 1. 27.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 50년 여가 되어가는 내 나이 70이 된 1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