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 나들이]노둣돌과 징검돌 “고추 팔아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 구상연 할아버지(98)는 헤어질 때 여섯 살, 세 살이던 두 딸에게 한 약속을 65년 만에 지켰다. 지난달 26일 이산가족 상봉에서다. 다른 사람들의 사연이라고 다를 게 없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에게 “누구냐”고 묻고, 스물한 살에 납북된 아들..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11.05
[말글 나들이] 명태(明太) 명태(明太)는 이름이 많다. 생태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 노가리 등등. 얼리지 않은 건 생태, 얼린 건 동태, 말린 것은 북어다. 내장을 뺀 명태를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게 코다리, 한겨울 처마 끝에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살이 연해지면서 누렇게 변한 게 황태다. 술꾼들이 속을 풀려 ..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10.30
[천둥과 우레] ‘천둥소리 요란한데 빗방울은 작다.’ 소리만 컸지 실상은 보잘것없다는 뜻으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과 비슷하다. 중국 언론이 10일의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비꼰 말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는 ‘..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10.22
[우리말 바루기] ‘이루어지다’는 팔방미인? “꿈은 이루어진다.” 한·일 월드컵 한국-독일의 4강전 때 펼쳐졌던 카드섹션 문구다. 우리의 가슴을 붉게 물들였던 이 말은 이후 유행처럼 번지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는 메시지가 돼 왔다. “꿈은 이루어진다”에서처럼 ‘이루어지다’는 뜻한 대로 되다(실현되다)는 의미..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10.21
[ 말글 나들이]마실 가다 ‘아랫동네에서 한 할아버지가 우리 동네로 마실을 나왔다.’ ‘마실 갔다 돌아오던 앞집 할머니는 코가 깨지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마도 사람이 그리워 마실을 갔을 것이다. 그러다가 할머니는 뭔가에 걸려 넘어지면서 변을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안됐다는 생각보다 슬며시 웃..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9.24
아리까리하다 ‘긴가민가하다, 아리까리하다, 아리송하다, 알쏭달쏭하다, 애매모호하다.’ 이것인지 저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고 헷갈릴 때 쓰는 표현이다. 의미 영역이 다를 뿐 쓰임새는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이 중 하나만 표준어가 아니다. 입길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아리까리하다’가 그것...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9.17
‘됫병 소주’의 추억 소주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1924년에 나온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소주=25도’가 공식처럼 굳어진 것은 70년대 이후다. 1.8L짜리 ‘댓병 소주’도 부어라 마셔라 하던 때였다. 소주의 도수 20도가 깨진 것도 벌써 9년 전. 순한 소주 전성시대를 넘어 올 들어선 소주 맛을 지키는 ..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9.08
닐리리와 늴리리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앞의 것은 응원가 등에서 많이 부르는 나화랑 작곡의 ‘닐리리 맘보’이고, 뒤는 ‘태평가’의 후렴구다. 둘 다 언제 들어도 어깨춤이 들썩일 만큼 신명 난다. 그런데 닐리리 맘보는 닐리리로, 태평가는 늴..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9.04
[동아일보 말글 나들이]하룻강아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멈추려 들다.’ 한자로는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고 한다.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비는 걸 일컫는 말이다. 중국 제나라 장공(莊公)이 겪은 일화인데 장자(莊子)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 나온다.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 나이 든 독자라면 사마귀가 긴 앞..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8.27
[우리말 바루기] “그밖에 없어”와 “그 밖에 없어” “그밖에 없어.” “그 밖에 없어.” 두 문장은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 띄어쓰기가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러나 의미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그밖에 없어”에서 ‘밖에’는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에는’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로 ‘그 사람 말고는 없다’는 의미가 된다. “.. ♣ 어학 관련 ♣/[우리말 바루기] 201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