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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洞庭 - 孟浩然

Bawoo 2017. 7. 27. 21:37



臨洞庭 -동정호에서 

                                                                               - 孟浩然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 : 팔월의 호수 잔잔하고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 하늘과 맞닿아 있어 구분이 어렵구나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 : 물기운 운몽택을 뒤덮어 서려있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 : 파도는 악양성을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 : 호수를 건너고 싶으나 배도 노도 없고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 하는 일 없이 살자니 성군의 은혜에 부끄럽다

坐看垂釣者(좌간수조자) : 앉아서 낚시질하는 사람 바라보며

徒有羨魚情(도유선어정) : 부질없이 고기 잡을 생각이나 한다.





[通釋] 물이 불어난 8월의 동정호는 호수의 언덕까지 물이 차올라 푸른 하늘과 서로 맞닿은 채 한 빛으로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다. 동정호 주변에는 수증기가 자욱이 피어오르고 호수의 물결이 출렁이며 악양성(岳陽城)을 흔든다. 이 물을 건너가고 싶지만 배와 노가 없어 가지 못하듯이 세상에 나가 뜻을 펼치고 싶지만 그럴 만한 벼슬자리가 내겐 없는데, 생각해보면 평소에 이루어놓은 것도 없으니 태평성대의 어진 임금을 대하기가 부끄러울 뿐이다. 이에 가만히 앉아 낚시하는 사람이 고기를 낚는 것을 보니, 이미 벼슬을 하고 있는 장승상 그대가 떠오른다. 나도 벼슬을 할 수만 있다면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저 낚시꾼처럼, 환로(宦路)에 있는 장승상처럼 뭔가 공훈(功勳)을 세울 수 있을 텐데, 아무도 나를 천거해주는 이가 없어 저 낚시꾼들이 잡은 물고기를 부질없이 부러워하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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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題] 이 시는 작자가 장안(長安)에서 양양(襄陽)으로 돌아간 후 다시 남쪽으로 동정호를 유람할 때 쓴 작품이다. 표면상으로는 동정호의 장활(壯闊)한 풍경을 묘사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장승상(張丞相)의 추천을 받아 벼슬길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반부 4구는 눈앞에 펼쳐진 드넓은 동정호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 필력(筆力)이 웅건(雄建)하고 사경(寫景)이 장활(壯闊)하여 시 전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3·4구는 기상(氣象)이 웅혼(雄渾)하여 경심동백(驚心動魄)한다는 평을 받는다. 후반부 4구는 경()을 통하여 정()을 서술하였는데 득의(得意)하지 못한 처지에서 느끼는 고민과 슬픔이 은유적으로 표현되었다. 상대방에게 벼슬을 구하는 의도를 가지고 쓴 시이지만 비굴하거나 오만하지 않고 자신의 기개(氣槪)를 펼쳐 보였으니, 이는 맹호연의 인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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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1> 望洞庭湖贈張丞相(망동정호증장승상) : 장승상(張丞相)은 장구령(張九齡)을 가리킨다. 新唐書(신당서)≫ 〈宰相表(재상표)개원(開元) 21(733) 복상(服喪) 중인 장구령을 기용하여 중서시랑(中書侍郞) 동중서문하평장사(同中書門下平章事)로 삼았다.”고 하였다. 이 시의 제목은 四部叢刊(사부총관)에는 臨洞庭(임동정)’으로 되어 있고, 全唐詩(전당시)에는 望洞庭湖贈張丞相(망동정호증장승상)’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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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2>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 맑고 파란 하늘과 호수가 서로 맞닿아 혼연일체가 되었다는 뜻이다. 태청(太淸)은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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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3> 雲夢澤(운몽택) : 옛날 초()나라의 못 이름이다. 운몽(雲夢)은 본래 두 개의 못으로 동정호의 북안(北岸)에 있는데, 지금의 호남(湖南)과 호북(湖北) 두 성()에 걸쳐 있다. 강북(江北)에 있는 것이 운택(雲澤)이고 강남(江南)에 있는 것이 몽택(夢澤)인데 합쳐서 운몽택이라 부른다. 면적은 약 8, 9백 리인데, 지금은 대부분 토사(土砂)가 침적(沈積)하여 육지가 되었다. 여기서 운몽택(雲夢澤)은 동정호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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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4> 岳陽城(악양성) : 지금의 호남성(湖南省) 악양시(岳陽市)인데 동정호의 동안(東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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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5>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 단거(端居)는 평상시에 거처함을 말한다. 성명(聖明)은 명철(明哲)한 임금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성명한 임금 밑에서 벼슬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무능한 탓이니 부끄럽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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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6>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 : 자신이 출사(出仕)를 희망하고 있음을 비유한 말로, 장구령이 자신을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淮南子(회남자)≫ 〈說林訓(설림훈)강물을 보며 고기를 부러워하느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臨河而羨魚 不如歸家織網]”고 한 것을 이 시에서 변용시킨 것이다. ‘垂釣者(수조자)’는 장구령처럼 이미 벼슬을 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시인 자신도 장구령처럼 벼슬을 하여 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이 구절에 담았다. ()’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해섷 자료 출처] 전통문화연구회 "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