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漢詩) 마당 ♣/- 우리 漢詩 544

율곡 이이 선생이 황해도 기생 유지에게 써준 시

1. 어린 몸 수줍은 듯 고개 숙여(弱質羞低首-약질수저수) 추파를 던져도 대답이 없네(秋波不肯回-추파불긍회) 마음은 부질없이 설레건만(空聞波濤曲-공문파도곡) 운우의 정은 풀지 못했소(未夢雲雨臺-미몽운우대) 너는 자라면 이름을 떨칠 것이나(爾長名應擅-이장명응천) 나는 이미 늙음..

율곡 이이 선생이 8세 때 지은 시

숲 속 정자엔 가을이 이미 깊어(林亭秋己晩-임정추기만) 시인의 회포를 다할 길 없구나(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강물은 멀리 하늘과 잇닿아 푸르고(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서리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어있네(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구나(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처량한 울음소리 구름 속에 끊기었소(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에 소재하는 정자 '화석정'안에 율곡 선생의 이 시가 걸려 있는데 우계 성혼의 손자인 성목이란 분이 92세때 현판 글씨를 썼다고 하여 '백세시'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지금은 박일규란 분이 쓴 글씨로 대체되어 있군요(책에는 현판 글씨가..

[정조 대 명재상 채제공의 젊은 시절 시

가을바람 부는 늙은 잣나무에 매는 새끼를 낳고 (秋風古柏鷹生子-추풍고백응생자) 눈 내리고 달 비치는 산에는 호랑이가 정기를 키운다. (雪月空山虎養精-설월공산호양정) 정조 시대 명재상 채제공(1720~1799)이 소년시절 절에서 과거시험 준비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부잣집 아이들이 가난뱅이라고 업신여겼다고 합니다. 이후 연말에 집으로 내려와 벗들과 시를 지을 때 지은 시라고 하는데 이 시의 뜻을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그런데 한 재상이 이 시를 보고는 '매는 가을에 새끼를 낳지않으니 용모가 너희들-부잣집 아이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다는 뜻이고 후련의 호랑이는 채제공 자신을 가리키는 내용이니 반드시 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출처:'한국 명문가의 문화 유적'이란 책 193쪽