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가을 - 이성선

Bawoo 2014. 10. 27. 21:45

가을 편지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이성선 전 시인
생몰:1941년 1월 2일(강원 고성군) ~ 2001년 5월 4일 (향년 60세) | 뱀띠, 염소자리
데뷔:1970년'문화비평' 등단
학력: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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