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夜(추야)
강익(姜翼)
碧落秋晴響遠江(벽락추청향원강) : 맑게 갠 가을하늘, 멀리 강물소리
柴扉撑掩息村狵(시비탱엄식촌방) : 사립문 닫혀있고, 시골 삽살개 쉬는구나.
竹風不動小園靜(죽풍불동소원정) : 대 숲엔 바람 불지 않고, 동산은 고요한데
明月在天人倚窓(명월재천인의창) : 하늘엔 밝은 달, 사람은 창에 기대어 있다.
- 『개암집(介庵集)』
- 『국조인물고(國朝人物考)』
- 『동계집(桐溪集)』
- 『명종실록(明宗實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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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山(추산)
김숭겸(金崇謙)
秋山樵路轉(추산초로전) : 가을 산 숲속 길 구비돌아
去去唯淸風(거거유청풍) : 가도 가도 맑은 바람 뿐이네.
夕鳥空林下(석조공림하) : 저녁 새 빈 숲으로 날아들자
紅葉落兩三(홍엽락양삼) : 붉게 물든 잎 두셋 떨어지네.
본관은 안동. 자는 군산(君山), 호는 관복암(觀復庵). 할아버지는 영의정을 지낸 수항(壽恒)이고, 아버지는 대사성을 지낸 창협(昌協)이며, 어머니는 연안이씨이다. 1689년(숙종 15)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수항이 죽고 집안이 당화(黨禍)에 휘말리자,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영평(永平)의 백운산(白雲山)과 봉은암(奉恩庵) 등에서 학문에 몰두했다. 19세로 요절하기까지 주로 세상을 비판하는 시 3백여 수를 지었다. 시격(詩格)이 호방하고 서법이 뛰어났다. 저서로 〈관복암시고 觀復庵詩稿〉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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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日田園(추일전원) - 시골의 가을날
이서구(李書九)
柴門新拓數弓荒(시문신척수궁황) : 사립문에 자그마한 묵정밭 일궜더니
眞是終南舊草堂(진시종남구초당) : 그 모습이 종남산의 옛 초당일세
藜杖閒聽田水響(여장한청전수향) : 지팡이 짚고 서서 물소리 듣고
筍輿時過稻花香(순여시과도화향) : 가마 타고 지나가다 벼꽃 향기 맡네
魚梁夜火歸寒雨(어량야화귀한우) : 고기 잡던 횃불들 찬비 속에 돌아오고
蟹窟秋煙拾早霜(해굴추연습조상) : 가을안개 게 굴 위에 이른 서리로 서리네
始信鄕園風味好(시신향원풍미호) : 이제야 시골살이 참맛 알게 되었으니
百年吾欲老耕桑(백년오욕노경상) : 남은 날 이곳에서 농사짓다 늙으려오.
시에 능해 이덕무·유득공·박제가와 함께 4가시인(四家詩人)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본관은 전주. 자는 낙서(洛瑞), 호는 척재(惕齋)·강산(薑山)·소완정(素玩亭)·석모산인(席帽山人). 아버지는 덕흥 대원군의 후손으로 영의정을 증직받은 원(遠)이며, 어머니는 평산신씨이다. 1774년(영조 50) 정시문과에 급제한 뒤 사관을 거쳐 지평·초계문신에 선발되었고, 1786년 홍문관에 들어갔다. 모역사건과 천주교도를 옹호한다는 죄로 한때 유배되었으나, 다시 등용되어 대사성·대사간·이조판서·호조판서·대사헌·우의정을 지냈고, 1825년 판중추부사로 재직하다가 죽었다. 16세 때부터 박지원의 문하에 들어가 학문과 문장을 배웠는데, 사가시인인 이덕무·유득공·박제가 등도 박지원을 따르며 배웠다. 이서구는 사가시인 가운데 유일한 적출이었고 벼슬도 순탄했다. 박지원의 고문관(古文觀)을 계승하여 한층 발전시켰는데, 과거의 고문만을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 당대의 문장을 중시하며 그 속에서 고의(古意)를 찾았다. 문장은 간단하고 쉬운 것을 귀하게 여기고 복잡한 것은 천하게 여겼다. 고문은 요약하여 기술했으나 매우 높은 경지에 이르렀고, 지금의 문은 번다하여 막혀 있다고 했다. 정조가 문제삼은 문체의 타락은 세도(世道)의 타락과 직결된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의(理義)와 사실(事實)을 통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시는 혁신적이거나 현실적이기보다는 대개 관조하는 자세로 주위의 사물을 관찰하며 고요함을 얻으려 한 것들이 많다. 문집으로는 〈강산집〉·〈강산초집〉·〈척재집〉이 있으며, 편서로는 〈여지고 輿地考〉·〈규장전운 奎章全韻〉·〈장릉사보 莊陵史補〉가 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 출처: 시- 카페 '한시 속으로'/ 프로필-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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