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오탁번(1943∼) 굴비 ―오탁번(1943∼)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가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1.16
<동시> 고목나무 - 이문구 “부산한 고목나무, 앞집 할머니 같네” 소설가 이문구의 해맑은 동시 개구쟁이 산복이 이문구 지음 김영덕 그림, 창비 194쪽, 8000원 이 동시를 쓴 ‘이문구’가 소설가 ‘이문구’ 맞다. 이문구(1941~2003)의 소설이 문학사에 우뚝 남았듯 그의 동시 또한 온전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문구의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1.14
밈 - 박헌호 밈 - 박헌호(1962~ ) 구부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징이 박힌 구두를 신을 때 한 달 치의 수도요금이며 전기세며 주민세를 낼 때 해 저문 창가에 앉아서 주먹을 쳐다볼 때 이따금씩 국밥을 먹을 때, 그 국밥에 소금을 칠 때 구부리지 않으면 끊어진다는 걸 알지 못했다 시인의 설명에 의하면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1.07
오손도손 귓속말로―임진수(1926∼2001) 오손도손 귓속말로 ―임진수(1926∼2001) 나무 위의 새들이 보았습니다. 해질 무렵 공원은 어스름한데 할머니와 또한 그렇게 늙은 아저씨가 앉아 있었습니다. 나무 위의 새들이 들었습니다. 인생은 황혼 집은 없어도 흐르는 세월에 다정을 싣고 오손도손 그렇게 살아가자고 귓속말로 사랑..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1.06
낙동강 - 강현덕 가락의 동녘을 흐르는 큰어머니 같은 강, 낙동강은 그 어머니의 애가 묻어나는 강이다. 풀꽃과 새들을 낳고 기르는, 허리 긴 그 강 깊숙이 뱃길을 열고 어망을 던지며 사람들 또한 자연의 일부로 살아왔다. 그러나 구비 많은 강을 사수하느라 비바람 눈보라를 마다하지 않았을 강마을 사..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31
[중앙시조백일장] 10월 당선작 사진 크게보기 신화에서 나와 다시 신화 속으로 할머니 삶 빗대 조곤조곤 일러줘 이달의 심사평 가을이 깊어간다. 그래서일까 이달엔 자신과 가족, 이웃을 돌아보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소재들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에 내밀한 관심과 깊은 성찰이 없으면 시적 완성도를 얻기는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31
천년의 바람 - 박재삼 천년의 바람 ―박재삼(1933∼1997)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31
양성우梁性佑 시인 시 몇 편 <양구 두타연 계곡 조각공원 안에 있는 시비> -------------------------------------------------------- 혼자 떠나는 새 나는 간다 그리워 마라 산과 바다 저 푸른 강물 다 두고 가마 눈 비 바람 슬픔 없는 다시 못 돌아오는 곳으로 나는 간다 꽃 지거든 나를 잊으라 굽은 나무 어우러진 수풀 가슴 저..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25
<동시> 보리피리 검색뉴스검색 검색 기록삭제 | 검색어 저장 끄기 동시집 『잠자리 시집보내기』 돌아갈 내 고향 사라졌는데 어릴 적 추억은 여전하구나 류선열(1952-1989)의 유고시집 『샛강아이』(푸른책들, 2002)를 간추리고, 발굴 작품을 추가한 동시집 『잠자리 시집보내기』가 새로 나왔다. 37세라는 젊..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17
어느 소나무의 말씀 - 정호승(1950~ ) 어느 소나무의 말씀 - 정호승(1950~ ) 밥그릇을 먹지 말고 밥을 먹거라 돈은 평생 낙엽처럼 보거라 늘 들고 다니는 결코 내려놓지 않는 잣대는 내려놓고 가슴속에 한가지 그리움을 품어라 마음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도 굽어보신다 봄이 오면 눈 녹은 물에 눈을 씻고 쑥과 쑥부쟁이라도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