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漢詩) 마당 ♣/- 우리 漢詩

* 국화꽃을 노래한 우리 옛 시들 *

Bawoo 2014. 2. 6. 17:34

* 이규보의 국화를 읊다(詠菊)*

 

서리를 견디는 자태 외려 봄꽃보다 나은데(耐霜猶足勝春紅-내상유족승춘홍)

삼추를 지나고도 떨기에서 떠날 둘 모르네(閱過三秋不去叢-열과삼추불거총)

꽃 중에서 오직 너만이 굳은 절개 지키니(獨爾花中剛把節-독이화중강파절)

함부로 꺽어서 술자리에 보내지 마오(未宜輕折向筵中-미의경절향연중)

 

<뜻:한사람의 문인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규보의 자의식이 투영되어 있는시-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으려는 절조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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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휴정)의 '소나무와 국화를 심다(栽松菊)*

 

지난 해 처음 앞뜰에 국화를 심고(去年初種庭前菊-거년초종정전국)

올해는 또 난간 밖에 소나무를 심었네(今年又栽襤外松-금년우재남외송)

사람들에게 색즉시공을 알게 함이라네(要使人知色是空-요사인지색시공)

 

<뜻:불교의 색즉시공의 진리를 들어 '허상에 집착하지 말라'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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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 이색의 대국유감(對菊有感)*

 

인정이 어찌하여 무정한 물건과 같은지(人情那似物無情-인정나사물무정)

요즘엔 닥치는 일마다 불평이 늘어간다(觸境年來漸不平-촉경년래점불평)

우연히 동쪽을 바라보니 부끄럽기만 하네(偶向東籬羞滿面-우향동리수만면)

진짜 국화가 가짜 연명을 마주하고 있으니(眞黃花對僞淵明-진황화대위연명)

 

<고려말 폐위되어 강화에 유배되어 있던 우왕을 몰래 가서 만났을 때 지은 시라고 함-절개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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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은 정몽주의 국화탄(嘆)*

 

사람은 함께 말할 수 있으나(人雖可與語-인수가여어)

미친 그 마음나는 미워하고(吾惡基心狂-오오기심광)

꽃은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花雖不解語-화수불해어)

꽃다운 그 마음 나는 사랑한다(我愛其心芳-아애기심방)

평소에 술을 마시지않지만(平生不飮酒-평생불음주)

너를 위해 한잔 술을 들고(爲汝擧一觴-위여거일상)

평소에 웃지 않지만(平生不啓齒-평생불계치)

너를 위해 한바탕 웃어 보리라(爲汝笑一場-위여소일장)

마침 10월로 바뀌는 즈음이라(正當十月交-정당시월교)

날씨가 점점 추워지건만(風日滿寒凉-풍일만한량)

찬란하게 옛모습 드러내고(粲粲發舊態-찬찬발구태)

유유히 맑은 향기 지니고 있네(悠悠抱淸香-유유포청향)

 

-포은선생 25세때 지은 시라고 합니다.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세태를 한탄하는 뜻과 훗날 사직과 함께 한 지조를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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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순의 '함종 가는 길(咸從道中)

 

돌길 천굽이 시냇가에 따라 나 있는데(등道千回幷磵斜-등도천회병간사)

말발굽 대담하게 위태로운 길 밟고 가네(馬蹄磊落踏崩沙-마제뢰락로붕사)

벼랑 틈서리 자줏빛 국화 아무도 상관 않지만(涯縫紫菊無人管-애봉자국무인관)

저 홀로 찬 하늘 향해 정성 다해 피어있네(自向寒天盡意花-자향한천진의화)

 

-김매순이란 분은 역사에 잘 알려진 분이 아닌데 책에는 인물 소개가 안되어 있어 검색해보니 다행이 나오는군요.영조52년(1776년)부터 헌종6년(1840년)까지 산 인물로 정조19년(1795년)에 문과에 급제했고 벼슬은 예조참판,강화부 유수를 지냈다고 합니다.

시의 뜻은 '자신이 바란 군자의 모습을 본 것'이라고 합니다.

첫련 '등'자는 옮겨올 수 있는 곳에서는 찿지를 못했는데 좌변에 石+登자의 합자입니다. 두번째 련 세번째 한자는 '돌무더기 뢰'자입니다.다섯번째 '답'자는 원문에는 다른 글자인데 옮길 방법을 몰라 고민 했는데 다행이 같은 뜻이라고 합니다.원 글자는 좌변에 발足, 우변 위에 合,밑에 羽의 합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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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맹의 우국재부(友菊齋賦)

 

문득 사계절이 순식간에 바뀌니(奄四時兮숙忽-엄사시혜숙홀)

여러 꽃이 쇠하여 시들어가네(念群芳兮衰歇-염군방혜쇠헐)

국화는 맨 뒤에 비로서 피어나니(殿百花兮始發-전백화혜시발)

맑고 차가운 공기가 뼈에 스미네(香淸冷兮逼骨-향청냉혜핍골)

만장의 홍진이 눈을 가리고(塵萬丈兮미目-진만장혜미목)

된서리가 머리칼에 날아들어도(颯乾霜兮入髮-삽건상혜입발)

너는 끝내 향기를 그대로 지녀(保芳馨兮無闕-보방형혜무궐)

밝은 달에게 그윽한 정 붙이네(寄幽情於明月-기유정어명월)

 

1련의 '숙'자는 갑자기 숙'자입니다.-條자의 나무 목을 빼고 火자가 들어간 글자입니다.

5련의 '미'자는 눈 잘못 뜰 '미'자입니다.-目+米의 합자입니다.

6련의 첫째자는 바람소리 '삽'자입니다.

 

내용은 군자의 자화상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은이는 세종6년(1424년)부터 성종 14년(1483년)까지 살았으며 세종29년(1447년) 18세에 별시 문과에 장원으로 벼슬길에 나아가 세조 치하에 병조판서가지 역임했다고 합니다.골계집'촌담해이'가 전해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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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정의 자국괴석(紫菊怪石)18세기.종이에 수묵담채 23.9x17.간송미술관

       

*출처:'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란 책중  '김종태'님의 '삶의 품격을 생각하게 하는 꽃,국화'라는 제목의 글 중에서 발췌-시에 대한 해석도 김종태님이 한 것이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