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내 작은 비애 - 박라연

Bawoo 2014. 7. 8. 22:48

내 작은 비애 

                                         

                                                        - 박라연
슬픔이여!

 

소나무는 굵은 몸통으로

오래 살면 살수록 빛나는 목재가 되고

오이나 호박은 새콤달콤

제 몸이 완성될 때까지만 살며

백합은 제 입김과 제 눈매가

누군가의 어둠을 밀어낼 때까지만 산다는 것

그것을 알고부터 나는

하필 사람으로 태어나

생각이 몸을 지배할 때까지만 살지 못하고

몸이 생각을 버릴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단명한 친구는

아침 이슬이라도 되는데 (…)

 

 
박라연(1951~ ) 시인
데뷔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 출처: 시-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프로필- 다음 검색>

'♣ 문학(文學) 마당 ♣ > - 우리 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걱정 - 기형도  (0) 2014.07.10
달 - 김윤현  (0) 2014.07.09
‘춘자네 다방’ - 강애나  (0) 2014.07.07
허물어버린 집 -문충성  (0) 2014.07.07
빈 집 - 강민숙  (0) 201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